‘혹한기’ 성적표 받아드는 삼성·LG…경쟁력 확보 화두는

이다원 2023. 1. 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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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일께 잠정 실적 발표…영업익 축소 예상
연간 ‘역대 최대’ 매출 올려도 수익성 둔화 몸살
올해도 침체기 이어질 듯…반도체 업황 예의주시
삼성 "반도체 중심 경쟁력"…LG "新먹거리 전장" 강화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본격적인 업황 둔화 접어든 전자 기업들의 4분기 잠정 성적표가 새해 첫 주 발표된다. 전 세계적인 수요 한파에 수익성 둔화까지 더해진 가운데 삼성·LG의 연간 실적이 침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겨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두 기업은 새해 중심 사업을 육성하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6일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말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삼성과 LG의 실적 둔화도 불가피하단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분기 매출액 73조5244억원, 영업이익 7조2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7%, 48% 하락한 수치다.

LG전자 역시 4분기 매출액 22조8205억원, 영업이익 4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5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5.45% 감소하며 업황 침체를 알렸다.

수요 줄고 재고 쌓여…빛 바랜 ‘최대 매출’

전자업계는 지난해 급격한 수요 위축으로 몸살을 앓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의 공급망 문제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가 소비심리 둔화로 이어졌다. 전자·가전제품을 살 사람이 줄어들자 재고도 급격히 쌓이기 시작했다. 스위스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 수준은 업계 평균 대비 40일치를 웃돌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누적된 재고에 출하량이 연쇄적으로 줄면서 수익성 또한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최고 매출을 찍어도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연간 컨센서스를 보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6조3279억원으로 전년(51조6339억원) 대비 10.28%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LG전자 역시 연간 영업이익 3조93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액이 80조원 중반대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반도체, 가전 등 전자 산업에 닥친 겨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잉 재고 상황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기가 최대 올해 말까지 지속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감소 추세는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소비심리 회복이 관건인 TV·가전제품의 경우 올해 경기 회복기까지는 침체가 불가피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교체 주기가 10년 이상 되는 가전(H&A) 제품의 경우 2020~2021년 보복 소비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3년 내에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며 “TV도 팬데믹 기간 동안 보복 소비의 중심이었고 지난해 4분기 월드컵 특수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올해에도 교체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울한 전망에도 ‘봄’ 맞이 분주한 삼성·LG

우울한 새해 전망에도 삼성·LG는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매진할 계획이다. 침체기에 주력 사업을 전격 육성하며 다가올 봄을 대비하는 행보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은 겨울을 지나고 있는 반도체다. 감산과 설비투자(CAPEX) 위축에 나선 경쟁 기업과 달리 삼성이 감산 없이 소비투자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겠단 의사를 밝힌 이유다. 또한 삼성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사업 확장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자동차 전장(전기장치)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LG전자 VS(전장)사업본부는 연말께 처음으로 전장 사업 수주잔고가 8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올해도 수익을 점차 확대하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앞서 “전장 사업은 2023년에도 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 신규 프로젝트 본격 양산에 힘입어 높은 매출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전 부문에서는 사용자 편리성을 강화하기 위한 스마트홈 생태계가 주축이 된다. 오는 5~8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 참석해 각각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LG 씽큐(ThinQ) 등 스마트홈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시를 꾸밀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등 15개 가전 브랜드 연합체 ’HCA‘는 다양한 제조사의 앱으로 서로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연동하는 시연에 나선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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