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보다 돈 되네’…바이오에 꽂힌 식품업계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바이오 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인구 감소로 국내 식품시장이 쪼그라들 전망인 데다 시장 우위를 점하더라도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식품산업 특성 탓에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낙점하는 추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은 식물성 단백질 및 마이크로바이옴 등 바이오 소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내년부터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말 바이오 전문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주요사업 분야는 식품 원료, 의약품 개발·판매 등이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과 협력해 중국 등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신사업으로 ‘바이오 소재 B2B(기업 간 거래)’를 선언한 hy(옛 한국야쿠르트)는 2021년 5월 소재 B2B 전용 브랜드 ‘HyLabs’를 출범했다. 직접 개발한 개별인정형 프로바이오틱스를 2개 보유한 hy는 이 사업으로 누적 240억원의 매출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대상도 소재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의 한 축으로 육성 중이다. 바이오 소재 산업 확대를 중장기 비전으로 삼고 배양육 사업뿐 아니라 화이트 바이오, 아미노산, 라이신 등 바이오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친환경 생분해 신소재 사업을 위해 SKC·LX인터내셔널과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인데, 내년 2월 7일까지 주식 및 출자증권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바이오 산업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은 국내 식품 시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5~6% 수준에 그치는 영업이익률도 원부자재값 인상 탓에 깎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분위기는 ‘해외로 나가거나 신사업을 찾거나’로 요약된다”며 “바이오 소재 산업에 눈독 들이는 곳이 많은데, 독보적인 바이오 소재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시장 공급가를 형성해 높은 영업 이익률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바이오 산업에 뛰어든 업체 중 두각을 나타내는 곳도 있다. CJ제일제당이 대표적으로, 바이오 부문 이익이 식품 부문을 앞질렀다. 올 1~3분기 바이오 사업 영업이익은 5584억원으로 식품 부문(5467억원)을 웃돈다. 같은 기간 매출은 각각 3조7119억원, 8조2716억원으로 식품이 2배가 넘지만 바이오 사업 영업이익률(15%)이 식품(6.6%)보다 더 높은 영향이다. 사료용 아미노산 3종(라이신, 트립토판, 발린)과 식품조미소재(핵산), 고단백 사료원료(SPC) 등 5개 품목에서 글로벌 1위인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의 매출은 95%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신년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과 같은 신개념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세포배양식품은 그 특성에 맞게 관리기준과 안전평가방안을 제시해 새로운 시장 형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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