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학부모 46% “코로나19로 돌봄 비용 늘어···월 45만원 더 쓴다”
서울 초등학교 학부모의 절반 정도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자녀돌봄에 돈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 머무는 자녀를 직접 돌볼 수 없거나, 학습 격차 등을 우려해 사교육 등 외부의 도움을 활용하는 학부모가 더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서울연구원의 ‘위드 코로나 시대 학령기 아동 돌봄 실태와 지원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183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6.4%가 코로나19로 자녀 돌봄에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답했다. 추가 비용은 2021년 월평균 약 39만원에서 지난해 약 45만원으로 더 늘었다.
돌봄 공백과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방과 후 학교나 사교육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기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돌봄 공백’을 꼽은 학부모가 25.3%로 가장 많았다. ‘벌어진 교육·학습 격차 해소’에 대한 우려가 24.4%로 뒤를 이었다. 자녀 돌봄이 어려워졌을 때 새로운 사람과 기관을 구했다는 응답은 각각 35.2%, 10.8%로 합쳐서 절반에 가까웠다.
학부모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한 돌봄 지원은 ‘돌봄 비용‘(26.8%)이었다. 이어 긴급돌봄 서비스 제공(23.0%), 신체활동 프로그램 운영(13.0%), 재택근무 및 단축·유연근무제 활성화(12.9%), 가정 내 아동급식 배달(12.3%) 순이었다. 앞으로 감염병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등 공적 방과 후 돌봄서비스 기관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52.7%로 절반이 넘었다.
위드 코로나로 접어든 후에도 여전히 초등학생 10명 중 1명꼴로 돌봄 공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3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3.1%가 지난해 1학기에 돌봄 공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등교 수업이 진행되지 않은 평일 오전·낮에 ‘자녀 혼자 또는 미성년 자녀끼리 있었다’고 답했다. 2021년에는 17.4%가 같은 응답을 했다.
등교 수업이 없는 평일에 부모가 직접 자녀를 돌봤다는 응답은 지난해 32.7%로 2021년(36.0%)보다 감소했다. 6학년의 경우 돌봄을 받지 않고 자녀만 있는 비율이 33.9%로 ‘부모가 직접 돌본다’는 응답(32.1%)보다 많았다. 또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 비율(16.1%)이 홑벌이 가정(5.1%)의 약 3배였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위드 코로나 시기에도 교육과 돌봄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며 아동 돌봄의 예측을 불가능하게 했다”며 “앞으로 발생 가능한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응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아동 돌봄을 가능하게 하는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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