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 이어 테임즈까지 퇴짜… KBO MVP 경력 3인, 왜 외면 받았을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성공을 했다는 경력 자체는 재영입을 고려할 때 근사한 요소가 되곤 한다. 한국 무대에 충분히 적응했고, 한국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기는 역부족이다. KBO리그 전직 최우수선수(MVP) 경력의 소유자들이 이번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단지 지난해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몸 상태와 기량이 많이 노쇠화됐다는 평가를 받아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있다.
kt는 2020년 리그 MVP에 빛나는 멜 로하스 주니어(33)를 데려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로하스는 2017년 kt에 입단해 3년 반 동안 리그 정상급 타격을 보여준 검증된 카드였다. 2018년에는 43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의 대활약으로 MVP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kt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로하스에 2년 계약을 제안하는 등 잔류에 총력전을 기울였으나 로하스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일본프로야구 한신의 손을 잡았다. 미국 구단으로부터 제안이 있을 경우는 한신의 양해를 구해서라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하스는 2년 동안 가시밭길을 걸었다. 한신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예상대로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로하스가 일본에서 부진한 건 사실이지만 아직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고, 한일 리그의 수준 차이를 고려하면 한국에서 다시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보류권은 kt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kt는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좋은 활약을 한 앤서니 알포드(29)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깊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로하스의 기량이 하락세라고 봤고, 반대로 알포드는 운동 능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데다 20대로 아직은 조금 더 전성기를 보낼 수 있는 나이라고 판단했다. 수비도 보완이 가능하다고 봤다. 알포드는 지난해 80경기에서 타율 0.286, 14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1을 기록했는데 kt는 알포드가 올해도 최소 이 정도 수준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15년 역사적인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며 MVP에 오른 에릭 테임즈(37) 역시 KBO리그 재진출을 끊임없이 타진했지만 어느 팀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테임즈는 2017년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밀워키‧워싱턴‧요미우리 등에서 뛰었다. 보류권도 만료된 상황이었다. 테임즈 또한 KBO리그 재진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는 후문이다. 한국 생활도 마음에 들어한 편이었다. 그러나 많은 팀들이 테임즈를 일찌감치 후보에서 지우고 있었다.
확실한 성과는 있었지만 그게 벌써 6~7년 전 이야기고, 요미우리에서 당한 아킬레스건 부상 이후 몸이 비대해져 예전의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전성기에서는 확실히 내려왔다. KBO리그 구단들이 확신을 갖지 못한 게 오히려 정상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올해 테임즈의 전망도 어둡게 봤다.
2019년 MVP에 오른 조쉬 린드블럼(36) 역시 원 소속구단인 두산에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020년 밀워키와 3년 계약을 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2021년부터는 메이저리그 팀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경력을 마이너리그에서만 보냈다. 린드블럼은 끝까지 메이저리그 도전을 원했다는 후문이다. 마이너리그 성적이 좋았다면 뭔가의 대안으로 자리할 수도 있었겠지만, 올해 성적도 그렇게 돋보이지 않았다. MVP들의 KBO리그 재입성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