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로 찍고 로켓이 때린다... 미군의 소형 드론 사냥 영상
지난해 말 북한의 소형 무인기(드론)들이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녔지만 단 한대도 격추하지 못해 소형 드론 탐지 및 요격수단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관포, 레이저, 재밍(전파방해) 등 다양한 수단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레이저 광선으로 유도되는 정밀 유도로켓으로 소형 드론을 격추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 레이저 유도로켓으로 소형 드론 격추 성공...우크라이나전에서도 활약중
세계적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는 양산 중인 70㎜ 유도로켓 APKWS가 비행 중인 소형 드론을 격추하는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소형 드론은 최근 북 소형 무인기 도발에서 나타났듯이 탐지 및 요격이 어려운데 유도로켓으로 격추에 성공한 것은 이례적이다. APKWS는 레이저로 유도돼 미사일처럼 정밀 타격이 가능한 유도 로켓이다. 발사 후에도 레이저로 중간 유도를 할 수 있고 소형 드론에 정확하게 명중하지 못하더라도 근접 신관으로 파괴할 수 있다.
APKWS는 무게 25㎏ 이하, 비행 고도 1000m 이하, 비행 속도 시속 500㎞ 이하인 소형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발당 가격이 2500만~3000만원 수준이어서 대공 미사일로 드론을 격추시키는 것보다 훨씬 싸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군 신궁, 미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은 1발당 가격이 각각 2억~4억원 수준이다. 미군의 APKWS는 우크라이나군에게도 지원돼 러시아 드론들을 격추하는 데 활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 소형 무인기 요격 실패에 따라 각종 신형 탐지 및 요격 장비도입 등 드론 방어대책에 대한 전면적인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드론을 잡는 ‘안티 드론’(드론 킬러) 수단은 크게 ‘하드 킬’(hard kill)과 ‘소프트 킬’(soft kill)로 나뉜다. 하드 킬은 드론을 직접 파괴하는 것이고, 소프트 킬은 포획·마비 등으로 드론 임무를 저지하는 것이다. 하드 킬은 기관포, 자폭 드론,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등을, 소프트 킬은 재밍(전파방해) 등을 주로 활용해왔다.
◇ 국내 드론 요격 레이저무기 2025년까지 개발
그동안 한국군의 대응은 주로 하드 킬에 치중해 왔는데 민가지역 피해 등 부수적인 피해가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번 북 무인기 사건에서도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30㎜ 자주대공포인 ‘비호’와 비호에 ‘신궁’ 휴대용 대공미사일을 장착한 ‘비호복합’, 20㎜ 발칸 기관포, 신궁·천마 대공미사일 등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다양한 대공화기를 육군 및 해병대 최전방부대에 배치했지만 이번에 단 한발도 발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교적 민간 피해 없이 드론을 파괴할 수 없는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무기, 재밍(전파방해), 스푸핑(포획·탈취) 등 다양한 ‘소프트 킬’ 수단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레이저는 발사비용이 싸고 동시에 다수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어 가장 이상적인 ‘가성비 갑’ 드론 킬러무기 중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미래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군집드론’(벌떼드론)을 격추하는 데 효과적이다. 국방과학연구소 등은 오는 2025년쯤까지 드론 등을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무기를 개발중인데 그 시기를 앞당길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드론과 로켓탄 등을 격추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 ‘아이언 빔’ 개발에 성공했다.
◇ 3km 밖 야구공 크기 드론 탐지 레이더 국내 개발
미 제너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GDLS)은 지난해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고출력 전자파(마이크로웨이브) 발사 장치를 장착한 ‘스트라이커 레오니다스’ 시스템 영상을 공개했다. 대(對)포병 레이더처럼 생긴 ‘스트라이커 레오니다스’는 날아오는 벌떼 드론들을 향해 강력한 전자파를 발사해 드론을 무력화, 추락시킨다. 현대위아에선 40㎜ ‘스트리머’탄을 발사한 뒤 공중에서 폭발시켜 여러 가닥의 끈을 발사, 드론을 사실상 포획해 추락시키는 ‘소프트 킬’ 무기도 개발중이다.
드론 재머의 경우 국내 민간업체에서 개발한 것들이 있지만 위력을 발휘하는 유효 사거리가 대부분 1㎞ 안팎이어서 군에서 요구하는 성능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2026년 1월까지 244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한국형 재머’인 소형무인기대응체계(블록-Ⅰ) 체계개발 사업을 LIG넥스원 주관으로 착수한다고 지난해 밝혔다.
이번에는 지난 2018년부터 양산된 국지방공 레이더가 북 무인기 탐지에 성공했지만 종종 북 무인기를 놓쳐 레이더에서 사라진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1년까지 120억원의 예산으로 세계적 수준의 장비를 뛰어넘는 드론 탐지 레이더를 개발했다.
◇ 헬기 탑재 기관총으로 드론 격추 훈련하는 미군
이 레이더는 북 소형 무인기보다 작은 레이더 반사면적 0.01㎡ 이하(야구공 크기)의 소형 드론도 최대 3㎞ 밖에서 90% 이상의 확률로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라파엘사는 각종 첨단 광학장비로 레이더가 놓친 소형 드론을 탐지해 영상으로 구현하는 ‘스카이 스포터’(Sky Spotter)라는 드론탐지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첨단 장비만으로 드론을 잡을 수 없는 만큼 헬기, 기관총 등 기존 장비를 활용한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군이 7,8년 전부터 실시중인 드론 사냥 종합훈련 ‘블랙 다트’(Black Dart)가 대표적이다. 블랙 다트 훈련은 레이저, 마이크로웨이브파 등 각종 신무기는 물론 헬기 장착 기관포 등 기존 구형무기로도 소형 드론 등을 탐지, 격추하는 훈련이다.
지중해에선 실시된 훈련에선 미 6함대 소속 SH-60 시호크 헬기가 50구경(12.7㎜) 기관총으로 북 무인기와 비슷한 소형 드론을 사격, 격추하기도 했다. 실전적인 드론 격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한국군의 경우 AH-1 코브라 공격헬기의 20㎜ 기관포로 북 무인기를 향해 100발을 사격했지만 격추에 실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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