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면전서 '플랜B' 주문한 문희상... '교토삼굴' 언급

이성택 2023. 1. 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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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의장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당 상임고문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올해가 토끼해인 계묘년임을 언급하며 "토끼는 영민한 동물이라 늘 준비하고 특히 굴을 세 개 판다고 해서 '교토삼굴'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며 "올해는 아무쪼록 우리도 영민한 토끼를 닮아서 플랜2, 플랜3의 대안을 마련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전 의장이 언급한 교토삼굴이나 화이부동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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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폭력적 일방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대표와 박홍근(왼쪽) 원내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신년인사회 건배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앞에서 "플랜B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교토삼굴’(狡兎三窟)'이란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의장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당 상임고문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올해가 토끼해인 계묘년임을 언급하며 "토끼는 영민한 동물이라 늘 준비하고 특히 굴을 세 개 판다고 해서 '교토삼굴'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올해는 아무쪼록 우리도 영민한 토끼를 닮아서 플랜2, 플랜3의 대안을 마련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 일각에선 이를 단순한 덕담 이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 따라 '대표 유고시를 대비한 플랜B 준비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당내에서 고개를 드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아울러 문 전 의장은 교수협의회에서 '2022년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언급하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잘못된 자가 (스스로) 고쳐야 한다는 뜻인데 정부·여당에도 해당되지만 우리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도) 잘못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또 "올해의 사자성어로 나름대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생각해 봤다"면서 "각자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이재명계나 소신파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는 행태 등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전 의장의 마무리 구호는 단합을 강조하는 “똘똘 뭉쳐 민주당 파이팅, 코리아 파이팅, 이재명 파이팅”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제안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폭력적 일방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 대표는 "경제도 민생도 민주주의도 한반도 평화도 위기"라며 "새로운 길과 희망을 만드는 것이 정치라는 생각을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타협과 조정을 통한 희망을 만들어내는 일이 많이 사라지고 폭력적, 일방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우리 민주당이 새로운 희망의 길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의장이 언급한 교토삼굴이나 화이부동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와 인권 △민생경제 △한반도 평화 세 측면에서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함께 승리하는 역사를 만드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신년 첫 일정으로 현충탑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참배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잇달아 방문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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