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원회의 엿새간 '광폭 행보'…방사포 증정식에 축하공연 관람도

최소망 기자 2023. 1. 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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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간 전원회의 기간 중에도 정치국회의 따로 열기도
'모든 사안 직접 챙긴다'는 최고지도자 이미지 부각…'성과 미진함' 때문일 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12월26일부터 31일까지 열린 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지난해 12월26일부터 엿새간 진행한 '연말 전원회의' 기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광폭 행보'였다. 그는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것 외에도 각종 국정을 직접 챙기며 최고지도자의 '헌신'을 부각했다.

북한은 지난해를 결산하고 올해의 새 국정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김 총비서는 이 회의에서 지난해 성과를 '총화'하고 올해 계획을 발표하는 '총화보고'를 무려 사흘간 진행했다.

이번 전원회의는 역대 최장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례적으로 길게 진행된 전원회의를 주재한 김 총비서는 전원회의 기간에 있었던 다른 일정들도 부지런히 소화했다. 이는 예년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색다른 모습이었다.

지난달 29일 김 총비서는 사흘간의 전원회의 총화보고 후 열린 부분별 분과회의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 분과회의에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부분별 분과회의를 주재한 고위간부들을 다시 모아 '약식 회의'를 진행했다. 예정된 일정이 아니었던 듯, 노타이에 흐트러진 헤어스타일로 나타난 것이 주목받기도 했다.

또 김 총비서는 지난달 30일에는 정치국회의를 개최해 전원회의에서 최종 추인할 결정서 내용도 확정했다. 북한이 전원회의 기간 중 별도의 정치국회의를 연 것도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지난 26일 전원회의와 함께 시작된 제9차 조선소년단대회에도 '서한'을 보냈다. 비록 대회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약 1만자 분량의 장문의 서한으로 '미래 세대'들에게 꼼꼼하게 당부사항을 전달하면서 '세심한 지도력'을 선전하는 데 애썼다.

전원회의 마지막 날에는 '600mm 초대형방사포'를 활용한 북한의 군사행보를 직접 챙겼다.

그는 지난달 31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정원에서 열린 '600㎜ 초대형방사포 증정식'에 직접 참석했다. 군수노동계급이 당 전원회의에 방사포를 '드리는' 것을 기념하는 이 행사에서 그는 직접 답례연설을 하며 "방사포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으며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고 있다"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증정식을 전후로 북한은 총 4발의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이 '연말 전원회의' 기간 도중 무력도발을 단행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김 총비서가 이를 직접 챙긴 것도 상당히 특이한 행보다.

김 총비서는 같은 날 밤 평양의 '5월1일경기장'을 찾아 당·정부 간부 및 평양 시민들과 함께 '2023년 신경축대공연'을 관람했다. 새해를 맞는 경축대공연에 김 총비서가 참석한 것도 처음으로 전해졌다.

김 총비서의 이 같은 대대적인 행보는 지난 2021년이나 2020년의 전원회의 때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난다.

이는 김 총비서가 직접 국가 사안 하나하나를 본인이 챙긴다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의 주요 통치사상 중 하나인 '애민주의'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조하는 하나의 전략인 것으로 해석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작년 각 부분별 성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반영된 행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보고에서 "2022년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시간이었고 분명코 우리는 전진하였다"면서도 예년과 달리 '대대적 승리'를 선언하지 않았다.

노동신문도 "전원회의는 아직까지도 남의 기술에 대한 의존을 털어버리지 않고 자력의 원칙을 흥정하려드는 낡은 사상에 단호하고도 심대한 타격을 주었으며 객관적 환경에 빙자하면서 우리 사업을 방해하고 있는 온갖 그릇된 사상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 전개해야 한다고 인정했다"라며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하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이 이같이 '솔직한' 보도는 한 이유는 북한이 작년 한해 내부적으로도 포장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진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때문에 최고지도자가 연말연초 각종 사안을 분주하게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주민들을 결속하고, 간부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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