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하고 나타난 이승기 "당연한 권리 싸워 얻어내는 일 물려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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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과 내후년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이 자리에 앉아 있을 후배분들을 위해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이런 일은 물려주면 안 된다고 오늘 또 다짐합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31일 방송된 KBS2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로 공동 대상을 받은 뒤 이렇게 수상 소감을 말하자 방청석은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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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짠한 눈빛으로 바라봐" 농담하며 여유도
이승기 "새해엔 다툴 계획도"... 문체부, 연1회 정산 자료 고지 법개정 추진
"내년과 내후년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이 자리에 앉아 있을 후배분들을 위해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이런 일은 물려주면 안 된다고 오늘 또 다짐합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31일 방송된 KBS2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로 공동 대상을 받은 뒤 이렇게 수상 소감을 말하자 방청석은 숙연해졌다. 대상 트로피를 들고 있는 한류스타는 삭발한 모습이었다. 11월부터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후크)와 음원 수익 정산 관련 다툼을 벌인 후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이번이 처음. "오늘 '연기대상'에 와야 하나 아니면 양해를 구하고 불참해야 하나 수백 번 고민했다"는 그는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 연말 시상식에서 K콘텐츠 시장에서의 불공정 관행 근절에 대한 화두를 쏘아 올렸다.
이승기는 2004년 데뷔 후 18년 동안 130여 곡을 발표했지만 후크로부터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뒤 전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 통지서를 보냈다. 그 후 후크는 업무처리 잘못을 일부 인정하고 이승기에게 미지급 음원 수익 등 50여억 원을 지난달 중순 뒤늦게 지급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정산 문제를 바로 잡겠다며 후크와 법정 다툼 의지를 보인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올 한 해가 아마도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해였던 것 같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대상에 앞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그는 시상식에 올라 삭발한 이유에 대해 "많은 분이 내 앞에서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 일신상의 이유나 개인적인 심경 변화는 전혀 아니다"라며 "영화 '대가족' 촬영 중으로 주지 스님 역을 맡아 삭발했다. 다들 짠한 눈빛으로 바라봐서 말하는 것"이라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활동 계획도 있고, 다툴 계획도 있다"는 말도 보탰다. 그가 말한 다툴 계획은 전 소속사와의 정산 문제다.
이렇게 K콘텐츠 시장에서 활동 수익 미정산 관련 잡음이 커지자 결국 문화체육관광부도 나섰다.
문체부는 1일 대중문화예술 기획 업자들이 소속 연예인들에게 회계 명세뿐만 아니라 정산자료를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보수 지급 지연이 확인되면 기획사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불공정 계약 체결을 강요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할 계획이라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K컬처가 세계적인 갈채를 받는 상황에서 산업 생태계 내 투명성 강화와 상대적 약자들에 대한 보호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업계에 만연한 편법과 잘못된 관행을 철저히 파악하고 개선해 대중문화예술산업 전반의 공정성 강화를 2023년 핵심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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