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31층 복합시설로

문화·오피스·주거시설 등 기능
총면적 13.3만㎡···교보타워 1.4배
'이대 ECC' 건축가 페로가 디자인
상반기 협상 후 내년 말 착공 목표

[서울경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호텔 자리에 31층 높이의 업무·상업·숙박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1일 서울시는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의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자와 사업계획안에 대한 본격적인 사전협상을 착수한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에는 1995년 리츠칼튼 호텔이 개업해 20여 년간 강남권의 대표적인 특급호텔로 운영돼 왔다. 이후 2017년 르메르디앙 호텔로 새 단장을 했으나 지하에 입주한 클럽에서 벌어진 '버닝썬 사태'에다 코로나19 등 계속된 악재로 2021년 8월 폐업했다.

사업 시행자는 현대건설과 메리츠금융그룹 마스턴투자운용 등이 참여한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PFV다. 이들은 업무시설(오피스텔 포함) 3만 5587㎡, 숙박시설 1만 749㎡, 판매·근린생활시설 1만 6765㎡ 등 총면적 13만 3165㎡ 규모로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산처럼 뾰족한 모양의 좌우대칭형 빌딩의 양측 상층부에는 문화시설이 들어서고 한 동에는 오피스가, 다른 동에는 호텔 및 주거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및 저층부 일부에는 상업시설이 조성된다. 강남대로 건너편의 강남 교보타워(9만 2717㎡)의 약 1.4배에 달하는 초대형 빌딩이다. 서울시는 본 사업이 완료되면 국제업무 중심의 강남 도심권 기능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부지 내 지하철 연결통로를 만들고 배후지역을 잇는 공공보행통로와 저층부 실내형 공개공지를 조성해 주변 지역과 자연스러운 동선을 연결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서울의 ‘내·외사산’의 형상을 담아 건축계획을 설계한다. 페로는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독일 베를린 올림픽 수영장 등을 설계했다. 국내에서는 이화여대 ECC,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등을 설계한 바 있다.

서울시는 개발계획의 협상 단계부터 우수 건축디자인을 반영한 개발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건축계획과 디자인 분야 전문가를 보강해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국제적인 명소를 조성하기 위해 협상 단계부터 확정된 건축디자인의 실행 단계까지 유지·존중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부적인 개발계획은 사업자와 서울시,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상조정협의회’를 구성해 2023년 1월부터 검토, 확정해 나갈 예정이다.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발생하는 공공기여의 활용방안도 함께 협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3년 상반기 중 사전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르면 2024년 말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강남 도심권 내의 대규모 업무 복합시설 개발을 통해 서울의 국제업무 중심 기능 강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특히 세계적인 건축가가 제안하는 혁신적인 건축계획으로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탄생될 것으로 기대되며 우수한 건축디자인이 존중되어 합리적이며 지역과 조화로운 개발로 실현될 수 있도록 계획검토 단계부터 꼼꼼히 살피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