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무역적자 472억달러로 사상 최대…14년만의 적자(종합2보)
적자 규모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의 2배 넘어 역대 최대치
수출 3개월 연속 감소…무역수지 9개월째 적자 행진 이어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2022년 대한민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472억달러(약 60조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6천839억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세계 수출 순위는 전년 7위에서 지난해 6위(1∼9월 기준)로 한 단계 상승해 무역 강국의 입지를 강화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5억1천만달러로 처음으로 25억달러대에 진입했다.
반도체(1천292억3천만달러)·석유제품(630억2천만달러)·자동차(541억달러)·이차전지(99억9천만달러) 등의 품목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보이며 대한민국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 가운데 시스템반도체(506억8천만달러)·전기차(98억3천만달러)·유기발광다이오드(OLED·149억달러) 수출은 최고 실적 경신과 함께 각각 상위품목 내 비중도 동시에 확대하며 수출산업의 고부가화 경향을 드러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미국,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8%, 14.5%, 7.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대표 신흥 시장인 인도로의 수출(188억8천만달러)도 21.0% 급증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대미 수출액(1천98억2천만달러)은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1천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수입액은 전년보다 18.9% 늘어난 7천31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은 전체의 26.1%인 1천908억달러에 달해 무역적자 발생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써 무역 수지는 47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천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적자액은 종전 최대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 1996년(206억2천만달러)의 2배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은 수출과 수입이 전년 대비 각각 9.5%, 2.4% 감소한 549억9천만달러, 596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12월 무역수지는 46억9천만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로써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9개월째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무역수지가 9개월 이상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까지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선박(76.1%), 이차전지(29.7%), 자동차(28.3%), 석유제품(22.7%)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35.9%), 컴퓨터(-34.6%), 바이오헬스(-33.5%), 무선통신(-33.1%), 반도체(-29.1%), 가전(-24.4%), 석유화학(-23.8%), 철강(-20.9%), 섬유(-16.3%)는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인 반도체가 30% 가까이 곤두박질 친 탓에 수출 전선이 흔들렸다.
지역별로 보면 인도(13.3%), 미국(6.7%), EU(5.6%), 중동(5.1%)에 대한 수출은 증가했으나 중국(-27.0%), 아세안(-16.8%), 일본(-10.3%) 등은 감소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수출액이 대폭 줄어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달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67억5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으로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동절기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조기 확보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다만 철강(-19.4%), 반도체(-10.0%) 등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수입액은 2020년 11월(-1.9%) 이후 2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2월 적자 폭도 지난 11월(69억9천만달러) 대비 축소됐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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