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가하락 최악 10개 중 4개 바이오…코로나 관련주 '참혹한 성적표'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백신 개발 등을 앞세워 팬데믹 기간 황금기를 누렸던 관련 기업들이 초라한 연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주가 하락률 상위 10개 기업 중 3개가 코로나 관련주로 꼽히는 기업이다. 임상실패로 주가가 폭락한 사례까지 더하면 총 4개의 바이오 기업이 2022년 '최악의 종목'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비엔씨와 메지온, 엔지켐생명과학, 아이큐어 등은 2022년 가장 큰 폭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한 10개사(코스피·코스닥 기준)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2021년 12월30일 종가~2022년 12월29일 종가) 나란히 80% 이상 주가가 폭락한 바이오 기업들이다.
바이오 기업 중 가장 큰 주가 낙폭을 보인 곳은 한국비엔씨(전체 4위)다. 2021년 12월30일 2만6647원(수정주가 반영 기준)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29일 4650원으로 지난해 장을 마감했다. 82.6%의 주가 하락률이다. 한국비엔씨는 지난 2021년 대만 골든바이오텍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안트로퀴노놀'의 국내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터키 판매 권리를 확보로 주목 받았다. 이에 같은 해 상반기 말 8000원을 밑돌던 주가는 10월 7만원 수준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 전세계적 엔데믹 전환 속 당초 지난해 4월로 자신했던 FDA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지연되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다. 여기에 9월 FDA가 추가 임상시험을 권고하면서 11월 최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 권리 국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제외하면서 전쟁국가 판매 불확실성은 해소했지만, 훼손된 상승 동력을 회복하기엔 부족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81.9%(9155원→1655원)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5월 국내 두번째로 코로나19 치료에 임상(2상)을 승인 받으며 기대감이 쏠렸던 기업이다. 국산 치료제 가운데 첫 FDA 2상 성공 주자 가능성에 2021년 2월 주가가 2만원을 훌쩍 넘어섰지만, 같은해 8월 임상 실패 소식에 주가 하락이 본격화 됐다.
2022년 들어선 2월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던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흥행에 참패했고, 주가하락까지 겹치며 자금조달 규모가 800억원에서 34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4월에는 주력 파이프라인 'EC-18'의 핵심 적응증이었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임상 2상을 자진 중단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7월 사업다각화를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아이큐어는 모더나 백신 개발 성공 전부터 수입·공급 계약 후보로 거론되면서 2020년 3월 1만원 이하였던 주가가 이듬해 2월 3만원을 넘어섰다. 회사 역시 백신 공급을 위한 콜드체인 구축 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밝혔지만, 결국 관련 사업이 무산되면서 주가가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한 날이 개장일인 1월3일(장중 1만4717원)이다. 연간 주가 하락률은 81.4%(1만3737원→2555원)다.
바이오 기업 중 두번째로 큰 주가 하락을 겪은 메지온은 코로나19 관련주는 아니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개발 실패가 독이 된 경우다. 메지온의 주가는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 '유데나필'의 FDA 허가 기대감에 지난해 1월 7만6000원대 주가를 형성했다. 하지만 3월 임상 설계에 대한 FDA 지적에 추가 임상이 필요해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급락하기 시작한 주가는 2021년 말 종가 대비 82.1% 낮아진 상태다. 마땅한 매출 기반이 없는 신약개발 바이오기업의 위험부담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업계는 해당 사례들이 각 기업별 타격에 그치지 않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외부자금 투자 유치가 필수적인 바이오업종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벤처캐피탈(VC)의 바이오업종 투자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미국발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장 큰 배경이다. 올해 역시 같은 악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종 투자매력 상승을 위한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돌아보면 2020년 가장 많은 수혜를 받고, 주가가 제일 많이 올랐던 게 바이오헬스케어 종목"이라면서도 "코로나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을 선언한 기업 중 진단분야 외에는 약속을 지킨 기업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상업화나 사업성 입증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어 결과론적으로 투자자 신뢰를 많이 훼손했다"면서도 "다만 업종 내 혁신 주도가 가능한 기술을 연구 중인 기업들도 많은 만큼, 그런 기업들은 다시 큰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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