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기적'…포항제철소 위기를 기회로
[앵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100여일 만에 정상 운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피해 복구에만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 직원이 힘을 모은 결과 이뤄낸 작은 기적이었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뜨거운 열을 머금은 시뻘건 열연 제품이 공장 레일을 타고 쏟아져 나옵니다.
태풍 침수 피해 복구 작업 100일 만에 제2열연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간 순간입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복구 작업에 나섰던 임직원들은 감격의 순간을 환호와 박수로 함께 맞았습니다.
<현장음> "최고의 열연 제품, 만세! 만세! 만세!"
지난해 9월 초대형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공장 설립 이후 처음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제철소 인근 냉천 범람으로 용광로 3기의 가동이 동시에 중지됐는데,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장기간 고로 가동이 중단될 경우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철강 제품을 원료로 하는 국내 산업 전반에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
용광로에 고압 전류를 공급하는 변압기도, 10여m 아래 지하 설비도 물에 잠겨 언제쯤 정상 조업이 가능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말 그대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임근철 / 포항제철소 1제선공장 부공장장> "망연자실했죠. 고로 공장을 한 일주일 이상 세워놓으면 다시 재가동하더라도 다시 살릴 수 있을지 말지 모르는 거거든요."
하지만 직원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삽과 물동이로 진흙을 퍼 나르는 등 공장을 지키며 복구에 구슬땀을 쏟았습니다.
석 달 동안 이어진 시련의 시간.
복구에만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100일 만에 대부분 피해가 회복됐고 다시 쇳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임근철 / 포항제철소 1제선공장 부공장장>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이게 포스코의 DNA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이런 사명감이 전체 고참부터 신입사원까지 하나로 똘똘 뭉쳐 이뤄낸 하나의 작은 기적이라 생각합니다."
포스코는 재가동을 이뤄낸 2열연공장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모든 포항제철소의 복구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daegura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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