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선종, '건강문제' 프란치스코 교황 사임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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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으로 현 프란치스코(86) 교황의 '사임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러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자리를 지킨 것은 전임 교황이 2명이나 존재하는 경우 후임자 교황에게 줄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일 수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바티칸 시국에 있는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서 살았고 현역 교황이 입는 흰색 수단을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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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자 옥죌 '옥상옥 두 교황' 우려해 그간 결단 보류"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으로 현 프란치스코(86) 교황의 '사임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임 후 새로 선출될 후임 교황에게 줄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13일 선출된 직후부터 사임 가능성을 계속 언급해왔다.
그는 바티칸 역사상 598년 만에 살아생전에 교황직에서 물러난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에 대해 "용감한 행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교황이 살아있을 때 사임하는 게 일상화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고 했고 자신의 교황 임기가 짧을 거라고도 했다.
갈수록 악화하는 건강 상태가 가장 큰 이유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10대 때 폐렴 합병증으로 한쪽 폐를 떼어냈다. 최근 수년 동안은 좌골신경통으로 고생하고 있다.
통증이 심해져 가톨릭 전파를 위한 주요 임무인 해외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작년 7월 캐나다 방문 때는 휠체어, 보행 보조기구, 지팡이 등을 사용했다.
의자에 앉거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고통을 참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돼 신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는 무릎 수술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1년 7월 대장 질환인 결장 협착증으로 대장 33㎝를 잘라내기도 했다.
당시 열흘간 입원했는데 그때 전신마취의 후유증이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당시 캐나다 방문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 나이에, 이렇게 제약이 많은데도 에너지를 아껴서 교회를 섬길지, 아니면 옆으로 비켜설 가능성을 고려해봐야 할지 등을 둔 시험 같은 것이었다"고 했다.
물러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자리를 지킨 것은 전임 교황이 2명이나 존재하는 경우 후임자 교황에게 줄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일 수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바티칸도 계파 간 의견 차이가 극심하다. 상대적으로 진보적 아젠다인 빈곤, 난민, 기후위기 등에 초점을 맞춘 프란치스코 교황에 반대하는 보수 세력이 적지 않다.
그런 보수 세력의 실질적 리더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네딕토 전 교황의 선종으로 "보수 가톨릭계가 영웅을 잃었다"고 쓰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견 차이는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물러나는 경우에 대해 가디언은 "교황이 3명이나 된다는 사실, 현역 1명과 전임자 2명이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을 막는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가톨릭의 진보·보수를 각각 대표하는 전임 교황들이 가톨릭 최고지도자인 현역 교황에게 의도치 않게 영향을 끼치는 상황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임 길은 다소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교황 선출 10주년인 3월 13일을 전후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전 세계의 주교들이 교회에 자문하는 회의 세계주교시노드를 전후해 사임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임하는 경우 로마교구의 명예 주교로서 바티칸시국에서 벗어나 살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그렇게 낮은 지위로 내려가 교황에게만 허용된 흰색 예복을 입는 것도 피할 예정이라고 한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바티칸 시국에 있는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서 살았고 현역 교황이 입는 흰색 수단을 착용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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