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묻는 질문에 바이든 "선거가 있나? 몰랐네" 딴청

김태훈 2023. 1. 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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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밝으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작 본인은 관련 질문에 "모르겠다"며 딴청을 부렸다.

지난해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대통령직 연임 도전 여부는 내년(2023년) 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를 위한 국빈만찬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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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초에 '대통령 연임 도전' 공식화할 듯
언론 "민주당에 '잠룡' 없어… 독주 굳혔다"

2023년 새해가 밝으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작 본인은 관련 질문에 “모르겠다”며 딴청을 부렸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저녁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크로이에서 잠깐 취재진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버진아일랜드는 카리브해 동쪽에 있는 작은 섬들로 구성된 지역으로 1917년 미국 영토가 되었다. 겨울에도 무척 따뜻해 관광지로 유명한데,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부터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12월 30일(현지시간)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크로이에서 취재진과 잠깐 만나 대화하고 있다. 세인트크로이=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대통령직 연임 도전 여부는 내년(2023년) 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기자가 그에게 “휴가 기간 선거 재출마에 관해 가족과 얘기를 나눴느냐”고 물었다. 다만 ‘대선’(presidential election) 대신 그냥 ‘선거’(election)라는 표현을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곧바로 “임박한 선거가 있느냐(There’s an election coming up)?”고 반문했다. 2023년에는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대선은 오는 2024년 11월 치를 예정이니 ‘임박한 선거’라고 볼 수는 없다.

기자가 “그렇다(선거가 있다)”고 답변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난 그건 미처 몰랐네(I didn’t know that)”라고 말했다. 자신이 아는 한 미국에 임박한 선거는 없는데, 선거가 있다고 하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뉘앙스다. 대선 재출마 여부에 관해 말을 아끼기 위해 일부러 능청을 부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2022년 12월 30일(현지시간)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크로이에서 대통령을 기다리는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질 여사 뒤로 바이든 대통령 모습도 보인다. 세인트크로이=AP연합뉴스
그러자 다른 기자가 ”2023년 대통령님의 최고 우선순위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말을 좀 돌리긴 했으나 결국 ‘이듬해(2024년) 있을 대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는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녁식사는 아주 훌륭했다. 2023년은 멋진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딴소리를 했다. “모처럼 손주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하니 휴가가 아주 즐겁다”는 말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서둘러 마친 뒤 가족이 기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록 바이든 대통령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으나 이미 민주당 후보로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해 연임에 도전하는 쪽으로 결심이 섰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민주당 내에 바이든 대통령보다 인기가 좋은 ‘잠룡’이 아직까지 없는데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 내 다른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이미 꾸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를 위한 국빈만찬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 준비는 잘 되고 있느냐”고 묻자 곁에 있던 영부인 질 여사가 “물론”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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