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역대 최대' 매출에도…올해 전망은 '암울'

이인준 기자 2023. 1.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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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금주 4분기 및 연간 기준 잠정실적 발표
주력 사업 부진으로 이익 뒷걸음질 예고
'미래 먹거리' 사업 통해 상쇄할지 주목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전자 깃발(사진 왼쪽)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입구에 설치된 LG 깃발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실적이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주력 사업 부문의 침체가 뼈 아프다. 일단 소비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 불황기를 맞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장 등 수주형 사업이 주력 사업의 부진을 얼마나 상쇄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6일께 '2022년도 4분기 및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사상 최대 연간 매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을 볼 때 300조원 초반대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279조6048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기록한 지 불과 1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LG전자도 80조원 중반대 매출로 역시 지난해(74조7216억원)에 이어 신기록 경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6조3279억원으로 추정돼 전년 51조6339억원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4분기(10~12월)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LG전자도 컨센서스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9340억원으로 전년(3조8638억원)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가 매출 신기록을 냈지만 웃을 수 없는 것은 이 같은 부진한 수익 성적표 탓이다.

올해 전망도 암울…전방위적 침체 예상

올해도 전망은 밝지 않은 분위기다. 주력 사업이 침체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294조2704억원, 영업이익 29조1990억원으로 부진이 예상된다.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사상 초유인 10%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매출액 88조3356억원, 영업이익 4조1025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회사 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급격한 업황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년 8조8400억원에서 올해 2조원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은 빨라야 오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모바일, 가전·TV 등 사업부문도 판매 부진에 빠져 재고 부담이 커지는 등 재무구조에 부담이 실리고 있다.

LG전자 역시 주력 사업 부문인 가전·TV 시장의 수요 침체가 우려스럽다.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에 소비를 늘리기 쉽지 않은 데다 전통적으로 상반기는 가전·TV 업계의 비성수기여서 사업 환경에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TV 사업을 맡은 HE부문은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재료·물류비 등 생산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전 원재료의 20%를 차지하는 구리, 레진, 철강 가격은 하반기 들어 하락세"라며 "통상 가전 제품 생산 리드타임이 3개월임을 감안하면, 4분기부터 재료비 하락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 불황에…파운드리·전장 수주형 산업 급부상할 듯

올해 두 회사의 실적 악화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속에 업계는 비주력 사업이 얼마나 기존 사업의 부진을 상쇄할 것인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기에도 파운드리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유일한 위안이다. 파운드리 산업은 주문생산 방식이고 생산하는 범위가 매우 넓어 메모리에 비해 경기를 덜 탄다.

올해 삼성전자의 메모리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둔화하겠지만 파운드리 사업 성장세를 통해 일부 만회할 전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미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3분기 매출은 55억8400만 달러(7조4881억원)로 집계돼 낸드플래시(43억 달러)를 제치고 D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등 첨단 반도체 기술을 앞세워 일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전장(자동차 전기장비) 사업이 TV 등 주력 사업의 실적을 넘어설 지 여부가 주목된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 사업에 진출한 이래 9년간 적자가 누적됐으나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전장 사업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4.1%로, 같은 기간 생활가전사업(3.1%)을 사상 처음 앞질렀다. 내년에도 TV 사업의 부진이 불가피한 만큼 전장 사업이 생활가전에 이어 제2의 먹거리로 부상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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