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년사에서 우크라戰 명분 강조…“정당성 우리에게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오전(한국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군인들 앞에서 신년사를 밝혔다.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강조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일 오전(한국시간) 공개된 신년사 영상에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대해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러시아에 속했던 영토에서 러시아인의 정체성을 보유한 사람들을 보호할 군사작전이라는 기존 주장과 같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9분 분량의 신년사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년간 내놓은 새해 연설 가운데 가장 길다. 푸틴 대통령은 군복을 입은 다수의 군인 여러 명을 배경으로 한 뒤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의 역사적 영토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해방을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으로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전이 근본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대결이며, 러시아가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제재를 가한 서방은 러시아의 산업, 재정, 수송 능력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2022년은 진정으로 중요하고 운명적인 사건으로 가득 찬 한 해였다”며 주변 군인들과 샴페인 잔을 들어 올렸다.

푸틴 대통령의 신년 연설 영상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주요도시 폭격 직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이날 10여 차례의 폭발음이 들렸으며 사망자 최소 1명과 부상자 8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남부 미콜라이우주, 자포리자주, 서부 빈니차주, 흐멜니츠키주, 중부 지토미르주에서도 공습 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에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신년사도 공개했다. 쇼이구 국방장관은 자국군을 향해 러시아의 승리는 “필연적”이라면서 “신나치주의와 테러에 맞서 싸운 여러분의 이타적 용기와 영웅적 행위로 가득 찬 지난해는 조국의 군사 일대기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집단학살과 폭력으로부터 민간인을 구하고 이들이 러시아어를 사용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전투 임무를 수행하며 자신을 희생한 동지를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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