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2022' 넘긴 美증시, 새해 상반기 더 나쁠 수 있지만…[월가시각]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3. 1. 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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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하고' 전망이 대세… 관건은 경기침체 정도
Raindrops hang on a sign for Wall Street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n Manhattan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October 26, 2020. REUTERS/Mike Segar/File Photo/사진=로이터=뉴스1

지난해 뉴욕증시는 2008년 이후 최악의 해를 보냈다. 월스트리트는 올해도 증시가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선 상반기 중 증시가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며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더 깊은 경기침체나 새로운 외생적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하반기부터 증시 상황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관측이다.

2022년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에게 악몽과 같았다. 지난 한해 S&P500지수는 19.4% 하락했다. 지난 45년 동안 S&P500지수가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것은 6번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3.1% 추락했다. 다우지수는 같은 기간 8.8%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보통 포트폴리오 구조상 주식이 어려울 때에는 채권에 의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데, 지난해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시장이 여전히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한다.

찰스 슈왑의 제프 클라인톱 최고투자전략가는 "올해 초기 몇 달은 큰 변동성을 동반한 시장을 보게 될 것"이라며 "적어도 몇 달 동안은 시장이 경기침체와 중국의 재개장, 그리고 세계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빨리 금리인상을 중단할지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기간 이같은 요인들이 시장을 밀고 당길 것이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힘든 여정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중반 이후 시장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라인톱 전략가는 "시장의 우려들은 올해 중반에는 물러날 것이고, 하반기에는 상황이 훨씬 나아지면서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쪽 상황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관측된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글로벌채권투자책임자는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소멸하면서 하반기에는 하락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채권과 주식 모두 좋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경기침체는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이제 관건은 침체의 '깊이'와 '지속 기간'이다.

록펠러 글로벌패밀리오피스의 지미 창 최고투자책임자는 "이 시점에서 경기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그것이 경미한 수준인지 아니면 심각한 침체가 될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일찍 발생한다면 결과적으로 침체의 정도가 경미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침체가 더 늦게 나타난다면 이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럴 경우 연준은 불황 속에서 경제를 과도하게 긴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도 월가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실업률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인하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시장은 노동시장의 '변곡점'을 찾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에단 해리스 글로벌 이코노믹 리서치 헤드는 "현 시점에서 노동시장은 눈에 띄게 느린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며 "향후 3~6개월 내에 노동시장이 많이 약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실적도 증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월가는 경기침체가 올 경우 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럴 경우 증시는 새로운 최저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약세장을 통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글렌메데 리서치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약세장은 평균 14개월간 지속됐고, 이전 최고치보다 35.7% 하락했다"며 "현재 12개월 동안 약 20% 하락한 시장은 전형적인 약세장의 3분의 2 정도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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