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해가 호랑이해보다 좋아질 이유...민속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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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일, 새해 첫날을 맞은 우리가 하루 전에 떠나보낸 호랑이 소재 '범 내려온다'는 우리 창극 별주부전의 삽입곡이고,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인공은 별주부의 등에 업혔던 토끼이다.
"나를 보면 모두가 도망갈 걸. 우리 같이 확인해 볼까"라고 허세를 부린 후 동물들이 호랑이를 보고 도망가자, 호랑이는 토끼 때문에 도망간 줄 알고 자신도 줄행랑 쳤다는 얘기, "너 보다 더 센 짐승 봤다"라면서 호랑이를 물가로 데려가 호랑이가 물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도록 한 뒤, 유유히 위기를 모면한 토끼 이야기, "겨울에도 물고기를 잡으려면 꼬리를 강물에 담그고 있으면 돼"라는 토끼의 말을 따라했다가 꼬리가 얼어붙어 오도가도 못한 호랑이 얘기는 토끼의 지혜를 잘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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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2023년 1월 1일, 새해 첫날을 맞은 우리가 하루 전에 떠나보낸 호랑이 소재 ‘범 내려온다’는 우리 창극 별주부전의 삽입곡이고,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인공은 별주부의 등에 업혔던 토끼이다.
토끼는 이 창극에서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자유의 몸으로서 서민의 대변자로 선다. 토끼의 간을 얻는데 실패한 용왕님은 불치 노환의 치료를 포기하고 통치 정국을 후계자 물색으로 전환했을 것이다.
12간지 동물 중 토끼의 지능은 4위쯤 된다. 쥐, 개, 돼지 보다는 낮고 호랑이 등 보다는 높다고 한다. 토끼의 지혜는 대피 혹은 생활을 위해 굴을 파는데, 한 개가 아니라 세 개 이상 파는 습성이 있다. 갖은 위협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이다.
“나를 보면 모두가 도망갈 걸. 우리 같이 확인해 볼까”라고 허세를 부린 후 동물들이 호랑이를 보고 도망가자, 호랑이는 토끼 때문에 도망간 줄 알고 자신도 줄행랑 쳤다는 얘기, “너 보다 더 센 짐승 봤다”라면서 호랑이를 물가로 데려가 호랑이가 물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도록 한 뒤, 유유히 위기를 모면한 토끼 이야기, “겨울에도 물고기를 잡으려면 꼬리를 강물에 담그고 있으면 돼”라는 토끼의 말을 따라했다가 꼬리가 얼어붙어 오도가도 못한 호랑이 얘기는 토끼의 지혜를 잘 말해준다.
토끼가 달 속에서 방아를 찧고 있다는 스토리는 우리에게 참 익숙하다. 옛 사람들은 달의 표면을 보고 연상한 방아 찧는 토끼에 달의 정령이라는 상징과 무병장수(無病長壽)와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민속박물관 학예사들은 전한다.
다정한 토끼 한 쌍을 그린 ‘쌍토도(雙兔圖)’(연대미상 1점, 18세기 말 1점)는 부부애와 화목한 가정을 상징하며, 신년 벽두 액운을 쫓기 위해 그리는 세화 중 하나인 ‘추응토박도(秋應兔搏圖)’에도 토끼가 등장해 상서로운 출발의 아이콘도 된다.
묘(卯)월은 농사를 시작하는 음력 2월이고, 묘(卯)시는 출근 준비하는 시간(5~7시 AM)이라는 점에서도 토끼는 ‘보람찬 출발’의 상징이다.
12세기 고려청자의 정수를 보여주는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에선 이 향로를 지탱하는 존재로서 인내심을 보여준다. 19세기 말 조선백자 청화 토끼 모양 연적은 파도를 내려다보는 토끼 형상이다. 선비의 애장품에서 좀 의젓해진 토끼이다.
거북이에게 역전패한 동화는 그에게 흑역사일지 몰라도, 올해가 토끼해이니 다소 미화시킨다면, 요즘 매력으로도 통하는 ‘허당기’ 정도로 해석해 줄 수 있겠다.
토끼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은 올해의 ‘지혜로운’ 토끼해가 작년 ‘허우대 멀쩡했지만 2% 부족했던’ 호랑이해 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런 기대감은 희망의 기류 정도로 여기고, 늘 그랬듯 지혜롭고 아름다운 한 해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우리들 몫이겠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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