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계묘년 원단에 거는 희망

토끼의 지혜와 민첩함이 함께 하길

(서울=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이다.

육십 간지의 40번째로 계(癸)는 흑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하는 '검은 토끼의 해'이다.

집토끼 [북앤포토 제공]

한복 입은 토끼 [연합뉴스 자료사진]

어릴 적 겨울 눈이 내린 날 동네 아이들과 뒷산으로 산토끼 사냥을 나선 적이 있다. 사냥이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까웠다. 발자국을 발견하고 뒤따라간 토끼는 한 번에 족히 10ｍ는 점프하는 걸 보고 아이들이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했다. 산토끼는 그만큼 재빠르고 영리하다.

집에서 가축으로 길러도 봤다. 웬만한 풀은 다 먹는다. 물기 있는 것만 피하면 된다. 번식도 빨라 생후 6개월이면 임신이 가능하고 임신기간은 30일 전후이며 한 번에 4~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토끼고기의 육질은 닭고기와 비슷해 단백질 공급에 유용했다.

보름달 속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를 상상하는 우리 정서 속에서 친근한 동물인 토끼의 대표적 이미지는 꾀와 영특함이다. 대표적인 민담인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꾀로 위기를 벗어나는 영리한 존재로 등장한다.

토끼 민화 [부천전통민화전승연구회 제공]

1년에 4~6회 임신하는 것으로 알려진 토끼는 동서를 막론하고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말처럼 토끼는 목표·성과물 등의 의미도 지닌다.

토끼와 거북의 달리기 경주에서 도중에 잠을 자는 이솝우화처럼 토끼는 자만심과 경망스러운 성격으로 낭패를 보는 동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토끼 민화전 [연합뉴스 자료사진]

3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의 후유증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덩달아 우리 경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새해도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돌아보면 어느 해도 호락호락한 해는 없었다. 우리 민족은 슬기롭게 어려움을 헤쳐 나온 세계적인 모범국이 돼 있다. 합심하고 지혜를 모아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계묘년은 어떤 어려움도 장애가 되지 않고 힘찬 도약을 이루는 해가 되도록 힘을 모아 보자.

백자 철화 토끼 모양 연적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일신라 시대 납석제 십이지 묘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jo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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