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결손 털어낼 기회 늘었다
법인세 부담 줄고 가업상속 혜택은 확대
2023년부터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모든 기업의 법인세율이 낮아지고, 세금을 부담할 이익의 범위는 줄어든다. 또 가업을 이어받는 경우 상속세와 증여세 부담도 대폭 줄어든다.
새해부터 달라지는 기업 관련 세금을 정리했다.
법인세율 1%p 인하
2023년부터 법인세율이 모든 과표구간에서 1%p씩 인하된다. 2023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의 법인세부터 적용된다.
당초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 25%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구간을 삭제하고 3단계 구간으로 법인세율 구간을 단순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세율을 큰폭으로 인하하려 했다.
하지만 초대기업 법인세 감세정책이라는 야당의 반대논리가 맞서면서 국회 논의과정에서 과표와 세율인하의 폭이 수정됐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과표 2억원 이하 법인은 9%,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는 19%, 200억원 초과~3000억원 이하는 21%, 3000억원 초과 법인은 24% 세율로 각각 법인세를 부담한다.
정부는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이 1%p 인하될 때 투자율이 0.2%p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세금 낼 이익 줄여준다
기업들이 세금을 낼 이익의 범위가 줄어든다. 국내 자회사나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소득을 법인세 계산 이익에 포함하지 않도록 하는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현행법에는 법인세를 뗀 세후소득이 법인주주들에게 배당될 때 다시 배당소득세로 이중과세 되는 것을 조정하기 위해서 수입배당금액을 일정부분 이익에 포함시키지 않는(익금불산입) 규정이 있다.
이 때 기업 형태 및 지분비율에 따라 익금불산입률을 차등적용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익금불산입하는 범위가 확대된다.
익금불산입률 80%를 적용하는 지분률은 30% 이상~50% 미만에서 20% 이상~50%미만으로 변경되고, 익금불산입률 30%를 적용하는 지분율은 30% 미만에서 20% 미만으로 바뀐다.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에 대한 세부담도 덜어진다.
그동안은 해외자회사 배당금의 경우 '외국납부세액공제방식'을 적용했지만, 2023년부터는 '해외소득면세방식'을 적용한다.
외국납부세액공제방식은 국내외 소득을 모두 국내세율로 계산한 후, 외국 현지에서 외국 법인세율에 따라 낸 세금만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반면, 해외소득면세방식은 국내에서는 국내 발생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외국에서 발생한 소득은 과세하지 않는 방식이다. 외국 발생소득은 현지세율로 현지에 납부하면 끝이다.
정부는 해외소득면세방식을 도입하면서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에 유보된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납부세액공제방식으로는 해외유보소득을 국내에 들여오는 순간 국내 법인세율로 법인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손 털 수 있는 기회도 는다
기업들이 결손금을 이월해서 공제받을 수 있는 공제한도도 늘어난다.
기업은 사업연도별로 법인세를 부담하기 때문에 소득합계가 실제 소득과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결손이 나 세금을 낼 여력이 없는 기업도 법인세를 부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결손금액은 최대 15년까지 이월해서 법인세를 계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월공제는 중소기업의 경우 각 사업연도 소득의 100%까지 이월할 수 있지만 일반기업은 60%까지만 이월이 가능했다.
하지만 2023년 1월 1일 이후 사업연도분부터는 일반기업도 소득의 80%까지 이월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담세력이 없는 기업도 법인세를 내야 하는 결과를 막고, 경영위기 기업들의 세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늘고 요건도 완화
새해부터 가업상속에 대한 상속세 및 증여세 지원도 늘어난다.
가업상속공제 대상은 연매출 40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에서 연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된다.
공제한도도 상향된다. 가업영위기간에 따라 200억원(10년 이상)에서 최대 500억원(30년 이상)까지 가능했던 상속공제는 3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100억원씩 늘어난다.
가업상속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사후관리의 기간은 7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또 근로자수 및 총급여액으로 판단하는 고용유지요건은 근로자 수 매년 80% 이상이나 7년 통산 총급여액 100% 이상을 유지해야하는 조건에서 5년 통산 각각 90% 이상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바뀐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사업을 이은 경영자가 사망한 후 가업을 이어받는 상속인들에게 상속재산을 공제하는 제도다.
당초 정부안은 1조원 미만 기업까지 가업상속공제를 허용하려 했으나 지난 연말 국회 논의과정에서 대상의 폭이 좁혀졌다.
가업상속 외에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도 완화된다. 가업상속공제와 마찬가지로 가업영위기간에 따른 공제금액이 200억원~500억원에서 300억원~60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상원 (lsw@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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