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원년을 기대하며
핵심 광물이란 산업에 필수적이지만 단시일 내에 대체재를 찾기 어렵고, 특정 장소에 치우쳐 존재해 공급 위험이 있는 자원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희소금속으로 불리는 리튬과 니켈 같은 배터리용 광물, 희토류광 등이 있다.
공급망은 원재료를 획득하고, 이를 중간재나 최종재로 변환해 제품을 고객에게 유통하기 위한 조직과 사업 과정의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배터리를 예로 들면 ‘핵심 광물 공급망’은 광물로부터 리튬, 니켈 화합물 등의 원재료를 얻기까지의 연결 구조다.
새해를 맞은 지금, 지난 2022년은 핵심 광물 공급망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중국이 독주하는 공급망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필두로 핵심 광물 공급망의 재편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시장에서의 중국산 배터리 광물과 원료 퇴출, 그리고 자국 중심의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캐나다는 지난해 11월, 자국 리튬 산업에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철회 명령을 내렸다. 니켈, 코발트 생산 및 제련 분야의 5위권 국가로서 중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리튬 부국인 칠레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는 ‘리튬판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연상케 하는 리튬 삼각주를 구성하며 자원산업 국유화를 선언했다. 인도네시아는 원광 수출을 금지하며 자국 내 ‘자원 생산-제련-배터리 공급망 산업’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자원 보유국에서 시작해 중국의 가공과 원료 생산, 한·중·일 배터리 제조 및 전기차 생산으로 이어지는 기존 공급망은 이제 ‘탈중국화’를 기치로 한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럼 한국은 어떠할까. 한국 또한 중국에 배터리 원재료를 의존하는 정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중심으로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에너지평가원, 한국자원공학회,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정책 발굴과 산업 기반 조성에 협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배터리 제조사 등이 참여해 배터리 산업 공급망을 강화하기로 했고, 포스코를 중심으로 산업계에서도 핵심 광물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국내 리튬 생산 계획을 발표하는 등 상업적 생산 진입을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세계를 선도하는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 조성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핵심 광물 공급망의 구축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새해는 ‘검은 토끼의 해’다. 필자가 연구하는 광물들도 대부분 검은색을 띠고 있어 더욱 정겹고 좋은 일들을 암시하는 것 같다. 광물자원 전주기 분야 연구자로서 2023년이 핵심 광물 공급망의 확보를 향한 그동안의 노력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해가 되길 바란다.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 주도의 배터리 광물이 개발되고 그것과 연계한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배터리 원료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모습을 꿈꾼다.
두려움과 실패도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고 여기는 당찬 포부와 끊임없는 노력이 동반된다면 2023년이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의 원년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활용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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