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발렌시아가' 슬그머니 유한책임회사로…韓매출 비공개 전환

배지윤 기자 2023. 1. 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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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보테가베네타·발렌시아가 등 인기 명품 브랜드의 한국 법인이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테가베네타코리아와 발렌시아가코리아는 지난해 10월 법인 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는 등기를 완료했다.

또 지난해 11월 부쉐론·포멜라토 등 명품 주얼리를 전개하는 회사 케어링와치앤주얼리코리아(전 부쉐론코리아)도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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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부쉐론 등 케어링그룹 산하 韓법인 줄줄이 전환
유한책임회사 공시 의무 없어…실적 공개 회피 수단으로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지난해 하반기 보테가베네타·발렌시아가 등 인기 명품 브랜드의 한국 법인이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많게는 수천억의 매출을 올리지만 외부 감사와 공시의무는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책임회사는 실적뿐 아니라 배당금·기부금 공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테가베네타코리아와 발렌시아가코리아는 지난해 10월 법인 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는 등기를 완료했다.

또 지난해 11월 부쉐론·포멜라토 등 명품 주얼리를 전개하는 회사 케어링와치앤주얼리코리아(전 부쉐론코리아)도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 이들 기업은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사라진다.

이들 법인의 공통점은 글로벌 3대 럭셔리 기업인 '케어링그룹'이 전개한다는 점이다. 케어링그룹의 대표 명품 브랜드 구찌코리아도 2020년 10월 일찌감치 유한책임회사로 변경했다.

유한책임회사 꼼수는 2019년부터 시행된 신외감법(주식회 등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통한다. 신외감법은 자본금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이 감사보고서를 공개 의무가 있는데 유한책임회사는 여기서 자유롭다.

주로 글로벌 기업들이 공시 의무를 피하고자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다. 글로벌 명품 기업들과 아디다스·디즈니 등 우리나라에 진출한 인지도 높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같은 형태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물론 배당금과 기부금 지출 공개를 꺼리는 외국계 기업의 회피 수단인 셈이다.

이들 기업이 매출과 영업익 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가격인상의 적정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여서다. 여기에 국내에서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고 본사에 배당하는 명품 기업들이 기부금엔 인색하다는 비판도 피할 수 있다.

실제 명품 기업들은 연간 한국 시장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기부금에 인색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유안책임회사로 전환한 발레시아코리아의 2021년 매출은 1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2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부금은 9200만원에 그쳤다.

보테가베네타코리아와 케어링와치앤주얼리코리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보테가베네타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8%씩 증가한 2333억, 117억원을 기록했다. 케어링와치앤주얼리코리아도 매출 635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이다. 매출은 160%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25% 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기부금은 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기업들이 경우 실적 공개를 꺼려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뒤 실적 공개를 회피하고 있다"며 "감사품질 향상을 이유로 전면 개정한 외감법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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