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북',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류 바람 이끌까 [신년특집-출판]
한국어 배우기 열풍 한국 책 관심 확대 기여 기대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3년 세계 경제에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국내 경기도 흐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쉽지 않은 대내외 환경 속에서 출판업계가 검은 토끼의 해인 올해 '계묘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교보문고의 '2022년 연간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출권수는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여행 분야가 50% 가까이 급성장, 성장을 견인하며 나름대로 호성적을 거뒀다. 2023년에는 전 세계가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돌입하고 각종 관련 규제도 완화해 그동안 위축돼왔던 여행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여행서에 대한 관심도 계속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힘든 시기인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힐링서와 자기계발서 역시 인기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불편한 편의점'(김호연)은 사람들의 고단한 삶에 위안과 위로를 주며 밀리언셀러(백만부)로 등극한 바 있다. 자기계발서인 '역행자'(자청)도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2023년 출판 및 문학계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한국 출판물이 한류의 바람을 계속 타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인가다.
지난해에는 OTT 서비스를 책과 연결시키는 출판사들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국제 문학상 후보 선정 및 수상 등으로 탄력을 받으며 한국 관련 문학의 영번역서의 판매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정보라의 '저주토끼'(Cursed Bunny)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에 대한 관심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는 애플TV+(플러스)에서 인기몰이 후 원작 소설의 판매량도 급증,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바 있다. 또 한 명의 한국계 미국인 미셀 자우너의 'H마트에서 울다'(Crying in H Mart)가 눈에 띄었다.
국내 인기 작가인 조남주, 한강, 신경숙의 새로운 영문 번역판도 출간을 앞두고 있어 한국문학을 외국어로 번역한 도서의 인기는 2023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본집·각본집의 인기 역시 태플릿폼에서 인기를 거둔 콘텐츠를 출판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대본집·각본집의 출간과 판매는 지난해 176.9%의 큰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추세는 K-컨텐츠 열풍과 더불어 2023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과거에는 영화, 드라마, 유튜브에 이어서 수많은 콘텐츠 플랫폼들이 독자들의 눈을 책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으나, 최근에는 출판업계가 이를 거꾸로 활용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그림책은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분야 중 하나다. 그림책이 아동들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성인들까지도 독자층으로 포용한 점이 최근의 가장 큰 변화다. 이 가운데 역량 있는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들이 세계 출판계에서 인정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그림책 시장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3월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일이었다. 지난 2020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도 6월 미국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그림책 시장은 짧은 역사에 비해 빠르게 성장세를 보여줬다.
MZ세대의 아트컬렉팅이나 아트테크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 출판계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이건희 컬렉션'과 같은 전시 연계 도서의 판매가 높았다. 2023년에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지난해에 이어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이러한 트렌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오디오북에 대한 기대가도 크다.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 오디오북은 지난해 연말 결산 보고서를 통해 오디오북 앱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2021년(270만 건) 대비 1.2배 성장한 325만건을 기록, 오디오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즐길 만한 콘텐츠가 대폭 늘어나면서 월 11시간(2021년)이었던 1인당 평균 재생시간도 월 18시간으로 1.6배 늘었고, 총재생시간도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책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유럽,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11개국에서 한국 책 홍보 행사를 개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문체부와 출판진흥원은 앞으로도 재외 한국문화원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책의 우수성과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른바 한류 콘텐츠의 확산을 출판 한류가 뒷받침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책은 문화적 창의성의 원천이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산업"이라며 "한국 책의 매력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려 한국의 이야기가 세계인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한류의 외연을 넓혀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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