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월급 100만원에 모포·포단 대신 이불… 軍 새해 달라지는 것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의 해가 밝았다.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적 도발엔 압도적으로 대응한다'는 국군 장병들의 임무엔 변함이 없으나, 그들에 대한 국가의 보상은 좀 더 강화된다. '과학기술강군'을 뒷받침하기 위한 육해공 등 각 군의 지원책도 확충된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작년엔 67만6100원이었던 현역 병장 월급이 올해 100만원으로 증액됐다. 상병은 61만200원에서 80만원으로, 일병은 55만2100원에서 68만원으로, 이병은 51만100원에서 60만원으로 올랐다.
병사들이 전역할 때까지 매월 적립하는 '내일준비적금'에 대한 정부지원금(내일준비지원금)은 병장 기준 월 최대 14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었다. 병장은 올해 월급과 지원금을 합해 월 최대 130만원을 받는 셈이다.
병장 기준 월급과 내일준비지원금(월 최대 액수)은 △2024년 125만원과 40만원 △2025년 150만원과 55만원 수준으로 더 오를 예정이다.
또 기존 8~10인실 병영생활관은 올해부터 화장실이 갖춰진 2~4인실로 순차 개선된다. 모포·포단 등 병사들의 침구류도 올해 상용이불로 전면 교체하고, 6종이 보급돼온 방한복은 3종의 고기능성 피복으로 바뀐다.
단기복무 간부들의 처우도 개선된다. 장교 기준으로 작년까지 600만원이던 단기복무 장려금은 올해 900만원으로, 부사관은 50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데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간부 지원율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병 봉급 인상 규모를 고려해 2027년까지 단계적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시간도 지금보다 더 확대될 전망이다. 작년 6~12월 6개월 동안 각 군별 2~3개 부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유형의 휴대전화 사용시간에 대한 시범운영을 한 결과가 올 상반기 중 도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앞서 현역병 기준 △아침 점호 이후~오전8시30분과 오후 5시30분~9시 시간대의 '최소형' △아침 점호 이후~오후 9시의 '중간형' △24시간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자율형' 등 3개 유형의 병사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시범운영했다.
병사들은 이 가운데 '자율형'을 선호하고 있으나, 이들을 통솔·관리하는 간부들의 경우 '중간형'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선 부대에선 '최소형'에 가까운 형태로 병 휴대전화 사용시간이 운영되고 있다. 다만 군 당국의 병사 휴대전화 사용시간 확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 시기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해·공 등 각 군도 올해 장병들의 근무여건 개선, 그리고 이들의 군 생활뿐만 아니라 전역 후 미래를 고려한 정책들을 준비했다.
육군은 2023년을 '급식 혁신의 해'로 만든다는 각오다. 메뉴 편성과 식자재 조달, 조리인력, 기구 운영, 급식 방법 등 급식체계 전반을 개선한 '더 좋은 병영식당'을 작년 297곳에서 올해는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2026년까진 약 12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육군은 또 올해부터 주·부·후식비를 기본급식비로 통합해 단일 예산 사업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급식예산 집행과 결산 효율성을 높이고, 각 부대가 장병들 기호에 맞는 식단을 편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육군은 부대 위생을 위해 병영생활관에 지급한 에어컨 총 6만9000여대의 청소비를 대당 7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4400여대를 지급한 상업용 세탁기·건조기는 올해 2배에 가까운 8600대를 신규 보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육군은 전투력 향상을 위해 올해 개인화기·조준경 등에 활용하는 워리어 플랫폼 22만6000여점을 보급한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워리어 플랫폼 지급률은 54%로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워리어 플랫폼 부대 장병들에겐 새 방탄헬멧 4만6000여개도 신규 보급한다.
전시 장병들의 생명을 담보하는 전투용 응급처치키트는 올해 모든 육군부대에 보급된다.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해 중대별로 1개씩 지급하던 폭염 응급키트는 올해 소대별 보급으로 변경해 총 1만7000여개를 보급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부대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육군은 올해 5개 스마트부대로 신설하는 한편, 9개 사단에 영상통합 공유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안전관리에 도움을 줄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는 2만여대를 추가 보급하고, 최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육군 체력관리시스템'은 올해 구축을 완료할 방침이다.
해군 장병들도 올해 더욱 맛있는 급식을 먹을 수 있을 전망이다. 작년까진 육군 군수사령부에서 각 군 급식 품목 소요를 종합한 뒤 조달했으나, 올해부턴 돈가스, 탕수육, 치킨가스, 미트볼 등 1500여개 품목을 해군에서 자체 조달하기 때문이다.
해군은 '기술군'으로서 우수 부사관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현재 2곳에서 운영 중인 부사관 학군단도 늘릴 예정이다. 올해 중 국방부 승인을 거쳐 2024년 4개교 160명, 2026년 6개교 240명, 2028년 320명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목표다.
해군은 또 6개 군사특기에만 한정됐던 부사관 모집 특별전형을 올해 27개로 확대한다. 특별전형은 산업기사 이상 자격증 소지자에 대해 필기시험을 면제해주는 선발제도다. 해군은 군사특기 확대가 우수 부사관 인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과학기술강군' 육성을 위한 군사교육도 더 확대된다. 해군사관학교는 작년에 개설한 인공지능(AI) 학과에 이어, 올해는 융합전공학과 추가 신설을 추진한다.
해군은 올해부터 간부 필수 보수 교육시 AI 소양교육 시간을 2시간에서 8시간으로 확대하고, 지휘참모·고등군사반 과정에 '첨단과학기술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해군은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진행하는 AI 분야 국외연수 인원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확대한다. 미 뉴욕 소재 빅데이터 전문기업에서 진행하는 국외연수 인원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해군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이 완성되면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장교·부사관 모병활동에 나설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정보기술(IT) 환경에 익숙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인재 획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도 국방부 사업과 연계해 △병사식당 급식시스템 개선 시범사업 지속 운영 △병영생활실·간부숙소 개선 △영내자 급식비 인상 및 증·특식비 인상 등 장병들의 근무여건 향상정책을 준비했다.
공군은 간부 선발제도도 올해 한층 발전시킬 계획이다. 작년에 도입한 비대면 화상면접과 시범운영한 AI 면접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병행 운영한다. 여기에 국민체력 인증 4개 종목(앞으로 굽히기, 윗몸일으키기, 악력, 20m 왕복달리기) 가점제 평가와 한국사 자격증 가점제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공군은 또 올해부터 예비 장교 후보생을 확대 선발하고, 2·8월 등 대학교 졸업시기를 고려한 입영시기 선택제도를 신설한다. 예비 장교 후보생 제도는 국내 4년제 대학 1~3학년 재학생 중 우수자를 사전에 선발해 졸업 후 장교로 임관시키는 제도다.
공군은 개인 맞춤형 취업정보 알림 서비스도 올해 본격 시행한다. 서비스 수신을 희망하는 전역(예정) 장병은 3년간 군내외 희망직종 총 100여개의 취업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신청은 공군본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정보는 개인별로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발송된다.
이밖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올해 2월28일~3월5일 호주 멜버른 아발론 공항에서 열리는 '2023 호주 아발론 국제에어쇼'에 처음 참가한다. 블랙이글스는 우리 군사 외교사절로서 타국 공군과의 우호 증진은 물론 'K-방산' 우수성을 알리는 데도 역할을 하고 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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