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韓산업·濠자원은 미래 동맹…계묘년 함께 발돋움"

황덕현 기자 2023. 1.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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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패권, 호주는 지금] ①사이먼 크린 호·한 경제협력위 회장
이차전지 핵심 리튬 생산 55% 독주…"美·中처럼 극단 전략 안돼"

[편집자주] 2010년대 전세계 석탄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세계적 에너지 강국을 자임해온 호주가 체질을 바꾸고 있다. 지난 2020년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그린수소를 비롯해 풍력과 태양광 등 친환경·재생 에너지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자연 환경에 더불어 정책·기술 전환을 통해 21세기 아태 지역 에너지 패권 국가로 체질을 개선 중인 호주의 현장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청사진을 찾아봤다.

사이먼 크린 호한경제협력위원회 회장이 지난해 11월29일 호주 시드니 무역투자진흥기관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시드니(호주)=뉴스1) 황덕현 기자 = "철강과 무공해차 등 한국의 주요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호주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력은 필수적인 선택입니다. 자원 동맹(Resource alliance)은 갈수록 첨예하게 중요해질 겁니다."

사이먼 크린 호주-한국 경제협력위원회(AKBC) 회장은 지난해 연말 호주 시드니 무역투자진흥기관 오스트레이드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이먼 회장은 호주 연방정부의 통상 장관 출신으로 한국-호주 경제협력위원회(KABC)를 이끄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카운터 파트너다. 지난 2001년에는 현재 집권 여당인 노동당의 당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사이먼 회장은 계묘년 새해를 앞두고 호주와 한국의 기업이 더 밀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호주가 주도하고 있는 리튬, 그린 수소, 태양광 발전 등을 언급하며 "원자재와 에너지 수출에 강점이 있는 호주와 제조·가공에 역량 있는 한국은 최상의 탈탄소 방식을 모색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의 리튬 매장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 생산량은 전 세계의 55%, 사실상 과점 중이다.

우리로서는 미래 먹거리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 호주와 교역 강화가 필수적이다. 리튬은 이차 전지 관련 핵심 광물이고, 전기차 핵심 광물인 니켈이나 코발트도 각각 세계 2위 매장량을 차지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관계가 중요하다.

사이먼 회장 말처럼 우리나라에선 이미 호주 기업과 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호주 증시에 상장된 광물 기업 ASM(Australian Strategic Materials)은 지난해 5월 충북 오창에 한국 생산법인 KSM메탈스를 준공했다. KSM메탈스는 ASM이 채굴한 네오디뮴-철-붕소와 티타늄 합금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로위나 스미스 ASM 대표는 "이외에도 호주 본토에서 희토류 원광을 생산해 청주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 현대 엔지니어링에 납품하는 EPC 관련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말했다. EPC계약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진행한 뒤 인도하는 '일괄 수주 계약' 방식 중 하나다.

역으로 한국에서 호주로 진출해 한호 연계 사업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도 호주 통신기업 텔스트라와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 거래계약(PPA)을 맺고 전력을 공급하게 됐다. 아크에너지는 호주 사업을 위해 현지업체 에퓨런을 인수하기도 했다.

사이먼 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희토류 등 전략 자원을 놓고 사실상 '무역 전쟁'을 벌이는 것을 언급하며 "한국이나 호주 입장는 (국제적인 위치에서) 극단으로 치닫을 필요가 전혀 없다. 한국은 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호주같은 '유사 입장국'을 많이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호주는 각각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향후 진영간 갈등이 심화할 경우 우리나라 미래 주력산업인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를 위해서 '아군'을 보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호주 서호주주(州) 퍼스 인근에 있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전경. 이곳은 2021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니켈 수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사이먼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43차 KABC 경협 회의에서 최 회장과 면담했다. 최 회장은 방호 기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만나 우리나라의 재생 에너지 기술과 그린수소 생산 기술, 수소환원제철 등에 대해 논의했다

KABC를 이끄는 포스코그룹은 이미 호주에서 철광석이나 리튬, 니켈 등 자원 개발을 위해 4조원 이상을 투자한 상태다. 사이먼 회장은 "양국간 B2B를 강화해가야 한다"며 "전통의 에너지 교역 뿐만 아니라 우주 산업, 바이오·제약, 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경우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계묘년에 전략적 동반자로서, 아태 지역 패권 국가로 함께 발돋움하자는 것이다. 사이먼 회장은 앤서니 호주 총리와 함께 올해 한국을 방문해 전략 광물의 교역에 대해 정부 및 관련 업체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호주 워클리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22년 한호 언론교류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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