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곤이 아내에게 들은 손흥민 이야기
안양 KGC인삼공사는 3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7-68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19승 8패를 기록한 KGC인삼공사는 최소한 3라운드 종료 기준 2.5경기 차 1위로 기분 좋게 2022년을 마무리했다.
1위와 2위의 맞대결이었음에도 전력 차이가 크게 느껴질 정도의 승부였다. 2쿼터 중반부터 KGC인삼공사는 경기 주도권을 잡았고, 3쿼터 한 때 20점 차이까지 앞섰다. 4쿼터 중반 이후 조금 흔들렸지만, 승리에는 지장이 없었다.
KGC인삼공사가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비와 리바운드였다. 오마리 스펠맨이 이날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두드러졌다. 스펠맨은 16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록을 기록했다. 여기에 문성곤이 3점슛 3개 포함 15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문성곤은 “1-2위간 경기인데 맞대결에서 이겼고, 중요하게 여긴 경기에서 이겨서 배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진다면 4라운드부터 1위 자리를 지키기 더 어려워질 수 있었다. 문성곤은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는지 묻자 “사실 상대팀을 준비하기보다 우리 농구를 조금 더 준비했다. 우리 농구만 잘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진 걸 좀 더 정확하게, 강하게 만들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며 “물론 상대팀 분석을 안 한 건 아니다. 패턴 분석을 하면서 수비 연습도 많이 했다”고 답했다.
1위를 독주하던 KGC인삼공사는 2라운드 막판부터 2승 5패로 부진하다가 3연승으로 반등했다.
문성곤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팀도 그렇지만, 상대도 우리를 분석해서 우리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게 우리 팀에 먹혔다고 여긴다.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끼리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가 원래 잘 하는 수비부터 하자고 했고, 그게 잘 맞아떨어지니까 공격도 잘 풀린다”며 “새로운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께서 바뀌셔서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 중이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단기간에 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시즌 준비도 늦었다. 라운드가 지날수록 더 좋아질 거다. 제일 중요한 건 우리는 수비로 이기는 팀이라서 선수들 모두 그 점을 중점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KGC인삼공사는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에서 14-7로 앞섰다. 문성곤이 이날 공격 리바운드 4개를 잡아내며 흐름을 KGC인삼공사로 가져왔다.
문성곤은 공격 리바운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올해 기복이 심했다. 몇 경기 반짝했다가 몇 경기 안 좋은 기복이 심했는데 너무 생각이 많았다. 내가 안 되나? 중요한 FA(를 앞둔)시즌인데 내가 안 되고, 이대로 성장이 멈추는 건가? 코치님께서 네가 잘 하는 게 뭐냐고 물어보셔서 자신있게 리바운드라고 했더니 그거부터 하면 네가 신나게 뛸 거라고 하셨다. 오늘(31일) 그렇게 마음 먹고 뛰었고, 좋은 방향으로 갔다”고 했다.
수비에서는 최고라고 인정받는 문성곤이 공격까지 잘 하면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
문성곤은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제일 열심히 해야 한다. 와이프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와이프(곽민정)가 축구 선수(축구 예능 골때리는 그녀들 출연)가 되어 있어서 축구 경기를 많이 본다. 자기는 손흥민 선수 경기를 보면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뛰는 걸 본적이 없다고 하더라”라며 “나도 그랬던 시즌이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안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되든 안 되든 못 하든 잘 하든 열심히 뛰어보자며 하고 있다”고 했다.
2023년을 맞이하는 문성곤은 “내 스스로 더 열심히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스스로 나태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스스로 다그치는 편이데 덜 다그쳤나 싶기도 하다. 안 다치고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며 좋겠다”며 “늘 말하는 건데 내가 목표로 삼으면 잘 안 되더라. 흘러가는 대로 순리대로 하고 싶다”고 바랐다.
#사진_ 윤민호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