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기술]④ 첨단기술로 질주한다…자율주행 3단계 G90 '포문'

이세현 기자 2023. 1. 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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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현대차그룹, 올해 G90 출시로 3단계 상용화
배송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입법 미비는 우려
현대차·기아가 서울 강남 지역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카헤일링 시범 서비스 로보라이드 차량이 테헤란로 일대를 주행하는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자율주행 기술이었다. 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가 오토파일럿과 FSD(풀셀프드라이빙)를 내세워 상용화 시대를 열자, GM과 포드, 애플 등도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운전자가 자동차 핸들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성공하면 단숨에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 문제는 개발 과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다. 최근 포드·폭스바겐의 투자를 받던 자율주행 업체 아르고AI가 사업중단을 선언한 것도 결국 수익성이 이유였다.

후발주자임에도 글로벌 기업들을 빠르게 뒤쫓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올해 3단계 자율주행차 출시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상용화를 향해 질주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년 자율주행 3단계 적용한 제네시스 G90 출시로 '포문'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제네시스 G90을 출시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G90이 출시될 경우 독일 벤츠와 일본 혼다에 이어 전세계 세번째로 출시되는 3단계 자율주행 차량이 된다.

자율주행 단계는 비자동화 단계인 0단계에서 완전 자동화 단계인 5단계까지 6단계로 나뉜다. 업계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4단계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으로 보고 있다.

G90에 탑재되는 3단계 기술은 운전자가 비상시에만 개입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다. G90은 전면부에 라이다 등 최신 기술을 탑재해 시속 80㎞ 까지 레벨3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지난해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자율주행 최고 속도를 시속 60㎞에서 80k㎞로 높이면서 일정을 올해 상반기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G90을 통해 3단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 이후 4, 5단계 자율주행차를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SDV(software defined vehicle·SW 중심의 자동차) 개발 체계로의 전환을 발표하고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위해 2030년까지 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총 18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경기도 수원 주상복합 단지 ‘광교 앨리웨이’와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실증사업을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현대차그룹 제공) 2022.12.13/뉴스1

◇자율주행은 차만?…배송로봇, 원격지원 등 다양한 신기술도 개발 중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외의 분야에서도 자율주행 기술 적용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경기도 수원 주상복합 단지 '광교 앨리웨이'와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쇼핑센터에서 주문한 음식을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하고 투숙객들이 주문한 어메니티(무료 소모품 및 서비스용품)를 방문앞까지 배달해주는 형태다.

배송로봇은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 기반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화된 경로를 찾아 물건을 배송한다. 현대차그룹은 추후 대형 리조트 등 다양한 공간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토피아와 함께 원격지원 솔루션(RMA)을 개발 중이다.

RMA는 무인 모빌리티를 원격으로 이동하거나 경로를 재수정하는 기술이다. 로보택시 사업자가 운행현황을 모니터링하다가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제어권을 넘겨 받고, 상황실의 관리자가 화면을 보면서 모빌리티를 제어하는 형태다.

RMA는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시장을 선제적으로 겨냥한 신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 진입하면 RMA처럼 무인 모빌리티 시장의 서비스 영역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통해 상암, 서울 청계천에서 자율주행 셔틀 운행도 시작했다.

지난 2021년 11월 서울시로부터 유상운송 1호 면허를 받은 포티투닷은 3개월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시민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차 서비스에 들어갔다. 포티투닷은 다양한 모빌리티를 운행하면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내부순환로 정릉터널에서 열린 터널 내 차량 화재 사고 대비 유관기관 합동 소방 훈련 중 주관기관인 서울시설공단 관계자가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2022.9/2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사고나면 책임은 누가지나…입법 미비 우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제도적 장치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현재 자율주행차 운행시 시스템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피해자는 보험사를 통해 우선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행과정에 개입하게 되는 운전자, 제조사, 통신사, 소프트웨어 제작사 등 중에서 누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민·형사 책임 법규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사고에 대한 책임 관련 법규 정비가 주 내용이다.

공단은 용역을 발주하면서 "현행 법제는 대체로 자동차 운전에 인간의 개입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자율자동차 운행시 이에 부수한 사고 조사 관련 법제 및 책임관계의 문제, 통신 장애 등 일단 유사시 운전자 내지 시스템조작자의 적정 조치의무 부과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주요 내용은 합리적인 자율주행차 사고유형 및 책임관계 개념 정립, 자율주행차 사고시 보장을 위한 보험제도 개선방안 마련,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사고조사위원회의 역할 강화 방안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올해부터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입법 정비가 너무 늦은 측면이 있다"며 "책임 주체와 범위, 보상 체계 등이 신속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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