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실상 핵보유? 中 대만 침공?…올해 글로벌 위기 전망①
中 대만 침공 가시화?…"가능성 낮지만 美 의회가 변수"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유럽 대륙을 전쟁터로 만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해를 넘어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동북아시아 정세도 불안정하기만 하다.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 분석을 토대로 2023년 국제사회를 덮칠 위기를 두 편에 나눠 알아본다.
◇이란 사실상 핵 보유?…"핵 무기 생산 시간 0에 수렴"
애틀랜틱 카운슬이 꼽은 11가지의 위기 중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즉 가장 위험한 상황은 이란의 핵 보유다.
부시·오바마·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 및 정보 관료로 일한 핵 전문가 매튜 크로니그는 "2023년 이란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넘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 관련 시설과 우라늄 변환 역량 등을 고려할 때 핵무기 생산에 본격 착수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인 '질주시간(dash time)'이 불과 몇 주 수준으로 줄었다고 추정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강화함에 따라 이 질주시간은 곧 0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란은 최근 우라늄 농축 능력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유엔 핵 감시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최근 중부 나탄즈 핵연료 농축시설(FEB)에 설치한 고급 IR-6 원심분리기의 세 가지 캐스케이드(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설비) 또는 클러스터 중 세 번째가 이제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외교관들은 IR-6가 가장 발전한 형태의 원심분리기라고 입을 모은다. IR-6는 1세대격인 IR-1보다 농축 속도가 10배 정도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AEA는 지난해 6월 이란이 나탄즈 공장에서 IR-6 원심분리기를 갖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1년 넘게 IR-6 원심분리기를 활용해 나탄즈 핵시설에서 순도 60%의 우라늄을 농축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우라늄 농축 수준이 20%를 초과하면 무기급으로 간주한다. 통상 핵무기 사용을 위해선 약 90% 수준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IAEA는 지난해 5월15일 기준 이란의 총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3809.3kg으로 추산한 바 있다. 당초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규정한 이란의 농축우라늄 비축 한계치는 202.8kg이다.
앞서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JCPOA를 일방 탈퇴하고 제재를 부활시킨 2018년 이후 우라늄 농축 순도를 높였는데, 합의 복귀 압박 차원이지 핵무기를 추구하는 건 아니라고 부인해왔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JCPOA 당사국은 지난해 4월부터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테러조직 지정 철회와 제재 부활 방지 보증 조항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은 교착 상태로 접어들었다.
조 바이든 정부는 JCPOA 복원 협상이 사실상 사망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미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탄압한 이란 기관과 인사 등을 제재하면서 핵 합의 협상 동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아울러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하는 것도 동력 상실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란이 핵 보유는 이란에 적대적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좌시할 수 없는 이슈이다. 향후 이를 둘러싸고 중동의 정세가 요동치고,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하체림 공군기지에서 열린 공군 조종사 과정 졸업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최근 몇 년 동안 대비 태세를 크게 강화했으며,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며 "2~3년 안에 당신은 동쪽 하늘을 가로지르며 이란의 핵 시설 공격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OP27 사실상 무용?…기후위기 가속화
또 다른 가장 가능성 높은 위기는 기후변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글로벌 환경 및 사회적 위험 관리자이자 플로리다주(州)의 에너지·기후위원인 케이시 보그만 맥레오드는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합의에 따라 기금을 마련하고 이를 지출할 계획을 세우려면 막대한 국제적 행동과 행동이 필요하다"며 "그것은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통제하는 이미 느린 속도를 더 늦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6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개막한 COP27에서는 기후변화로 손실을 입은 취약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 조성이 타결됐다. 다만 기금 성격, 재원 마련 방안, 운영 방식 등에 대해선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선진국-개발도상국 인사로 구성된 준비위원회가 내년까지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라, 사실상 구체적인 기금 운영안은 다음 COP인 COP28에서나 결론 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맥레오드는 "COP28가 돼서야 국가 및 기업 대표들이 나타난다면, 우리는 이번 세기에 지구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 섭씨 1.5도 상승한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195개국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도(가능할 경우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시화?…"가능성 낮지만 美 의회 구성이 변수"
애슬랜틱 카운슬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낮게 추정하면서도, 올해 공화당이 미국 하원을 장악하며 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동아시아 국가정보부 차관으로 재직한 데이비드 슐만은 "중국이 대만을 중국 본토와 통일하려는 심각한 징후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미국 정책 입안자들의 조처가 스파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의 방어와 대만 독립에 대한 미국의 수사적인 지원 등은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며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반응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보였던 반응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대만의 전력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 대만 앞바다에 보복 조치 등을 꼽았다. 또 중국이 대만의 경제나 지역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봉쇄' 조처를 가할 수 있고, 이는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슐만은 "2023년 대만을 둘러싼 제3차 세계대전은 가능성이 낮지만, 미국의 결의를 시험하고 가까운 장래에 전쟁 위험을 높이는 심각한 교착 상태가 될 가능성은 높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섬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거나 군용기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대만을 지지하는 뜻을 재차 밝히며 대만 문제가 미중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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