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첫날에도 '하루 1000여통' 상황실 지키는 고훈 소방교

정다움 기자 2023. 1.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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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계묘년의 첫날이 밝았다.

검은토끼의 해인 새해 첫날에도 지역공동체의 안전과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누구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지난 29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소방본부 상황실에서 만난 소방교 고훈씨(31)는 '새해 첫날부터 당직인데 심정이 어떻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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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광주소방본부 상황실을 가다
학동참사·화정 아이파크 붕괴 당시 근무…'지역 사건 산증인'

[편집자주] 2023년 계묘년의 첫날이 밝았다. 검은토끼의 해인 새해 첫날에도 지역공동체의 안전과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누구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시민들의 발이 돼 주는 광주 지하철 기관사와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처 주무관, 지역민들의 구조와 안전을 책임지는 광주소방본부 상황실 근무자들이 바로 그들. <뉴스1>은 계묘년 새해를 맞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새해 첫날을 맞은 이들을 만나 지난 1년을 돌아보고 한해 소망을 듣는 인터뷰 시리즈를 3편 연속 게재한다.

지난 29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소방본부 상황실에서 고훈 소방교가 근무를 하고 있다. 2022.12.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계묘년 첫날 당직이요? 응급 상황은 연말과 연초를 구분하지 않는걸요."

지난 29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소방본부 상황실에서 만난 소방교 고훈씨(31)는 '새해 첫날부터 당직인데 심정이 어떻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차분하면서도 결의에 찬 목소리도 "상황실은 광주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 사고가 취합되는 곳이다"며 "신고자의 짧은 통화로 정확하고도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는 주중과 주말, 공휴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며 "모든 소방관이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1월1일부터 현재까지 상황실 소속 반장으로 근무하는 고씨는 계묘년이 접어들며 5년차 소방관이 됐다.

일선 소방센터에서 현장 출동 구조대원으로 근무하다 사건을 가장 먼저 접하는 상황실의 매력에 빠져 자원했다고 한다.

업무 특성상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을 내리 근무해야 하지만, 소방관이라는 자부심과 '시민 안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상황실로 걸려 오는 신고 전화는 1000여통.

오인 신고일 가능성도 있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어 그는 업무 책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고씨는 "업무시간 9명의 동료와 신고를 받으니 1명당 110통의 전화를 받는 셈이다"며 "이 때문에 상황실 근무자들에게 목캔디와 물은 필수품이다"고 미소지었다.

지난 29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소방본부 상황실에서 대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2022.12.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지난해에는 예기치 못한 경사도 있었다. 이성 친구와 백년가약을 맺어 가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교대 근무 특성상 식사는 내부에서 해결해야 하고,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고씨는 "배우자가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멋지게 생각한다"며 "항상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배우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올해도 떡국은 같이 못먹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새해 희망하는 바로는 '인명피해가 없는 광주'를 손꼽았다.

그는 지난해 6월9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참사'와 지난해 1월11일 6명이 사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당시 상황실 근무자였다.

고씨는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적어도 인명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또 "소방관들은 시민분들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신체적, 심적 힘듦이 사라진다"며 "지금 이 순간도 어느 사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을 모든 소방관도 힘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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