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증시전망] ④“코스닥 600까지 하락할 수도… 이차전지·엔터 유망”
증권사들, 코스닥 지수 600~900 사이 전망
2023년 코스닥지수가 600포인트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1000선에서 출발해 연말 680 부근에서 마감한 코스닥지수가 새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또 한 해 동안 코스닥지수가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지난해 고점인 1000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도 예상됐다. 증권사들은 코스닥지수가 오르더라도 최고 90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비즈는 국내 17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2023년 증시 전망을 조사했고, 이중 9개 증권사가 올해 코스닥지수 예상 범위(밴드)를 제시했다.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코스닥지수 하단 평균은 633포인트였고, 상단의 평균은 823였다. 지난해 코스닥지수가 650~1000 수준에서 움직인 것을 고려하면, 지수 변동폭은 전년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지수, 최고 900포인트 전망...”금리인상 꺾여야 시장 반등”
밴드 상단 기준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는 IBK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코스닥지수 예상 밴드로 600~900포인트를 제시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지수 상단을 900선까지 열어뒀다. 코스닥시장이 반등하려면 결국 기준금리가 꺾여야 한다고 내다봤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기준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코스닥시장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금리인상 중단 신호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은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성장주들이 대거 몰려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할인율이 높게 매겨졌고 주가도 크게 떨어진 탓이다. 이에 시중금리를 하향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증시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원태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코스닥지수 상단을 745포인트로 제시하며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이 나와야 코스닥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내놓자 단기자금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던 사례가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재정 투자가 늘어야 중소형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동의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3년 코스닥 예상밴드로 최저 650포인트에서 최고 770포인트로 추산했다. 올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2년 후 수익성이 먼저 반영돼야 증시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상 12개월 선행 실적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추정하기에, 2년 후 시장이 좋아질 거란 숫자가 나와야 올해 증시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경기 회복 신호가 나온다면, 기업가치가 탄탄한 기업 중심으로 강하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꾸로 말하면 시장 하락기에는 유가증권시장 대비 낙폭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코스닥시장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하려는 기업들이 있어 이들이 빠져나가면, 코스닥시장 전체가 부진할 수 있다고 봤다.
◇ “이차전지·배터리 유망...IT 불확실성 해소”
올해 코스닥시장 내 유망 업종으로는 이차전지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신재생에너지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총 5곳에서 이차전지 업종이 유망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이차전지 업종이 하락하고 있지만, 단기적 조정 구간이라고 해석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대중화 방향은 바뀌지 않았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전기차 성장에 대한 의심보다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타격, 테슬라 급락에 따른 시장 충격 여파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장이 커질 땐 성장 단계에서 데스밸리(사업화에 실패하는 시기)를 지나곤 하는데, 모든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면서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IT업종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 둔화에 따라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지만 시기를 전체로 넓히면 오히려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경기 둔화 이후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한다면, 다시 IT기기 수요가 늘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방어주 성격을 지닌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 코스닥기업들의 크레딧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어 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 위주로 눈여겨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윤원태 자산전략팀장은 이런 근거에 따라 필수소비재 업종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이밖에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게임, 엔터 등도 2023년 코스닥 유망 업종으로 거론됐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 :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원태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전 리서치센터장),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상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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