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증시전망] ③주식으로 5% 수익 내기 어려워… “채권 투자해라”
통화 긴축 마무리되면서 시장 금리 하락 예상
세계 경기 둔화와 지속되는 통화 긴축으로 올해도 주식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이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2022년 채권 시장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으로 상당한 약세를 보였지만,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채권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채권에 투자해 5% 안팎 수준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라는 조언이다.
조선비즈가 국내 1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2023년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질문한 결과, 응답하지 않은 2곳을 제외한 15곳 중 9곳이 채권을 선호하거나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주식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상반기에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기대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투자 자금을 채권에 80, 주식에 20 비중으로 배분할 것을 추천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권 금리도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한 강도 높은 긴축이 추진된 결과, 채권 가격은 큰 폭 하락했다. 지난해 연초 연 1.0%였던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월 연 1.25%로 한 차례 인상됐다. 그리고 미국 통화 당국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자 4~5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가 인상됐는데 7월에는 금리 인상 폭이 0.5%포인트로 더 높아졌다. 한은은 지난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3.25%까지 끌어올렸다.
시중 금리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연초 연 1.3%였던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연말 연 4.0%를 넘었고, 신용등급 AA-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연 2.4%에서 연 5.2%로 뛰었다. 보통 주식과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지난해는 예상보다 강한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모두 떨어졌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레고랜드 사태와 한국전력 채권 공급 부담 등으로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졌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반기 채권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올해는 채권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통화 긴축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점이 시중 금리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미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미국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계속된 통화 긴축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올해 상반기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통화 긴축이 마무리 단계에서 시중 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G20 국가 대표들이 통화 긴축의 속도 조절을 명시하면서 각국의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종반부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적극적인 조기 금리 인하(피벗)까지 이뤄지기는 어렵겠지만,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시장 금리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기 침체로 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이자 비용 등으로 부채 수준이 높아져 있어 기초 체력 우려가 낮은 우량 채권의 투자 선호가 크다는 것이다.
1년 이상 장기로 돈을 묻어둘 투자처를 찾고 있다면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국고채를 추천한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 연 2.3%에서 최근 연 3.6%까지 상승해 이자만으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연 2.3%에서 4.4%로 더 올랐다. 특히 지난해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큰 폭 떨어졌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 저가 매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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