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회장 "작년보다 불확실성 한층 커져…포트폴리오 관리 집중"

서상혁 기자 2023. 1. 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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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취약차주 부실 위험·조달비용 상승으로 금융시장 전망 어두워"
금융당국 '유니버설 뱅크'·'금산분리 완화'에 발맞춰 구체적 계획 수립…"플랫폼 영향력 확대할 것"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2021.11.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 한해 금융시장에 대해 모두 한목소리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의 부실이 확대되는 한편, 경기 침체 우려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응할 방법으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운영'을 꼽았다.

올해부터는 '유니버설 뱅크'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활로를 열어주기로 밝힌 만큼, 비금융 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초 발표될 금융당국의 '금산분리 완화 계획'에도 대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조용병 신한금융지주·함영주 하나금융지주·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일 <뉴스1>과의 신년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주요 화두와 경영 전략을 밝혔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금리 상승으로 취약차주 부실 경고등…포트폴리오 관리 강화할 것"

이들은 2023년의 금융시장 여건이 지난해보다 불확실성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 중앙은행은 올해에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금융회사의 조달 비용 역시 늘어나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각종 영역에서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금융권의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에 점차 확산하고 있는 점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가계 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침체·물가 상승과 이자 부담 확대로 취약차주, 한계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가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 지속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현실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는 소비, 투자 위축으로 상가나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까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전망 악화로 인한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등으로 국내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023년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금리 인상이 일단락되면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나 둔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2020년 이후 급증한 부채 수준과 금융시장 유동성은 통화 긴축 과정에서 깊은 경기 침체를 유발하고, 크고 작은 위기를 초래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긴축통화정책, 높은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갈등 등은 글로벌 시장에 전례 없는 충격을 주었고,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현상과 저성장 인구사회구조의 빠른 변화로 금융산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며 "2023년에도 경제 성장의 둔화는 지속될 것이며, 민간 소비 약화, 투자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은 금융산업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4대 지주는 공통으로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생존 키워드는 투자·운용 역량 강화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관리'"라며 "금리, 환율 등 국내외 금융지표의 변동성 확대로 고객·사업·운용 등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KB금융그룹은 격변하는 금융시장을 세밀하고 면밀하게 살피어 기민하게 대응하는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외국환,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의 업(業)의 핵심 역량은 더욱 강화하고, 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전략적 제휴 및 투자 확대를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함으로써 하나금융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생존 키워드로 '데이터'를 꼽으면서 "데이터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위기 대응, 리스크 측면에서도 핵심적인 요소로, 폭넓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함으로써 위기 상황에도 버틸 수 있는 건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본 적정성 관리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이 과거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그룹 경쟁력의 근간인 자회사별 핵심사업의 시장지위 제고를 지속함과 동시에, 자산운용·연금·디지털·CIB 등 지속 성장 부문은 차별적 강점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은행 계열사 육성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비금융 계열사 순익 비중을 5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비중이 단기적으로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철저한 리스크 관리 아래 IB, 운용, 부동산, VC 등 자본시장에서 각 업권 별 시장 지위 제고에 주력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중형 증권사'를 1순위 인수 타깃으로 꼽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그룹 시너지, 타 그룹과의 상품서비스 경쟁 측면에서 효과가 가장 큰 증권사를 최우선으로 보강하려 한다"며 "특정 회사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증권 리테일 기반을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테일 기반을 갖춘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를 선호한다"고 발혔다.

◇ '유니버설 뱅크·금산분리 완화' 공언한 금융당국…미래 먹거리 발굴 본격화

4대 금융지주는 '디지털 혁신'에 미래 먹거리가 있다고 보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니버설 뱅크'로의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유니버설 뱅크'란 은행, 증권 등 금융 서비스는 물론, 비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금융회사 개념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회사의 플랫폼 업무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 거듭나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채널을 '종합금융플랫폼(하나원큐)'과 '생활금융플랫폼(원큐페이)' 중심으로 재편하여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SKT', '네이버파이낸셜' 등 테크 기반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게임 산업과도 협업을 추진하는 등 전방위적 제휴를 진행 중이며, 은행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2025년까지 그룹 내 데이터 전문 인력을 250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고객의 니즈와 경쟁환경의 변화, 금융당국의 규제개선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통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며 "올 3분기 출시가 목표"라고 답했다. 이어 "기존 앱을 중심으로 그룹사를 연결하는 방식이 아니고, 앱을 새롭게 설계해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은 쉽고 빠르고 완결성 있게 제공하고, 신한만의 융합 서비스를 더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KB스타뱅킹'을 통해 고객이 그룹사의 핵심 상품· 서비스를 경험하고 최종 상품 가입까지 완결되는 구조로 계열사 플랫폼들을 연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다양한 대내외 제휴를 기반으로 KB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고 부동산, 모빌리티, 헬스케어, 통신 등 비금융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산분리 역시 이들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금산분리 제도를 풀어 은행 등 금융회사가 소유할 수 있는 비금융 자회사 범위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대출, 보험 등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에 대해서도 핀테크 업체 등 제3자에 위탁할 수 있도록 '업무위탁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금산분리 제도 개선 방안은 내년 초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확정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사의 자회사 투자 제한 완화와 부수 업무 범위 확대 등 금융당국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에 대응하여, 금융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할 수 있도록 융합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비금융업 협의회를 출범시켜 그룹 내 비금융업 융합, 비즈니스 모델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혁신금융 서비스 신청 등 추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등 주요 비금융업종을 대상으로 우량 파트너십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부동산, 모빌리티, 헬스케어, AI, 빅데이터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금융 영역에 관심이 있으며 ‘비즈니스 및 기술관점에서의 금융과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금융 연관성이 높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영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실행을 추진할 것이며, 금융업과 연관성이 높지 않은 분야라 할지라도 제휴, 지분투자를 통해 미래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비금융 진출의 근본 목적은 금융상품·서비스와 접목한 비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들의 편의와 만족도를 높이고 금융기관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KB금융은 헬스케어, 부동산, 자동차, 통신 4대 생활금융서비스를 종합 플랫폼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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