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은 성공 조짐 보였다… 또 하나의 '트랜스포머' 대박 나올까

김태우 기자 2023. 1. 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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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리그에서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하재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용마고 시절 대형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호평을 받으며 롯데의 2017년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나균안(25)은 프로 경력의 초반이 다소 혼란스러웠다. 포수로서의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실적이 잘 따라오지 않았다.

결국 개명도 하고, 포지션도 바꿨다. 투수로 전향해 2021년 1군 무대를 밟았다.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있었다. “투수로 그런 저런 중간 계투가 될 바에는 차라리 포수로서의 재능을 조금 더 기다려주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포수는 한 번 궤도에 올라가기만 하면 중간 계투보다는 더 따뜻한 미래가 기다리는 건 분명했기 때문이다.

2021년 나균안은 2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했다. 1군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묵묵하게 자기 갈 길을 갔고, 지난해 39경기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포지션 전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나균안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에서 39경기에 나가 117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을 뿐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이제 또 하나의 트랜스포머 성공 사례 가능성으로 시선이 옮겨간다. 최근 호주에서 연일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하재훈(33‧SSG)이 그 주인공이다. 나균안 이상의 굴곡진 프로 경력을 보낸 하재훈은 실전 감각을 쌓기 위해 호주로 향했고, 경기에 나서 마음껏 스윙을 하며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나균안의 용마고 선배이기도 한 하재훈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에 건너갔을 정도로 거대한 재능을 자랑했다. 그리고 그 재능은 야수 쪽에 맞춰져 있었다.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어깨도 좋았다. 5툴 플레이어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런데 정작 SSG는 하재훈을 2019년 드래프트에서 지명할 당시 ‘투수’로 봤다. 투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재훈은 2019년 36세이브를 거두며 구원왕까지 직행, SSG의 눈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했다. 강력한 어깨에서 나오는 묵직한 구위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전문 투수로 활약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깨에 피로도가 쌓였고 이는 부상으로 이어졌다. 하재훈 또한 극복해보려 했지만 계속해서 오는 통증에 결국은 야수 전향을 요청했다. 기본적으로 하재훈은 야수 쪽에 여전히 미련이 있었다. 자신이 잡아야 할 것은 로진보다는 방망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방망이를 잡은 하재훈은 2022년 제주 캠프 당시 MVP에 선정되는 등 구단의 큰 기대를 모았다. 물론 당장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는 관계자들은 없었다. 시간은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신체 능력 등을 종합했을 때 백업 외야수 중 가장 그릇이 크다는 데는 관계자들의 이견이 없었다. 하재훈도 열심히 노력했다. 동료들보다 항상 먼저 나와 방망이를 잡았고, 연습 시간도 누구보다 길었다.

시즌 60경기에서 타율은 0.215로 떨어졌다. 출루율도 떨어졌다. 1년 만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6개의 홈런을 쳤고, 좌완 상대로 강점을 보였다.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갔다. 부족한 실전 감각을 채우기 위해 호주에 갔고, 힘든 일정 속에서도 다시 ‘타자’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수준이 한 단계 떨어진다는 호주지만, 타율 0.345에 11개의 홈런을 때린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것도 갈수록 장타가 더 살아난다. 타자 DNA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로 본다면 즐거운 일이다.

SSG의 외야는 갖춰진 것 같으면서도, 또 부족한 지점이다. 추신수 한유섬 최지훈의 확고한 주전 구도에 김강민이라는 최고 수준의 백업 자원이 있다. 오태곤도 1루와 코너 외야수를 겸한다. 그러나 추신수 김강민은 은퇴라는 단어와 계속 가까워지고 있고, 한유섬도 적은 나이는 아니다. 하재훈이 어린 나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현재 SSG 외야에 필요한 힘과 운동 능력을 보탤 수 있다는 점에서 구단의 기대치는 여전하다. 질롱에서의 홈런 릴레이가 SSG의 2023년 외야 구상을 바꿔놓을지도 주목된다. 그만한 그릇, 그만한 파급력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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