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가루용’ 쌀 전량 대형 제분업체에 출하…농가 생산에 전념

김다정 2023. 1. 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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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쌀 산지(고메도코로·米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첫번째로 일본 중북부에 있는 니가타현을 떠올린다.

2021년 기준 일본에선 전국적으로 4만t의 쌀가루가 생산됐는데 이 가운데 1만2000t이 니가타현산이었고, 그 안에서도 1960t은 다이나이시에서 생산됐다.

니가타 제분 관계자는 "니가타현 농업종합연구소 식품연구센터가 개발한 기술로 쌀가루를 생산한다"며 "기존 방법보다 입자가 곱고 가공적성도 높은 쌀가루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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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기획-전략작물, 한일은 지금] (1) 일본, 쌀 활로를 찾다
가루용 쌀 주산지 ‘니가타현 다이나이시’
지역내 쌀 출하량의 21.8% 달해
안정적 판로망 확보로 면적 늘어
니가타현, 제분기술 개발해 보급
다이나이시, 재배관리 지도 힘써

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쌀 산지(고메도코로·米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첫번째로 일본 중북부에 있는 니가타현을 떠올린다. 니가타현이 ‘쌀 1번지’가 된 건 압도적인 생산량 때문이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쌀 생산량은 860만7000t인데 이 가운데 7.7%가 니가타현에서 나온다. 2위인 홋카이도(7.3%)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홋카이도 면적이 니가타의 6.7배에 달한다는 걸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쌀 소비 감소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도 니가타현이다. 이에 니가타현은 ‘쌀 산지’ 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쌀 소비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다른 방안, 즉 쌀가루용·가공용·주조용·사료용 등 다양한 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일 잘할 수 있는 ‘쌀 생산’을 이어가되 수요에 맞게 공급하겠다는 의도다.

니가타현에서도 쌀가루용 쌀 생산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다이나이시(胎內市)다. 이 역시 생산량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21년 기준 일본에선 전국적으로 4만t의 쌀가루가 생산됐는데 이 가운데 1만2000t이 니가타현산이었고, 그 안에서도 1960t은 다이나이시에서 생산됐다. 264.9㎢의 좁은 땅에서 일본 전체 생산량의 5%가 만들어진 셈이다.

“밥쌀 수요가 해마다 줄어드니 대책을 강구해야만 했지요. 콩 등 다른 전략작물 재배를 시도하는 농가도 많았지만 작기 변경의 문제, 배수로 등 포장 정비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쌀을 재배하던 농가가 다른 걸 시도하긴 쉽지 않았어요. 그때 니가타현, 특히 다이나이시는 가루용 쌀에 주목했습니다.”

다카노 기요시 JA다이나이시 영농경제부장은 지역 내 쌀가루용 쌀 재배가 늘어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 이곳 JA(일본농협)의 쌀 출하량은 9913t인데 이 가운데 21.8%에 해당하는 2161t은 쌀가루용 쌀이다.

“출하처가 고정돼 있다는 점도 쌀가루용 쌀 재배를 확대할 수 있었던 원인입니다. 이곳 JA 바로 근처에 ‘니가타 제분(製粉)’이라는 대형 제분업체가 있거든요. 저희는 쌀가루용 쌀을 모두 그곳으로 출하합니다.”

마에다 요시카즈 이용판매과장이 확산의 또 다른 원인을 짚어냈다. 판매가 안정적이지 않으면 쉽사리 재배에 뛰어들지 못하기 마련인데 그런 문제를 지역 제분업체가 해결했다는 의미다. 확산에 기여한 주체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지방자치단체다. 우선 니가타현은 독자적인 제분기술 두가지를 개발해 업체에 제공했다.

먼저 ‘효소 이용 제분기술’은 단백질·유지류와 친화성이 높은 쌀가루를 만드는 기술이다. 효소를 이용해 쌀의 조직을 분해함으로써 제빵·제면에 적합한 미세 쌀가루를 제조한다는 것이다. 또 거품을 낸 달걀 흰자 위에 올려도 될 정도로 미세한 쌀가루를 만드는 ‘2단계 제분’ 기술도 니가타현이 만들어 업체에 전수했다.

니가타 제분 관계자는 “니가타현 농업종합연구소 식품연구센터가 개발한 기술로 쌀가루를 생산한다”며 “기존 방법보다 입자가 곱고 가공적성도 높은 쌀가루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니가타현뿐 아니라 다이나이시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니가타 제분이 원하는 품종 보급과 재배관리 지도 등에 힘을 쏟았다. 다이나이시 측은 “2022년 352㏊였던 재배면적을 2023년엔 380㏊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협도 쌀가루용 쌀 생산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다카노 부장은 “쌀가루용 쌀 산지로 이름을 널리 알리면서 니가타현 외에서도 산지를 둘러보러 오는 업체 관계자들이 생겼다”며 “가가와현 등 다른 지역 업체들과도 업무협약 등을 통해 쌀가루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니가타=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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