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마지막 날까지 '힘 대결'…새해 남·북 관계도 ‘첨예한 대립’ 불가피
북한이 31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전날 우리 군의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에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올해 내내 긴장과 갈등을 심화한 남북은 마지막 날까지 '힘대결'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뉴스1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8시쯤 황해북도 중화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3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350여㎞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으며 한미 당국이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탐지된 제원으로 보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이나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 '초대형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 KN-25 등과 유사해 보인다.
올해 마지막 날이자 북한에서 '연말 전원회의'를 진행하는 중에 단행한 미사일 도발은 우리 군의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해 보인다.
우리 군의 우주발사체 발사 역시 북한의 행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북한은 지난 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단행했다.
이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우주발사체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고체연료 활용 엔진 개발의 진전을 알린 것으로, 군사적으로는 위협 요인이 되는 것이다.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액체연료에 비해 발사체에 주입하는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또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에 비해 엔진에 주입된 상태로 장시간을 보관할 수 있어, 미사일의 은폐와 기동성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북한이 '기술적 진전'을 선보이자 우리 국방 당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국방 당국은 전날인 30일 올해 두 번째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비행시험을 단행했다.
전날 시험은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됐는데, 예고 없이 시험을 한 데는 북한을 겨냥한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밤 시간에 발사체를 발사하며 거의 한반도 전역에서 이를 관측할 수 있었다. 북한 역시 발사체의 이륙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시간상으로는 우리 측의 우주발사체 발사 후 약 12시간 만에 반응했다. 특히 북한은 올해 사업을 총화하고 내년도 계획을 세우는 '연말 전원회의' 기간 중임에도 전격적인 무력 도발을 단행했다.
북한이 2019년부터 진행하기 시작한 '연말 전원회의' 기간 중 외부를 의식한 무력 도발을 단행한 것도, '새해 메시지'가 대대적으로 발표되는 1월1일을 하루 앞둔 한해의 마지막 날에 무력 도발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상대를 의식한 듯한 남북 간 군사 대결 행보는 올 한해 내내 지속됐다.
북한발 위협이 고조되던 올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북한에 대화로 나올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도발에는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을 선언했다. 그간 축소 진행했던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정상화하고 한미일 협력도 강화했다. 지난 9월에는 5년 만에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전개됐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기개발을 계속하면서 군사적 '맞대응' 기조를 취했다. 북한은 한국 또는 한미의 군사 활동에 탄도미사일 발사, 공군의 위력시위, 동·서해상에서의 포격 도발, 무인기 도발 등으로 거의 실시간에 맞춰 대응했다.
국방성 대변인 발표 등을 통해 '연례·방어적 훈련'이라는 우리의 주장에 반발하면서 자신들의 무력도발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앞선 미국의 핵항모 전개 때는 아예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보름간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지휘하면서 사실상의 '전시 대응'을 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6일 북한이 5년 만에 '무인기 도발'을 단행하자 우리 군이 즉각 북측 영공에 무인기를 보내는 '비례 대응'을 한 것도 현재 남북의 상황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남북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에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연출한 적이 있다.
우리 군이 2021년 9월15일 처음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하자 북한은 닷새 뒤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명의의 글로 우리 군의 SLBM의 성능을 깎아내리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북한이 이날 '연말 전원회의' 기간 중에 우리 측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의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은 내년에도 북한의 대남 '대적 투쟁' 기조가 변하지 않으리란 점을 시사한다. 새해 초부터 남북 간 첨예한 갈등과 함께 군사적 대립도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 26일 소집된 전원회의는 이날까지 엿새째 진행 중이다. 북한은 1월1일 전원회의 결정서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적대 정책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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