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전망] 제4이통사 등장할까...출구 없는 망사용료법

정은지 기자 이기범 기자 2023. 1.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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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요금제 압박 지속…토스도 알뜰폰 시장 진출
이통3사, 경쟁력 확보 위해 올해도 '탈통신' 잰걸음
23일 서울 용산의 휴대폰 매장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2022.12.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이기범 기자 = 지난해 28㎓ 주파수 할당 취소에 따른 여파가 새해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신규 사업자인 제4이동통신사가 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해당 주파수 대역에 대한 신규 사업자 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유인책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간요금제' 압박도 이어진다. 데이터 제공 구간이 '어중간'한 요금제 대신 더 다양한 5G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또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에 맞물려 '토스'가 알뜰폰(MVNO)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 기존 통신 3사 중심의 시장에 균열이 생길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신 3사의 탈통신 기조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 사업에서 외연을 넓혀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와의 망 사용료 문제는 올해도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초유의 주파수 할당 취소...제4이통사 등장 계기될까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국내에서 주파수 기간 만료 전 할당이 취소된 첫 사례다. SK텔레콤은 턱걸이로 주파수 할당 취소를 면했으며, 이용 기간 단축(6개월) 처분을 받았다.

남은 건 신규 사업자 진입 여부다. 과기정통부는 취소된 2개 대역 중 1개 대역에 대해 신규 사업자 진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1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기존 통신 3사도 투자에 난색을 표할 만큼 관련 생태계 활성화에 한계가 있기에 과기정통부가 강력한 유인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규 이통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28㎓ 대역 상용화를 위해서 6㎓ 이하 '앵커 주파수'(신호제어용 주파수)가 필요한데, 이를 제어용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 이용자 대상 통신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제4이동통신사가 등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현재 기술로는 28㎓를 단독으로 쓰는 칩을 제조하진 않기 때문에 신호를 제어하는 부분에 대해서 앵커 주파수가 필수적이다"며 "1월까지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 주파수만이 아니라 다른 지원 부분들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가 올해 1분기 한국 진출을 선언한 점도 변수다. 스타링크가 진출할 경우 통신 3사 중심의 구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궤도 위성통신서비스의 특성상 높은 가격과 느린 속도 탓에 국내 B2C 통신 시장에는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는 위성 서비스가 메울 통신 커버리지의 빈틈도 거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궤도 서비스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위협적 요소라 생각한다"면서도 "실제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떻게 서비스될지 지켜야 봐야 한다. 글로벌과 달리 국내에서는 스타링크 서비스 수요가 많지 않을 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딘 가필드(Dean Garfield)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출구 없는 망사용료 문제…과기정통부 해결사 자처하나

망 사용료(망 이용대가) 문제는 출구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유튜브, 넷플릭스 등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업자에게 망 이용대가 의무를 지도록 하는 망 사용료 법안은 '트위치 화질 제한 사태'를 기점으로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결집되면서 2년 연속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는 망 사용료 법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후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여야 의원 모두 참석한 두 번째 공청회를 열기로 한 뒤로 기약이 없는 상태다. 기존에 법안을 냈던 의원들이 다른 상임위로 이동하고, 여론의 역풍이 부는 상황에서 관련 논의는 멈춘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12월29일 '디지털 플랫폼 발전 방안'을 발표하며 망 이용대가 문제에 대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과기정통부는 망 이용대가는 네트워크의 지속적 발전과 콘텐츠 산업 활성화, 이용자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네트워크 이용에 대한 비용 부담 원칙과 계약 당사잔 간 협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면서도 사업자 간 원활한 협의가 어려운 경우, 협의 조정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토스본사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2021.6.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부, 통신비 인하 의지…토스도 알뜰폰 뛰어든다

과기정통부는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적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종호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적어질 수 있도록 정부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통신3사는 기본데이터 제공량 20~30GB의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수요가 많은 40~100GB 구간 요금제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어 새로운 중간요금제가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정부가 알뜰폰 경쟁 활성화를 통한 통신비 인하 방침을 밝히면서 알뜰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약 1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SK텔링크 등 통신3사 자회사 5곳의 점유율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에서 KB국민은행에 이어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다. 지난 7월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한 토스는 연초 알뜰폰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윤규 제2차관은 "알뜰폰 서비스가 보다 경쟁력을 갖고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과기정통부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공동취재) 2022.7.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올해도 '탈통신'이다…'제2의 우영우' 나올까

통신 3사의 탈통신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추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통신 이외 사업에서의 성과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SKT 2.0' 비전을 제시하고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한 SK텔레콤은 기존 통신 사업 중심의 업을 △5G를 비롯한 유무선 통신 △콘텐츠 중심 미디어 △데이터센터·클라우드·AIoT를 포괄하는 엔터프라이즈 △구독·메타버스·AI 에이전트 등 3대 서비스 중심 아이버스(AIVERSE) △도심항공교통(UAM)·로봇·자율주행 등에 기반한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으로 재편해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중에서도 구독 서비스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구독서비스인 T우주는 지난해 3500억원 수준이던 거래 금액을 오는 2025년 8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휴처 확대 및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KT는 2020년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줄곧 '탈통신'을 강조하며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 3분기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에 힘입어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어난 30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 사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도 '유플러스 3.0' 전략에 따라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 케어, 웹3.0 등 4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또 키즈 플랫폼인 '아이들나라'를 필두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을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플랫폼 사업 매출이 올해부터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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