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최원영 "아내 심이영 내조, 20년 배우 생활에 큰 도움됐다"

MBC 드라마 '금수저'서 재벌 황현도 역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최원영에게 지난 2022년은 결실로 꽉채운 한 해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것은 물론이고 MBC 드라마 '금수저'와 tvN 드라마 '슈룹'에서 각각 빌런 끝판왕과 자애가 넘치는 왕을 소화하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깊은 연기 내공을 선보였다.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2013), JTBC '스카이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2018), KBS 2TV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 연출 황인혁/2019), JTBC '쌍갑포차'(극본 하윤아, 연출 전창근/2020), JTBC '너를 닮은 사람'(극본 유보라, 연출 임현욱/2021) 등 유수의 드라마들을 통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딱맞춤한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특히 다작에 가까운 출연작들을 선보이면서도 매번 이전작을 지우고 캐릭터에 온전하게 녹아드는 모습으로 방송·영화계와 시청자들의 신뢰를 쌓아왔다.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극본 윤은경, 김은희·연출 송현욱, 이한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되는 스토리를 그린 작품. 최원영은 '금수저'에서 상위 1%의 재벌이자 도신그룹의 회장인 황현도 역을 연기했다. 황태용(이종원 분)의 아빠이고 돈을 향한 집념과 욕망으로 살아온 냉혈한 같은 인물이다.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에서는 나라의 태평성대를 연 애민군주 '이호' 역을 연기했다. '슈룹'은 로열 패밀리의 특별한 왕실 교육과 진정한 차기 제왕의 재목을 가리기 위한 치열한 궁중암투를 그렸다.

최원영은  '금수저'와 '슈룹'을 통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한걸음씩 쌓여온 내공이 포텐을 터뜨리는 광경을 목격하게 했다. '클래식'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딱맞춤한 것이 아닌가 싶게 편법이 아닌 정공법으로 승부해온 최원영을 최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 황현도 캐릭터 구축 과정이 궁금하다. 

▶ 보통 한 인물을 구축할 때 작품의 특징을 점검하고 이해하면서 머릿속에 상기하며 구축해 나간다. '금수저'는 드라마의 특성상 인물의 상황이 뒤바뀌는 부분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단서를 쉽게 세우기 어려웠다. 작품의 회차가 진행되며 인물을 느끼고 다듬으면서 추가되는 지점들을 붙여나갔다. 

- 전작들에서도 빌런 캐릭터를 선보였지만 '금수저'에서는 좀 더 강화된 느낌이 있다. 

▶ '최종 보스'라고 칭해주는 분들이 계시던데 이야기 자체나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르기에 적합한 인물로 구현하기 위해서 대본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인물들과의 관계성에 올곳이 집중했다. 전작과 크게 차별점 두려고 고민하지는 않았다. 극 안에서 맡은 임무와 주어진 몫을 소화할 뿐이다. 

- 출연 장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 엔딩 무렵 승천 역의 육성재와 공터에서 대치하며 싸우는 장면이다. 이 친구를 올곳이 아들로 삼으려 설득시키려는 장면이었다. 황현도라는 인물의 실체가 밝혀지고 그가 가진 신념과 철학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액팅적으로 큰 볼거리가 있지는 않았지만 섬뜩한 대사도 있었고 승천과 현도가 대립하며 맞붙는 심정이나 이런 것들이 좋았다. 추천하고 싶은 장면이다. 다른 배우들의 출연 내용 중에서는 최대철 배우가 14부에서 선보인 모습이 좋았다. 원래 좋은 배우인 걸 알았지만 정말 끝내주더라. 

- '금수저'에는 육성재를 비롯해 정채연, 연우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출연 비율이 높았다. 이들과 함께 하며 느낀 소감은. 

▶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들과 연기를 함께 한 순간들이 많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사실을 별로 의식한 적이 없다. 작품을 함께 하기 시작한 첫 순간부터 그저 동료 연기자이고 동생, 후배일 뿐이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아이돌 출신이라는 사실은 별로 신경쓰게 되지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론 더 대단해 보인다. 본인이 가진 재주와 이런 것들을 보면 무대에서 노래와 퍼포먼스도 하던 친구들이 작품 안에서 연기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탤런트 아닌가. 더 존중하고 한편으론 존경스럽다. 

- 육성재와는 '쌍갑포차'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고 강찬희와는 '스카이캐슬'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다. 육성재, 강찬희 두 배우는 물론이고 다른 동료 연기자 분들도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동지 의식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이점이 많다. 인연을 맺었던 두 후배 배우들과 좋은 작품에서 다시 만났기에 기분이 좋다. 스스럼 없이 가까이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도 개인적 추억으로서도 좋다. 두 배우는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선배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함께 했던 배우와 10년 만에 만나기도 하고 그런 순간이 안 오기도 한다더라. 두 배우가 함께 만나서 성장하고 어른스럽게 커나가는 걸 보면 그들 인생의 전반적인 순간을 함께 살아가는 기분이 든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좋은 작품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 20년 배우 생활동안 아내 심이영의 내조가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 아내의 내조 덕이 분명히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집에서 아이들을 케어하면서 본인의 활동까지 열심히 하며 지내고 있다. 아내는 요리를 좋아하고 또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것도 좋아한다. '뭐 먹고 싶어?'라고 자주 물어보고 또 해주려 한다. 촬영장 갈 때 도시락까지 자주 싸준다. 밤에 애들을 재우고 나서 도시락을 싸준다. 어떻게 보면 일상적을 당연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엄청난 힘이 된다. 제가 일에 좀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