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S 연기대상' 눈물과 감동 넘쳤다…'삭발' 이승기의 진심 [종합]
주상욱·이승기, 대상 공동 수상하며 피날레 장식
스태프와 후배들에게 공 돌린 배우들의 '말말말'
'2022 KBS 연기대상' 유독 눈물과 감동이 넘쳤던 시상식이 축하와 박수 속에서 성료됐다. 특히 최근 송사에 휩싸인 이승기는 대상을 안고 기쁜 마음으로 후배들을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31일 '2022 KBS 연기대상'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웨딩홀에서 진행됐다. 전현무 정용화 이혜리가 진행을 맡았다.
이날 '2022년 KBS 연기대상'에는 올 한 해 동안 시청자와 친구처럼, 연인처럼 또 가족처럼 희로애락을 함께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나섰다. 먼저 진조크루의 예술성 있는 안무가 있는 독특한 창작 무대, 포레스텔라의 '워리어스(Warriors)'와 '바람의 노래' 등 화려한 축하 공연과 함께 배우가 직접 OST를 부르는 깜짝 무대가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특히 포레스텔라의 공연에서는 불화살과 호랑이 등을 화면에 구현한 초실감 AR기술이 접목되어 화려한 공연이 됐다.
감동과 재미 다 잡은 '말말말'
이날 '태풍의 신부' 박하나가 우수상을 안으면서 남다른 소감을 남겨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남겼다. 무대에 오른 박하나는 "제가 가수로 먼저 데뷔를 했지만 실패해 무명을 10년을 겪었다. 서른이 다 된 나이에 늦게 연기를 시작했다. 저는 연습생 생활을 할 때 친구들이 자리를 잡았고 저는 뒤로 걸어가는 기분이었다. 장편 드라마를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일을 많이 주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스스로를 돌아봐 뭉클함을 안겼다.
삭발로 등장한 이승기에 대한 이목도 크게 집중됐다. 앞서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와 정산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이승기의 첫 공식석상인 만큼 그가 어떤 심경을 고백할지 호기심이 모였다. 이와 관련 이승기는 "제가 머리를 깎은 것에 대해서 일신상의 이유나 개인적인 심경의 변화가 아닌가 추측하는 분들이 많지만 전혀 아니다. 영화 '대가족'을 촬영 중"이라면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이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선 "활동계획도 있고 다툼 계획도 있다. 2023년, 영화 '대가족'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하던 대로 예능으로도 인사드릴 것"이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우수상 미니시리즈 부문의 영예를 안은 강한나 이혜리가 각기 다른 소감을 내놓았다. 먼저 강한나는 "제가 연기를 한 지 10년이 됐는데 상을 처음 받는다. 너무 기쁘고 의미있는 하루로 기억될 것 같다. 많은 생각에 벅차오른다"고 감격한 심경을 표했다. 이혜리는 "너무 감사드릴 분들이 많다"면서 제작진을 언급했다. 이어 "사극은 스태프들이 워낙 고생을 많이 했다. 모든 스태프들에게 이 영광을 같이 하고 싶다. 제가 진행할 땐 안 떨었는데 갑자기 떨린다. 제가 연기한 지 10년이 됐다. 아직 부족하고 더 나아갈 길이 많다. 늘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또 이준은 "예전에 차비가 없어서 정용화와 먼 거리를 걸어다녔는데, 지금은 시상식 MC와 수상자가 되니 뿌듯하고 기쁘다"면서 "'붉은 단심'을 세 번 거절했다. 정말 자신이 없고,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때 나를 잡아준 강한나 덕분에 기운을 얻었다. 촬영 때도 나를 금쪽이처럼 보듬어주고 다독여줘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남다른 동료애를 드러냈다.
같이 우수상을 받은 임주환은 "데뷔 19년차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오디션을 준비하는 배우 여러분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말해 많은 이들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건넸다. 또 윤시윤은 눈물을 흘리면서 "'제빵왕 김탁구'를 한 후 참 부족하고 깜냥이 안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좋은 스코어를 주지 못할 때 언제까지 미안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답을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찾았다. 주인공이 아닌 한 명의 배우가 됐다"고 밝히면서 작품을 향한 애정을 표했다.
대상의 주인공은 주상욱과 이승기
25년 전 KBS 청소년 드라마 단역으로 데뷔한 주상욱은 올해 대상을 거머쥐면서 더욱 남다른 소감을 드러냈다. 주상욱은 5년 만 부활한 대하사극을 이끄는 책임감 속에서 역량을 발휘했고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주상욱은 대상 수상 소감으로 "대하사극이 주는 무게감, 중압감은 혼자 감당 안 될 정도로 너무나 힘들었다"면서 "항상 옆에서 친형제, 가족처럼 응원해준 많은 선배님들, 후배님들이 있다. 그 분들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됐다"고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 특히 아내 차예련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화면에 담기면서 뭉클함을 안기기도 했다.
베스트 커플상 수상 소감으로 한 차례 소신을 드러냈던 이승기 역시 묵묵히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올 한해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때였던 것 같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송구스럽다"면서 조심스럽게 일련의 사건들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연기대상의 참석을 두고 고민했지만 '법대로 사랑하라' 팀을 위해 참석, 수상하게 됐다는 이승기는 "드라마는 팀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서 이 드라마에 땀, 노력을 갈아넣은 배우와 스태프가 외면당해선 안 된다. 제가 대신 받아서 송구할 뿐"이라고 공을 돌렸다.
아울러 "후배들이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일을 물려주면 안 된다고 다짐한다"고 밝힌 이승기를 향해 박수가 쏟아졌다.
다음은 '2022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명단.
▲대상 : 주상욱 이승기
▲최우수상 : 강하늘 도경수 박진희 하지원
▲우수상 : 강한나 이혜리 이준 박지영 이하나 윤시윤 임주환 박하나 차예련 백성현 양병열
▲남자 인기상 : 강하늘 도경수
▲여자 인기상 : 이세희 정수정
▲베스트 커플상 : 강하늘·하지원 김승수·김소은 나인우·서현 도경수·이세희 윤시윤·배다빈 이승기·이세영 이준·강한나
▲조연상 : 박지연 예지원 성동일 허성태
▲드라마 스페셜 TV시네마상 : 신은수 차학연
▲신인상 : 강미나 서현 정지소 변우석 이유진 채종협
▲청소년 연기상 : 윤채나 정민준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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