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윤항기 ‘이거야 정말’, 정주영 회장 철학 “이봐 해봤어?”와 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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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이성민 주연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이 2022년 최고의 드라마로 인기를 누리며 종영했다. 재벌집>
간척사업같이 해본 적 없는 사업이 있을 때 임원이 반대해도 정주영은 늘 "이봐 해봤어?" 하며 다시 검토하라고 했고 그것은 그의 철학이자 오늘날 현대 기업문화가 됐다.
그가 회식 자리에서 자주 불렀던 노래가 윤항기의 '이거야 정말'이다.
그러면 노래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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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이성민 주연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2022년 최고의 드라마로 인기를 누리며 종영했다. 돈과 권력을 소재로 한 인간의 욕망과 재벌 이야기가 지지를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삼성과 현대를 꼽는다. 두 기업의 창업자 호암 이병철과 아산 정주영은 한국의 고도성장을 이뤄낸 상징적인 인물이다. 두 사람은 생전에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많이 남겼는데 그 가운데 애창곡에 관한 증언이 있어 소개한다.
우선 이병철 삼성 회장은 생전에 판소리를 즐겼다. 그는 부친에게 받은 쌀 300석으로 26세에 정미사업을 시작해 이후 운수사업으로 확장하며 기업을 일궈나간다. 그러다가 일본 경찰이 방해해 사업이 어려워졌을 때 일이다. 그는 요정을 드나들며 판소리를 듣고 위로받았는데 특히 명창 임방울 소리를 좋아했다. 임방울은 과거 유성기로 <춘향전>의 옥중가인 ‘쑥대머리’를 취입한 일이 있었다. 이병철은 자신의 차량인 ‘벤츠 600’ 안에서 잡음이 심한 임방울의 ‘쑥대머리’를 자주 들었다.
정주영 회장은 가요를 좋아했다. 현재 북한에 속하는 강원 통천군 아산마을 출신인 그는 부친 몰래 소를 판 돈 70원을 들고 서울로 도망쳤다가 부친에게 잡혀 오기를 반복한 일화가 유명하다. 결국 그는 정미소 사환으로 시작해 자동차 제조사와 조선소를 건설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주영 하면 떠올리는 상징적인 대화가 있는데 바로 “이봐 해봤어?”이다. 간척사업같이 해본 적 없는 사업이 있을 때 임원이 반대해도 정주영은 늘 “이봐 해봤어?” 하며 다시 검토하라고 했고 그것은 그의 철학이자 오늘날 현대 기업문화가 됐다. 그래서일까. 그가 회식 자리에서 자주 불렀던 노래가 윤항기의 ‘이거야 정말’이다.
이 곡은 “이거야 정말 만나 봐야지. 아무 말이나 해볼걸”이라는 가사를 반복하며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말 걸어보겠다는 긍정적인 자세에 관한 노래다. 아마도 정주영은 ‘이거야 정말’이 자신이 철학으로 삼았던 “이봐 해봤어?”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여겨진다.
노래는 일종의 주문(呪文)이다. 사람들은 같은 곡을 반복해 부르면 신과 만날 정도로 정신세계를 지배한다고 생각했다. ‘신명 나게 놀아보자’나 찬송가·불경이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병철은 전통음악에서 위로받았고 정주영은 가요를 들으며 긍정적인 자세를 되새겼다. 여러분도 희망과 긍정의 노래를 많이 듣고 부르길 바란다. 그러면 노래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가수가 제목 따라가듯 말이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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