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희망을 품고 힘차게 나아가자

관리자 2022. 12. 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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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영농자재 가격 상승 우려
농가 생산비 부담 가중 불보듯
정부 농가 지원에 적극 나서야
농촌 생활도 만족스럽지 않아
고향기부제 성공적 안착 절실
국민들의 응원 농민에게 큰 힘

새로운 해가 힘차게 솟아올랐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띠 해’의 첫날이다. 새해에는 우리 국민과 농민들이 가슴속에 품은 꿈들이 모두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늘 그랬던 것처럼 지난 한해도 농민들에게는 순탄치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유독 빨리 지나가버리길 바랐던 버거웠던 1년으로 기억한다. 농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영농자재 가격의 급등일 것이다. 애써 키운 농산물 가격은 거의 제자리걸음인데 생산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폭등했으니 1년 농사의 가계부를 굳이 따져보지 않더라도 적자일 것이 뻔하다.

가격이 치솟은 농자재를 나열하려니 숨이 턱 막힐 지경인데 우리 농민들의 어려움이야 오죽했겠는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는 농자재값 상승을 부추겼다. 비료를 시작으로 사료·시설자재 등 오르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름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엔 농촌에서 보일러 가동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난방용 등유값이 휘발유값을 역전하는 현상까지 발생해 농민들이 유난히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전기요금까지 잇따라 인상돼 농가의 주름살이 더욱 늘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계속해서 오르고만 있는 인건비다. 농촌에서 일할 사람이 태부족하니 높은 임금을 주고서도 일손을 구할 수만 있다면 감사해야 할 형편이다.

가축질병 확산은 축산농가를 괴롭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해 자식처럼 키우던 가축을 묻는 아픔을 겪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요, 속수무책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해가 바뀌었지만 이같은 상황이 별반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해야 할 숙제는 명확하다.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줄 지원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무기질비료를 비롯해 기름값, 올해 또 인상이 예고된 농사용 전기요금 등 부담 경감방안이 절실하다. 고질병이 된 일손부족 문제 해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농민들이 희망을 잃고 주저앉지 않도록 서둘러 부축해달라.

아울러 소비자 물가안정을 이유로 툭하면 외국산 농축산물을 저율관세할당(TRQ)을 통해 들여오는 행태를 이제는 그만 멈춰주길 바란다. 물가는 못 잡고 대신 애먼 농민만 잡는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모처럼 제값을 받으려는 농민들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농촌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교통·의료·교육·복지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가 않으니 갈수록 농촌이 비어가는 것 아닌가. 있는 사람도 떠나는 마당에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들어오길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왔다가 되돌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일상을 일상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얘기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달라는 말이다. 농촌에 대한 투자를 아낀다면 지방소멸은 곧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새해 벽두부터 어두운 이야기를 잔뜩 늘어놨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도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가 오늘부터 시행된다는 것이다. 고향기부제는 출향인사가 연간 500만원 이내에서 거주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는 제도다.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와 답례품이 주어진다. 세액공제는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다. 또 기부금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해당 지자체에서 받을 수 있다. 시행 첫해이지만 되도록 많은 국민이 기부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복리 증진은 물론 농축산물 위주 답례품이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중요한 선거도 있다. 앞으로 4년간 지역 농·축협을 이끌어갈 조합장을 선출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3월8일 치러진다. 농·축협과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땀 흘릴 적임자를 뽑는 중요한 선거다. ‘돈선거’ ‘흑색선전’ 등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조합원들의 성숙한 유권자 의식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올해도 수많은 벽이 농민들의 앞을 가로막을 것이다. 언제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적이 있었던가. 쉼 없이 몰려오는 개방 파고에도 우리 농민들은 당당히 맞섰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농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제 길을 갈 것이다. 국민의 생명창고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묵묵히 땀 흘리는 것을 결코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버겁더라도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 논과 밭으로 나갈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우리 국민의 힘찬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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