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2023] 새해 국제정세 향배는...이 시각 미·중·일

권준기,이경아,강정규 2022. 12. 3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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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해 국제정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여파 등으로 복잡다단한 셈법이 엇갈렸습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새해 미국, 일본, 중국 특파원 연결해 세밑 표정과 2023년 한미, 한일, 한중 관계 전망해봅니다.

워싱턴 권준기, 도쿄 이경아,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권준기 특파원! 미국은 올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속에 어려운 한 해를 보냈죠. 연말연시 표정 어떻습니까.

[권준기 기자]

네, 요즘 미국 거리는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곳곳에 꾸며진 화려한 장식에 마스크 쓴 사람도 거의 없어 팬데믹 이전을 떠올리게 합니다.

오늘 밤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있을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도 대규모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입장객 제한 없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연말 여행객 수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미국은 성탄절부터 연말연시까지 붙여 휴가를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자동차나 비행기 이동객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습니다.

최근 겨울 폭풍으로 대규모 결항 사태를 빚기도 했지만 이동 인구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연말 분위기를 되찾았다는 얘깁니다.

시민들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스티브 매튜 / 워싱턴DC : 올해 처음엔 좀 힘들게 시작했어요. 지난 3년 간 코로나를 극복해 내느라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상당히 괜찮습니다.]

[저스틴 카를로스 / 로스앤젤레스 : 올해 보석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특별한 해였습니다. 앞으로 일이 술술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올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고물가 행진에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가계 부담은 커지고 주식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내년에도 연준의 고금리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경기침체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엔 도쿄로 가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2022년 한 해를 보내는 일본 분위기 전해주시죠.

[이경아 기자]

도쿄 시내 거리는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도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루노우치 주변을 시작으로 중심가마다 화사한 조명이 장식돼 있는데요.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한 사람들은 빛의 물결 속에 추억의 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2022년 한 해를 보내는 시민들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이나가키 마나미 / 고교생 : 코로나 등이 이제 상당히 가라앉아서 예년처럼 행사를 할 수 있어서 즐거운 한 해였어요.]

[오가와 카즈테루 / 회사원 : 여러 가지로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던 한 해였어요. 아이가 입원했는데 거기서 아이와 같이 지냈거든요. 많이 배웠습니다."

일본에서 코로나 규제 없는 연말연시는 3년 만에 처음인데요.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했던 일본의 입국 규제도 지난 10월부터 사실상 모두 풀렸습니다.

지난달 외국인이 90만 명 넘게 일본을 찾으면서 거리에도 활기가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본격적으로 일상을 회복하기 시작한 한 해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앵커]

강정규 특파원, 중국은 수년간 시민들을 옭아맸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서서히 풀고 있습니다. 연말 베이징 표정 어떻습니까.

[강정규 기자]

음력 새해가 토끼띠인데, 올 연말 중국인들은 양 모양 이모티콘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양성이 됐었느냐"고 묻는 말이 12간지의 동물 양의 발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에 걸렸는지 묻는 게 실례일 수도 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다 보니, 새로운 안부 인사로 자리 잡은 겁니다.

또, 우스갯소리로 "하늘이 정한 일꾼"이란 말도 유행인데, 끝까지 감염되지 않아서 계속 출근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만큼 코로나19를 피해가기 어려웠다는 뜻이겠죠.

오미크론의 독성이 약해졌다지만, 감염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중증 병상은 포화상태가 되고, 화장터에 대기 줄이 서는 심각한 상황도 펼쳐졌습니다.

다만, 대부분이 건강을 되찾고 면역도 갖추면서 한동안 유령 도시처럼 인적 끊겼던 베이징에도 다시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새해부터는 지난 3년간 닫혔던 국경이 다시 열리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높습니다.

[베이징 주민 : 이 전염병이 빨리 지나가서, 여기저기 놀러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베이징 주민 : 새해엔 사람들 모두 밖으로 나와서 즐기고, 아이들도 바깥에서 웃고 떠들 수 있길 바랍니다.]

[앵커]

미국은 2023년에도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과 갈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죠. 차기 대선 경쟁도 점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권준기 기자]

네, 먼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망 문제로 불거진 경제 안보 이슈에 타이완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미국은 중국을 유일한 위협적 경쟁자로 지목했습니다.

다만 갈등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경쟁 관리'를 해가는 것이 미국의 전략적 목표입니다.

러시아의 침공이 촉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교착 국면이 지속될 거라는 관측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전쟁 장기화는 부담스럽지만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협상의 접점을 찾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확전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에 방어 위주의 무기를 계속 지원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미국 국내 정치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 연휴를 마친 뒤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전망입니다.

80세의 고령이지만 민주당 내 뚜렷한 대안이 없어 적어도 당내에서는 큰 굴곡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반면 공화당은 각축전이 예상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중간선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출마 선언을 강행했지만, 여러 수사와 구설에 오르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서며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어 공화당 내 대권 경쟁은 지켜볼 대목입니다.

[앵커]

이번엔 일본의 올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 정세도 전망해 보죠.

지난 7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남긴 충격이 생생한데요.

그 후폭풍이 올 한 해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죠?

[이경아 기자]

그렇습니다. 8년 가까이 일본을 이끌었던 아베 전 총리가 대낮에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큰 충격을 남겼는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액 헌금 등 옛 통일교를 둘러싼 문제, 자민당 정치인들과의 유착 관계 등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해 서둘러 국장을 결정한 것도 국민 반발이 커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금도 최저 수준입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기시다 총리가 내년 초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국민 신뢰를 회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는 또 일본 안보에 있어 대전환을 맞은 한 해이기도 합니다.

전후 평화 노선에서 벗어나 사실상 선제공격도 가능하게 하는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한 것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미사일과 중국의 위협 등으로 일본 국민 사이에 안보 불안이 커진 것이 그 배경 중 하나였습니다.

총리는 방위비를 5년 뒤 지금의 2배로 올리기 위한 증세를 추진 중인데 자민당에서는 이게 내년 4월 지방선거에 악재가 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연말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를 뽑는데, 올해는 '싸울 전'자가 선정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새해에는 이 세상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일본인들의 새해 바람, 함께 들어보시죠.

[이이누마 다카시 :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무사히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이다 히토미 / 회사원 : 세계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는 것은 좀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앵커]

다시 중국으로 가봅니다. 시진핑 주석은 3연임을 통해 견고한 집권체제를 구축했지만 이른바 '백지 시위'는 중국 사회의 변화도 엿보게 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의 대결 구도를 선명히 하고 타이완 합병도 노골화하고 있는데요. 새해 중국의 대내외 전략 어떻게 전망합니까.

[강정규 기자]

철옹성 같은 방역 장성을 무너뜨리고 3연임까지 성공한 시진핑 정권을 흔들어 놓은 건 바로 이 백지 한 장이었습니다.

아무 말도 쓰여 있지 않아서 더 많은 말을 담고 있죠.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서 정권 퇴진 구호까지 터져 나오자, 중국 공산당은 그토록 고집했던 '제로코로나'를 전광석화처럼 폐지했습니다.

대신 민심 달래기용으로 경제 성장 등 먹고 사는 문제를 내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는데요.

1당 독재 국가가 이처럼 상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미국의 야당 역할도 작용합니다.

경제·군사·외교·과학기술에 이어 방역까지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총체적 국력을 경쟁하면서 중국도 정책 방향의 조정 이뤄지는 겁니다.

미중 대결의 최전선, 바로 타이완 해협입니다.

2027년 무력 통일의 구체적 시한이 거론될 정도입니다.

또 어제는 이른바 '늑대전사외교'의 선봉이었던 친강 주미 대사가 신임 외교부장에 낙점됐습니다.

새해에도 미국과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반면 시진핑 집권 3기, 유럽을 비롯해 틀어졌던 나라들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신호도 읽히는데요.

오늘 저녁에 나온 시진핑 주석 신년사 내용 들어보시죠.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신년사) : 우리는 항상 평화와 발전, 친구와 동반자를 소중히 여깁니다.]

[앵커]

2023년은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속 대중국 견제 노선은 우리 외교에 여전히 부담이겠죠.

[권준기 기자]

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의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하며 대중국 압박은 강화할 방침입니다

미국은 특히 경쟁자로 지목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삼각 공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놓고 있는 겁니다.

한미동맹 70주년인 새해 양국은, 의미 깊은 기념 행사들을 준비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경제·기술을 아우르는 포괄적 동맹으로 격상해갈 전망입니다.

새해에도 미국의 대북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올해 기록적인 군사도발을 이어갔지만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 한 먼저 선물을 안기진 않겠다는 입장이 분명합니다.

또 북한의 도발과 핵 무력 강화를 억지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1월에 예정된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이를 조율할 방침입니다.

다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협력도 중요한 만큼 대외 정책의 균형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은 튼튼한 한미동맹과 생산적 한중관계는 양립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사안에 따라 국익을 확보하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이경아 특파원! 한일 관계 갈등 속에 올해는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등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포함한 양국 현안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요?

[이경아 기자]

정부는 올해 안에 강제동원 문제 해결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었지만 결국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한일 양국은 현재 결론을 내기 위한 막바지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한국 재단이 피해자 배상을 대신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지만 피고 기업의 참여를 일본 정부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 역시 피고 기업의 참여와 사죄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며 강경한 입장입니다.

이게 풀려야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방위 당국 간 레이더 조사 갈등 등 다른 현안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내년 여름 무렵 시작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년 5월 히로시마에서는 주요 7개국, G7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의장국 일본이 한국을 초청할 경우 자연스럽게 두 정상이 만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 관계 개선에 따라 지난 2011년 이후 중단된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내년에 재개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데요.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 한일 양국 또 한미일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국익 그리고 국민적 자존심을 함께 지키는 외교력이 과거사 문제를 포함한 양국 현안 해결에 있어 절실해 보입니다.

[앵커]

강정규 특파원! 우리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대중 포용전략을 내세웠지만 미국의 중국 견제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서울 답방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새해 한중관계 어떨까요.

[강정규 기자]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되짚어 보고 전환점으로 삼는 계기가 됐습니다.

흔히 2017년 사드 사태를 한중 관계 분기점으로 삼곤 합니다만, 실제론 그 아래 양국 간 무역· 경제 분야의 오랜 구조적 변화가 깔려 있습니다.

30년 전 경제적 보완 관계로 이념을 뛰어넘어 손을 맞잡았다면, 지금은 무섭게 성장한 중국 제조업과 우리 산업이 치열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겁니다.

한국 경제의 추격이 일본 내 반한 감정의 배경 가운데 하나라면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감정 악화도 비슷한 뿌리를 지닙니다.

특히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한중 관계 뿐만 아니라 북핵·통일 문제 셈법도 더욱 복잡해졌죠.

새해엔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이 시험대가 될 전망인데,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워싱턴, 도쿄, 베이징 특파원 연결해 새해를 맞는 각국 분위기와 2023년을 전망해봤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

YTN 이경아 (kalee@ytn.co.kr)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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