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사랑한 원칙주의자…영화 '두 교황' 속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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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선종하면서 고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두 교황'에 관심이 쏠린다.
3년 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작품은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각각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를 연기한 두 사람은 이 작품을 통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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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선종하면서 고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두 교황'에 관심이 쏠린다.
3년 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작품은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연극으로도 제작돼 무대에 올랐다.
2005년 78세의 나이로 제265대 교황직에 오른 베네딕토 16세는 8년 만에 교황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는 1294년 첼레스티노 5세 이후 598년 만에 교황이 생전 자진 퇴임한 사례로 기록됐다.
영화는 사임을 마음먹은 베네딕토 16세와 교황청에 사직서를 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현 프란치스코 교황) 추기경의 관계를 '버디 무비' 형식으로 그려냈다.
보수주의자와 개혁주의자라는 상반된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은 각자의 이유로 직위에서 물러나고 싶어한다. 베네딕토 16세의 일대일 면담 요청으로 며칠간 함께 지내게 된 이들은 교회에 대한 생각부터 음악 취향까지 모든 것이 다르지만 끝없는 논쟁과 협상 끝에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영화 속 베네딕토 16세는 알려진 것처럼 완강한 원칙주의자로 그려지지만, 피아노를 향한 사랑을 통해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는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 두 교황의 사상과 철학을 경쾌한 리듬감으로 담아냈다. 영화 '시티 오브 갓'(2002)·'눈먼자들의 도시'(2008)의 페르난두 메이릴리스 감독은 화면 비율과 영상의 색감을 끊임없이 변주하는 흥미로운 연출 기법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톨릭교회 내부의 권력 양상, 실물 크기로 재현한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등 세트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각본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다키스트 아워'(2017)·'보헤미안 랩소디'(2018) 등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온 극작가 앤서니 매카튼이 맡았다. 그는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두 사람의 발언과 언행, 신념 등에 기초해 둘 사이에 오갔을 법한 대화를 상상으로 채워 넣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묘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관왕의 '노장' 앤서니 홉킨스와 명배우로 꼽히는 조너선 프라이스의 연기 호흡이다. 각각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를 연기한 두 사람은 이 작품을 통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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