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선종…한국과 인연 각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이 12월 31일 95세로 선종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오전 9시 34분에 바티칸에서 돌아가셨다고 슬픔속에 알린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는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가톨릭 안팎에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가톨릭 신앙의 전통성을 수호해온 인물이다. 베네틱토 16세는 ‘정통 교리의 수호자’로서 세속주의에 맞섰다.

베네딕토 16세는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요제프 알로이지우스 라칭거다. 추기경 시절에는 ‘라칭거 추기경’으로 통했다. 고인은 뮌헨 대학과 프라이징 대학을 거쳐 본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20년 넘게 신학자로 활동하며, 숱한 강연과 저서를 출간했다.

베네딕토 16세의 교황 즉위 미사에는 온 세상 모든 백성을 상징하는 12명이 교황에게 순명을 서약했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이 추기경단 대표로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순명 서약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이후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베네틱토 16세는 한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재임 기간이던 2006년 2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2006년 11월에는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2007년 2월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했다. 접견후 베네틱토 16세는 남북 이산가족 재결합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가톨릭 교황은 원래 로마의 주교직이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출신이 오랜 세월 교황이 됐다.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이 됐을 때 파격이었다. 이어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이 됐을 때도 파격으로 평가됐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선출됐을 때, 콘클라베(교황 선출 투표)에서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던 사람이 현재의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공산주의와 맞섰다면, 베네딕토 16세는 현대사회의 세속주의와 상대주의, 무신론과 소비 만능주의에 맞서 싸웠다. 2013년 2월 베네딕토 16세는 건강 문제로 교황직을 스스로 사임했다. 오랫동안 가톨릭 교황은 종신직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598년 만에 생전에 퇴위한 교황이 됐다. 이후 베네딕토 16세는 명예 교황(Pope Emeritus)으로 지내왔다.

정진석 추기경과 베네틱토 16세 전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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