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수호자’ 베네딕토 16세 선종…… 무신론,세속주의 맞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앙이란 세상의 어둠 속에서 하느님의 손을 잡은 채로 고요히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사랑을 바라보는 것 외에 다른 것일 수 없습니다."
교회역사상 첫 교황대담자인 독일의 저널리스트 페터 제발트는 대담집 '마지막 이야기'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따르던 이들은 그의 많은 것을 그리워한다.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는 지혜로운 연설, 정직한 분석, 깊은 인내의 자세, 수줍음을 타는 웃음, 찰리 채플린처럼 무대에 올라갈 때 약간 서투른 움직임, 그릇된 환상과 광신에 빠져드는 것을 막는 이성을 신앙의 보증으로 고집하는 태도,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의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그리워한다."고 썼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앙이란 세상의 어둠 속에서 하느님의 손을 잡은 채로 고요히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사랑을 바라보는 것 외에 다른 것일 수 없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2013년 2월23일 교황직 사임 직전, 사순 시기 피정을 마치며 한 말이다.
생전에 교황직을 사임하며 가톨릭 역사를 새롭게 쓴 ‘은퇴 교황’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 선종했다. 향년 95세.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회복하려 애썼던 교황은 뛰어난 지성과 함께 시대에 맞지 않는 사상을 고쳐나가는 용기까지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2013년 2월 11일 교황의 사임은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 당시 갑작스런 사임에 음모, 협박론이 제기됐으나 교황은 이후 그런 이유라면 물러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건강상의 문제로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시간이 지나갔다”며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그는 교황으로서의 자신의 사명을 신앙의 중요성을 회복하는 것에 뒀다. 그는 교회의 진정한 문제는 신자 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이 사라지는 것으로 봤다. 따라서 신앙인의 내적 각성을 중시했다.
‘진리의 수호자’란 사목 표어처럼 가톨릭의 전통에 위배되는 무신론, 세속주의, 소비 만능주의, 교회의 부패에 맞섰다.
그는 교회의 전례 등을 통해 신앙의 회복을 꾀했으나 형식적인 절차 등은 폐지하는 등 혁신적인 모습도 보였다. 행보도 파격적이었다. 요한 바오로 2세처럼 이슬람교 사원을 방문, 연설하고 개신교 예배에도 참석했다. 뿐 만 아니라 개신교 신자를 교황청 과학 아카데미 의장으로 임명하고 이슬람교 신자를 교황청립 대학교수로 임명한 것도 처음이다.
교회의 내적 성장과 신앙의 기초를 견고하게 한 그의 재위8년은 전통과 새로움 사이의 다리놓기로 평가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위대한 교황”이라 칭했다.
그러나 최측근인 집사의 비밀문서 유출과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권위에 손상을 입기도 했다. 최근엔 그가 뮌헨-프라이징 교구장으로 있던 때 일어난 사제 성범죄 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사죄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몇 년 전부터 말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주님이 내게 침묵의 가치를 깨닫게 하려고 말을 가져가셨다”고 했다.
교회역사상 첫 교황대담자인 독일의 저널리스트 페터 제발트는 대담집 ‘마지막 이야기’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따르던 이들은 그의 많은 것을 그리워한다.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는 지혜로운 연설, 정직한 분석, 깊은 인내의 자세, 수줍음을 타는 웃음, 찰리 채플린처럼 무대에 올라갈 때 약간 서투른 움직임, 그릇된 환상과 광신에 빠져드는 것을 막는 이성을 신앙의 보증으로 고집하는 태도,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의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그리워한다.”고 썼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톱스타 커플’ 아이유·이종석…“오랫동안 좋아했고, 존경한다”
- “콧대 높은 애플, 웬일이냐?” 180만원 아이폰, 가격 낮춘다?
- 다신 보고 싶지 않은 ‘이 사진’…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뉴스 [지구, 뭐래?]
- “30대 워킹맘, 부업으로 월 1100만원 벌었어요” 무슨일 하나 했더니
- '몰카 피해자인데…' 남친 찾아가 항의한 여성, 되레 벌금형
- [영상] 남극 빙하 100m 구멍에 카메라 ‘풍덩’
- 서울대까지 나와 PC방 ‘게임폐인’ 된 청년…1조원 기업 주인 될 줄이야
- ‘中 비밀경찰서’ 의혹 중식당 대표 “사망·부상 중국인 귀국 지원”
- “병장 월급 100만원, 군대 다시 가는게 낫겠다” 배달 기사들 ‘한탄’
- 20억 두고 ‘일진일퇴’ 잠실 엘리트…“19억대 매물 이제 안보여요”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