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교황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선종…향년 95세

류수연 2022. 12. 3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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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대변인은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오전 9시34분에 바티칸에서 돌아가셨다고 슬픔 속에 알린다"고 밝혔다.

신자들이 작별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을 내년 1월2일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공개 안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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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AFP=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대변인은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오전 9시34분에 바티칸에서 돌아가셨다고 슬픔 속에 알린다"고 밝혔다.

신자들이 작별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을 내년 1월2일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공개 안치하기로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보수적 신학자로서 가톨릭 신앙의 정통성을 수호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다. 

1977년 독일 뮌헨 대교구 교구장 추기경이 된 뒤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발탁해 바티칸에 입성했다.

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제265대 교황에 취임했다. 그 당시 나이가 78세로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 만의 최고령 교황이자, 역사상 여덟번째 독일인 교황으로 주목받았다.

베네딕토 16세는 '정통 교리의 수호자'로서 세속주의에 맞서 가톨릭의 전통과 교리를 지키는 데 힘썼다. 타협을 거부하는 보수적 발언과 행보로 인해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와 비교해 대중적인 인기가 적었다.

다만 종교적으로는 보수적이었음에도 지구촌 기아 문제, 신자유주의 비판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진보적 목소리를 내어 주목받았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는 종신직인 교황직을 스스로 내려놓은 교황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즉위 이후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더는 베드로의 직무를 수행할 힘이 없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두번째이자,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가 물러난 뒤 598년 만의 일로 전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직을 내려놓고서 스스로 ‘명예 교황’ 칭호를 부여하며 후임 교황에게 무조건 순명할 것을 언약했다. 그는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로마 바티칸시국의 한 수도원에서 지내며 연구와 저술활동에 몰두해왔다.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는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했다. 사진은 2005년 4월28일 바티칸에서 열렸던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미사에 참석한 김수환 추기경이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하는 모습. 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는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05년 교황 즉위 미사에서 온 세상 모든 백성을 상징하는 12명이 교황에게 순명을 서약했다. 그중 김수환 추기경이 추기경단 대표로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순명 서약을 했다.

또한 재임 기간이었던 2006년 2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한 바 있다.

2006년 11월에는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했고, 2007년 2월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 접견 후에는 친서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 재결합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9년 7월에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 "과거 분단국 출신인 베네딕토 16세가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희망한다"며 방한을 초청하기도 했다.

류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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