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경찰’ 의심 중식당 “인도적 차원에서 10여명 중국 송환···의혹 배후엔 미국”

유경선 기자 2022. 12. 3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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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명주 실질 지배인 왕해군 씨(HG 문화미디어 대표)가 29일 서울 송파구 동방명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중국 정부의 ‘비밀경찰서’로 의심받는 중식당 ‘동방명주’ 측이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밀경찰 업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 체류 중국인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벌인 일이라며, 10명 정도를 송환했다고 했다.

동방명주 실소유주인 왕해군(왕하이쥔·44) 대표는 31일 오후 4시10분 기자회견을 열고, 음식점은 법적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혹이 제기된 이후 동방명주가 영업을 중단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음식점이 입점한) 선박 내부 안전 관련 수리를 하기 위해서”라며 서울 명동에서 새로 장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왕 대표는 자신을 자신을 서울화조센터(OCSC) 주임, HG 문화미디어 대표 등으로 소개했다. OCSC가 중국 반체제 인사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등 비밀경찰서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질병이 있거나 돌발적 상황으로 문제가 발생한 경우 (본국에) 자국민을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대표는 “2018년 중국 유학생인 관광객이 정신질환 문제로 길에서 발견됐을 때 서울 강서경찰서가 화조센터에 연락해서 일을 해결했다”며 “경찰이 직접 화조센터로 연락을 줬고, 안전한 귀국길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또 “언론에서 말하는 반중인사 강제 연행은 없었고, 관여할 수 없는 일이고, 그럴 능력과 권한도 없다”며 “정확하진 않지만 10명 정도”를 돌려보냈다고 했다. 또 정확한 소환 시기와 명수를 발표자료로 만들어서 배포하겠다고 했다.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배후 조종 세력’이 있다며 “미국이 조종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부 세력이 “반중정서를 유도한다”며 “최종 목적은 친중 역량을 무너뜨리고 분열시키는 것, 한국과 중국이 쌓아 온 우정을 갈라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정부기구(NGO)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중국 공안 당국이 반체제 인사 감시 등 목적으로 해외에 불법 비밀경찰서들을 운영 중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의혹 제기 국가들 대부분이 친 국가들이고 반중 정서가 강하다”며 “완벽하게 미국 혼자 (의혹 제기한 것이) 아니라 친미세력”이라고 했다.

또 음식점이 들어선 선박 임대차계약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법적인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왕 대표는 “(현 선주 이전) 선주와 총 60년 계약을 체결했고, 새로운 선주와는 아직 계약을 하지 못했다”며 “기존 선주와 낙찰 선주와 소송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비밀경찰서 의혹이 제기된 것 때문에 “연말 1500명 예약 단체가 있었는데 이 사건으로 취소됐다”고 했다.

동방명주 입점 선박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새로 음식업을 할 예정이라는 왕 대표는 재차 비밀 경찰서 의혹을 일축하면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비밀경찰서 A코스 8만8000원, 비밀경찰서 B코스 12만8000원을 만들었다”며 “여러분의 방문을 바란다”고도 했다.

동방명주의 음식 맛이 형편없었다는 인터넷상 일부 후기에 대해서는 “원래 저희는 중국 전통요리 전문 식당이고 (짜장면 같은) 중화요리 식당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장면과 탕수육이 맛이 없었다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동방명주 측은 이날 기자회견 입장권을 1인당 3만원에 인터넷 판매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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