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父 유품 테이프, 가족 다시 만났다...음성 복원 대성공[종합]

김한나 기자 2022. 12. 3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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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 캡처



‘놀면 뭐하니?’ 쫀드기, 테이프 복원이 성공했다.

31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놀뭐 복원소가 전파를 탔다.

이날 추억 복원을 위해 목표 쫀드기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 의뢰를 받은 멤버들은 다시 복원소에 모였다.

이이경은 박진주에게 “축하한다. 영화 ‘영웅’ 100만 훨씬 넘어섰다. 내가 넘는다고 말했잖아. 요즘 광고도 엄청나게 찍더라? 단가가 싸서 그런가? 왜 이렇게 많이 찍는 거야?”라고 물었다.

이에 박진주는 이이경의 귀에 험한 말을 속삭여 웃음 짓게 했다.

19번째 대상 기록을 세운 유재석은 “감사하게도 19번째 대상을 받게 됐다. 원래 목표, 계획을 잘 안 세우는데 이렇게 된 거 20개 채울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전했다.

목포 쫀드기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박진주의 입맛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는 유재석에 그는 “내가 인간문화재가 되어버렸어요”라고 미소지었다.

맛, 촉감까지 아는 사람인 박진주는 확실히 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고 의뢰인 김가은 씨를 다시 만났다.

방송 후 김가은 씨 주변 친구들은 드디어 목포 쫀드기를 먹을 수 있냐고 기대감을 터트렸다. 온라인에서도 기대감을 비롯해 한 네티즌은 ‘단체로 나 빼고 아는 척하는 거 같아 나도 먹어보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 짓게 했다.

유재석은 “맛을 구현해낸다는 것이 사실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비법서 같은 걸 남겨두신 게 아니기 때문에 그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목포를 찾은 제작진은 쫀드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질문했다. 여러 겹을 뜯어먹고 떡 같았다는 시민들의 말에 제작진은 문방구 등을 찾았으나 가는 곳마다 허탕 쳤다.

이어 의뢰인의 모교 주변 탐문에 나선 제작진은 한 문구사를 찾았고 사라진 지 15년 정도 됐다는 말에 만든 공장을 물었고 도매점과 전화 연결에 성공했다.

도매점은 목포 쫀드기에 대해 “이제는 안 나온다. 돌아가신 지가 10년 됐다. 그러니 쫀드기 자체가 아예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쫀드기 공장 주소를 물을 제작진은 사장님 부인을 만났다. 부인은 “많이 못 만든다. 둘이서 저녁 6시부터 앉으면 아침 6시에 끝난다”라며 매일 정성 들여 만든 쫀드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민은 “롤러 기계가 있어야 한다. 두세 겹으로 겹쳐 두꺼웠다. 그 롤러가 개인 철공소에서 만든 거라 없다. 이 제품은 설탕하고 소금 좀 간 들어가고 그거 밖에 안 들어간다”라고 밝혔다.

쉽지 않은 복원 과정에 이이경과 박진주가 청주시 옥산에 떴다. 전국에 있는 쫀드기 공장을 다 수소문했다 밝힌 유재석은 “그중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청주에 계신 쫀드기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차에 오른 이이경은 “쫀드기도 없어도 살 수 있는데 그 기억에 사무쳐 사는 거다. 가은 씨뿐만 아니라 목포 사시는 우리 나이 또래는 기억을 갖고 살고 있는 거다”라고 말해 박진주와 김가은 씨를 공감하게 했다.

MBC 방송 캡처



쫀드기 장인 황해성 씨는 단서를 보고 유통기한이 하루인 것에 깜짝 놀랐다. 어떤 식으로 복원해야 할지 묻는 박진주에 항해성 씨는 “건조 작업을 최대한 안 시켜야 한다. 찹쌀가루, 찰옥수수 분말로 쫀득함, 뜨거울 때 붙으니 두툼하게 나올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황해성 씨는 일부러 옛날 기계를 이용해 주황색 반죽을 만들어 찜기를 통해 반죽 모양을 빼냈고 세 겹을 모아 커팅 후 쫀드기가 등장했다.

이를 본 박진주는 “훨씬 두꺼워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고 황해성 씨는 형태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부분이라며 맛부터 보라 말했다.

기대감을 안고 쫀드기를 먹은 박진주는 “수분이 너무 없다. 거의 축축했는데 가능할까요?”라고 말해 첫 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그 와중에 이이경은 “맛있는데요?”라고 해맑게 말했고 박진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라고 디스 했다.

황해성 씨와 박진주는 계속해서 쫀드기를 엄청나게 만들었고 점점 목포 쫀드기에 다가갔다. 수십 번을 제조한 황해성 씨는 지금도 수분감이 없냐 물었고 박진주는 울상을 지으며 “네... 죄송해요”라고 미안함을 보였다.

그 모습에 이이경은 “물 먹어 물먹어! 물 먹으면 되잖아!!”라고 분노를 터트려 폭소케 했다.

황해성 씨는 찾아가는 방법뿐이라 말했고 박진주 또한 상상 속 음식을 만들어 내는 거니 그럴 거라 말했다.

이전과는 다른 비주얼의 쫀드기를 만들어 온 황해성 씨는 기대했으나 아직 안된다는 박진주의 말에 다시 움직였다. 그는 “하나만 물어볼게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진지하게 물었고 박진주는 “맛은 흡사하다. 수분이랑 식감”이라고 답했다.

승부욕에 불타오른 황해성 씨에 박진주는 “하나하나 뜯어먹었다. 찢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부드럽게 뜯어지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고 그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새 쫀드기를 맛본 박진주는 “맛은 진심 흡사하고 더 쫄깃해졌다. 이제 두께도 많이 왔고. 가은 씨 도와줘요”라고 미소 지었고 이이경은 옆에서 “맞다 그래. 웃어”라고 속삭였다.

황해성 씨는 쫀드기를 쪄보기도 하고 포기하지 않고 쫀드기를 만들며 “이이경 씨, 박진주 씨에게 꼭 한번 맛보고 가게 하고 싶다”라며 장인 정신을 보였다.

이때 쫀드기를 만들어 온 황해성 씨의 제품을 맛본 박진주는 “너무 죄송해요”라며 이번에도 실패를 알렸다.

이이경은 “저 날도 왜 저기까지 했냐면 재료를 다 썼다”라고 밝혔고 황해성 씨는 김가은 씨를 위해 끊임없이 힘썼고 무한 수정의 결과물을 제작진에게 전달했다.

그 쫀드기를 받은 사람은 박나래였다. 별명이 목포에서 쫀득 나래였다 말한 박나래는 부모님이 문구사를 했다며 취급했던 품목이라 말했다.

밥솥에 찐 쫀드기를 먹은 박나래는 “맛은 엄청 비슷하다. 80% 온 거 같다. 식감이 거의 다 왔는데 떡 같으면서도 고무 씹는 것 같으면서도 묘한 느낌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영상을 본 이이경은 “이 맛을 복원해서 많은 분이 맛보고 대박이 나서 박진주와 제가 모델이 되면 서사가 완벽하게”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박진주는 “추억이 더러워졌잖아. 안 맞아. 추억만 간직하고 싶은 스타일이야”라고 말했고 이이경은 “저 혼자 모델이 되어서”라며 끝없는 욕심을 보여 웃음 짓게 했다.

MBC 방송 캡처



등장한 황해성 씨는 “주변에서 직원분들이 하고 싶은 거 하세요. 해보고 결정하라고 했다. 집에서도 성공 못 시키면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해 감탄케 했다.

완성된 쫀드기를 맛본 유재석은 “원래 쫀드기와는 다르다. 떡 맛도 있고 빵 맛도 있다. 너무 맛있는데요? 이 자체만으로도 이 쫀드기가 너무 맛있다. 두 분이 말한 모든 맛이 있다”라고 말했다.

너무 맛있다는 유재석에 황해성 씨는 “개인적으로 유느님은 너무 몸값이 비싸서 안 될 것 같고 계약하시겠습니까?”라며 이이경에게 손을 내밀었다.

전투적 리액션으로 계약을 따낸 이이경은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솔직하게 평가를 해달라는 말에 김가은 씨와 박진주는 쫀드기를 길게 찢어 한 입 먹었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던 김가은 씨는 “너무 맛있다. 근데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고 이이경은 황해성 씨의 귀를 막았다.

그는 “조금 더 촉촉하고”라고 말했고 박진주 또한 수분감이 아쉬웠다며 “내가 볼 때 할아버지가 재료 자체를 다른 걸 넣은 거 같다. 박사님께서 이거 저거 다 해봤다. 맛은 똑같지 않아요?”라고 물었다.

맛은 95% 흡사하다 말한 김가은 씨는 “제가 찾았던 방법 중 제일이다”라고 말했고 죄송하다는 황해성 씨에게 “모양을 본 것만으로도, 뜯어먹을 수 있는 쫀드기를 먹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비주얼은 똑같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황해성 씨의 연구를 거듭해 만들어낸 쫀드기에 유재석은 “너무 맛있다. 제가 인생에 알아오던 쫀드기의 신세계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지. 우리가 알던 쫀드기 맛이 아니다. 드셔보신 분들은 100%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것만 나와도. 구현을 해내신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나머지는 박진주와 가은 님의 추억으로 채우는 걸로”라며 박수를 보냈다.

20년 만에 맛본 쫀드기에 김가은 씨는 “제가 혼자서 이 맛을 찾으려 노력했을 때는 이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단서도 못 찾았다. 놀뭐 복원소에서 제 추억을 96%, 박사님과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너무 행복하게 돌아갈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이경은 황해성 씨의 손을 꼭 잡았고 박진주는 “두 분 사귀기로 했어요?”라고 물었다. 계약하기로 했다는 황해성 씨에 이이경은 상심이 크실까 봐 그랬다고 밝혔다.

첫 번째 복원이 끝나고 유재석은 신봉선과 이미주를 만났다. 펑펑 내리는 눈에 신봉선은 검은 옷을 입고 “우리 멕시코에는 눈이 오지 않기 때문에 눈이 왔다 왔다!”라고 상황극을 만들었다.

이에 유재석은 “정말 실례지만 상조회사에서 나오셨어요?”라고 물어 웃음 짓게 했다.

그새 또 바뀐 유재석은 그랜저 올드카에 탑승했고 이미주는 “쿠션 뭐야? 집에 차가 몇 대야. 나 한 대만 줘요”라고 말했으나 컵홀더가 없어 당황했다.

음료를 놓을 데가 없자 신봉선은 “겨드랑이에 꽂아. 겨드랑이란다 사타구니”라며 “재떨이가 있네? 한 대 피워도 돼요?”라고 물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 복원을 위해 움직이던 유재석은 추억의 노래를 틀어 두 사람을 추억에 잠기게 했다.

‘J에게’가 흘러나오자 신봉선은 이미주에게 “J잖아. 조규성”이라고 말했다. 조규성을 떠올리며 설레하던 이미주는 조 선수와 이어 줄 테니 나의 J에게 나를 알리라는 신봉선에 “조세호?”라고 물었다.

이에 발끈한 신봉선은 “아니 이 XX야. 너무 흥분했어~”라고 소리쳐 폭소케 했다.

MBC 방송 캡처



순직하신 아버지의 음성이 담긴 테이프 복원 의뢰인 김지현 씨 집을 찾은 유재석은 쏙 빼닮은 어머니와 동생을 보고 미소 지었다.

어머니는 “딸이 몰래 테이프 복원을 맡겨서 저를 감동시킬 줄 생각도 못했다. 애들 아빠가 이렇게 일찍 갈 줄 생각도 못 했던 일이라. 그날 해보자 해서 녹음했는데 그게 유작이 될 줄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과거 유재석은 의뢰인보다 먼저 테이프 소리를 듣지 말라고 당부했고 신봉선은 “전문 업체에 맡겼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훼손 됐다고 하더라. 세월도 오래 됐고 어머니께서 끊어진 테이프를 붙이고 싶은 마음이셨는지 투명 테이프로 붙여놓은 흔적때문에 전문가 분들이 받아보시고 많이 놀라셨다더라”라고 밝혔다.

유재석은 훼손이 심한 만큼 여러 전문가와 3단계를 거쳐 복원을 시도했다 말했고 신봉선은 “저희가 노력해서 최대한 해봤다”라고 전했다.

훼손 정도가 심한 테이프 필름을 잇는 데 성공한 전문가는 이를 재생했는데 노래 음성만 있는 게 아니었다. 기존 녹음본에 덮어쓴 적은 분량의 노랫소리에 전문가는 A, B면에 있는 음원 파일을 발견했다.

가사 식별조차 어려웠던 음성 상태를 선명도 높게 믹싱 작업을 마친 테이프는 2주의 시간이 걸렸다.

남편과 사별한 지 30년 됐다 밝힌 어머니는 “아빠가 간 나이는 35세고 제 나이는 32세였다”라고 말했고 현재 둘째 딸 나이였다.

복원한 테이프가 재생되고 기타 소리와 함께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를 들은 어머니는 초반부터 울먹했고 노랫소리가 나오자 이내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둘이 같이 불렀네?”라고 말했고 김지현 씨 또한 눈물을 훔쳤다. 함박눈처럼 애틋한 부부의 노랫소리 속 선명한 남편의 목소리가 다시 태어났다.

유재석은 “아버님이 혼자 부르신 줄 알았는데 같이 부르셨네요”라고 말했고 어머니는 “노래를 여러 가지를 해서 이걸로 녹음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더 했어요?”라고 물었다.

두 분이 함께 노래할 정도 금슬이 좋으신 거 같다 말한 유재석은 “김세화 선배님의 ‘아그네스’라는 곡이라고 한다. 어떠세요?”라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30년 세월이 흐르다 보니 감회가 새롭다. 목소리가 잊힌 거 같다. 그런데 계속 흐르다 보니 ‘맞아. 저 목소리야. 저 모습이야. 저 때였어’ 이게 뇌리 속에 스쳐 지나간다”라고 답했다.

김지현 씨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들어보니까 뭔가 너무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깨끗하게 들리는 음성에 모두가 복원력에 감탄했다. 다른 곡을 들은 어머니는 “이거다! 내가 맨날 듣던. 다 둘이 같이 불렀네?”라며 미소 지었다.

노래 중 들리는 김지현 씨의 우는 소리에 어머니가 달래는 소리까지 담겨있었다. 신봉선은 “본 적도 없는데 방의 분위기가 느껴진다”라고 울먹였다.

80년대에 기타를 치며 함께 노래를 부르던 젊은 부부에 유재석은 놀랍다고 감탄했고 어머니는 “같이 부른 기억은 있는데 녹음했다고는 전혀 생각 못했다. 같이 부르면서 너무 행복했다”라고 추억에 잠겼다.

B면에 아이인 김지현 씨 울음소리와 달래주는 아버지의 말소리가 담겨 있었다. 아버지는 “지현아, 지수야. 잘 자라줘서 고맙다”라고 말소리가 흘러나왔고 가족들은 눈물을 터트렸다.

60분 길이 테이프 중 15분의 노랫소리 중 깨끗한 아버지 목소리는 5초였다. 아버지가 건넬 따뜻한 한마디를 위해 AI보이스 학습 전문가가 텍스트를 아버지 말소리로 합성했다.

생후 13개월에 아버지가 떠난 둘째 딸은 “이름을 불려본 게 처음이다”라고 감동했다.

이어 복원소는 세월만큼 흐릿했던 사진을 선명하게 복원해 어머니께 전달했다. 소중한 추억이 또렷하길 바란다는 신봉선에 유재석은 “보너스 드릴게요”라며 기특해했다.

어머니는 남편에게 “지현 아빠, 우리는 지현 아빠 생각하면서 잘 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너무 빠르게 갔지만 나는 열심히 아이들하고 잘 살고 있을게. 다시 만날 그날까지 그때 보자. 고마워”라고 편지를 남겼다.

한편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25분에 방송된다.

김한나 온라인기자 klavie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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