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北무인기 대낮 서울 상공 침입…김정은 "더 격앙된 투쟁"

유연희 2022. 12. 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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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이봉석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북한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미사일 도발을 일으켰는데요.

올해 마지막주에는 특히 무인기 침투로 긴장 조성 국면을 이어갔습니다.

북한 무인기 5대 중 한대가 대낮에 서울 상공까지 침입하자 국민들의 안보 불안은 커졌습니다.

북한은 최대 1천대의 다양한 무인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군의 대응을 질책하면서 대응책을 주문했고, 우리 군은 5년간 5,600억 원을 투입해 다양한 북한 무인기 격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아침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함해 올해 모두 북한은 탄도미사일만 역대 가장 많은 70여발을 발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의 핵심정책 기구인 당 전원회의가 지난 월요일 개막해 6일째인 오늘까지 열린 것으로 보입니다.

회의 결과물은 내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북한의 새해 국정방향이 나오는 것이어서 어떤 메시지가 담길지 주목됩니다.

[앵커]

이번 한주 한반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이슈인데요.

북한의 무인기 침투 도발 소식을 우선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 오전인데요.

북한의 군사용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5시간 동안 휘젓고 다닌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선 우리 군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승오 /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북한 무인기는 2m급 이하 소형 무인기로, 이 중 1대는 수도권 북부 지역까지 비행하였고,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일대에서 비행하였으며…"

군은 한 대가 수도권 북부 지역까지 비행했다고 밝혔는데요.

서울 은평구까지 침투한 것으로 확인됐고요.

당초 용산 근처까지 비행해 대통령실 일대를 촬영하고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었는데, 이종섭 국방장관은 용산까지 오지 않은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침투한 건 이번을 제외하고 과거 4차례나 있었는데요.

이렇게 대거 몰려온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북한이 정전협정은 물론 9.19 군사합의까지 위반하는 초대형 도발을 벌인 셈입니다.

여기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은 무인 정찰기 송골매 2대를 군사분계선, MDL 이북 상공으로 보내 북한군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했습니다.

북측 지역으로 5㎞가량 침투했는데요.

우리 군 정찰자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군은 북한의 도발 원점에 대한 포격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확전 위험까지 무릅쓴 겁니다.

우리 군이 송골매 출격으로 맞불을 놓은 건 미국과 협의를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를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해 사과까지 했죠.

무엇이 문제였나요. 또 어떤 대책이 마련됐나요.

[기자]

네, 무인기는 정찰뿐 아니라 폭탄과 생화학 무기까지 운반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무인기가 전쟁의 양상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공군 전투기와 공격 헬기 등을 투입해 100여 발이나 사격에 나섰지만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무인기는 2m 이하 크기로 작고 색깔도 하늘색으로 알려졌습니다.

맨눈으로 찾아서 쏘기가 힘든 겁니다.

또 민간 피해 우려 때문에 우리 군이 적극적인 작전을 펴지 못했다고 합니다.

북한 무인기는 속도가 느려서 우리 전투기가 출동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속도가 너무 빨라 대응이 어려웠고 헬기와 경공격기 등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같은 날 강원도 횡성에서 KA-1 경공격기 한 대가 추락해 조종사 2명이 비상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지원에 나섰다가 떨어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 무인기의 침범 사실이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전파되지 않은 것도 비판이 되고 있는데요.

국방부는 실시간으로 추적과 감시를 하다가 문자 등으로 알리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날인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2017년부터 드론 대응 훈련이 전무했다면서 드론 부대 조기 창설을 지시했습니다.

국방부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전파 차단과 레이저 등 비물리적인 방법으로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신속히 획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 대응전력 확보와 연구에 내년부터 5년간 5,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 드론 대대 2개, 중대 4개가 운영 중인데요.

대통령 지시에 따라 3개 중대를 창설하는 계획이 마련됐습니다.

반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열지 않는 등 즉각적인 대응이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NSC 대신 더 효과적인 안보실장 주재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한 대에 대해서 우리는 2대, 3대 올려보낼 수 있도록 윤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던 사항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 도발 사흘 만인 지난 목요일 추가적인 무인기 도발 상황을 가정해 합동 방공 훈련을 벌였습니다.

민가 지역으로 적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헬기에 장착된 드론건으로 타격하는 훈련을 벌였고, 벌컨포 등도 동원됐습니다.

[앵커]

북한 매체는 무인기 도발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는데요.

북한의 무인기 침투 의도는 무엇일까요.

[기자]

네, 우선 공격 징후는 없었다는 점에서 정찰 목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리 군도 최소 5m 이상은 돼야 하는데, 2m 이하로 무장을 탑재할 크기는 아니라면서 실제 무장한 모습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2017년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서는 일본 소니의 카메라가 발견됐고요.

메모리카드 안에서는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의 사진도 발견됐습니다.

또 북한은 보통 연말에는 도발을 자제해왔는데, 이달 들어서만 해상완충구역으로 방사포 포격과 북한이 정찰위성을 실은 로켓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긴장 고조 국면을 계속 이어가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의 얘기를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올 1월달부터 북한이 지금까지 40차례에 가까운 탄도탄 미사일을 쏘고 발사로 계산하면, 발수로 한 70발 가까이 이렇게 했는데, 1년 내내 어떻게 보면 전략적 도발과 전술적 도발을 해온 것이죠. 그 연장선상에서 이렇게 한 건데….

남한 내 혼란을 유발하려는 의도도 담겨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작전 때문에 이번에 처음으로 1시간가량 항공기 출발 지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인천 앞바다의 어선과 여객선이 안전 해역으로 이동 조치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무인기 침범 다음날이죠.

화요일 강화군 등에 또 북한 무인기가 내려왔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알고 보니 새떼였던 것으로 드러났고요.

수요일에도 풍선을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가 출격했습니다.

당시 전투기의 굉음 때문에 인천과 경기 북부 등지에서는 놀란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언론사에도 제보가 쇄도했습니다.

미국 정찰기가 연일 대북 감시비행에 나서자 북한이 맞대응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무인기 전력은 얼마나 되나요.

또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네, 북한의 무인기 전력은 아직 자세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군은 300~400대, 많게는 1천 대까지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북한은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제를 개조한 방현 시리즈의 무인기를 생산해왔고, 정찰과 공격 임무를 함께 시행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기 두루미도 개발했습니다.

또 중동 국가에서 미국제 여러 대를 도입해 무인공격기를 개발했고, 자폭형 무인기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날려보낸 무인기는 방현이나 두루미보다 신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무인기를 잡는 방법은 직접 격추하는 이른바 하드킬과 기능을 무력화하는 소프트킬,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월요일 북한 무인기가 내려왔을 때 전투기와 공격 헬기 등을 투입한 건 하드킬을 노린 건데요.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민간 피해 우려 때문에 아무래도 작전에 제약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소프트킬 방식의 신속한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무인기 전파 방해 장비인 재머를 2026년 1월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기간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얘기 잠시 들어보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무인기가) 움직이고 하는 것이 결국 전파나 신호를 받거나 혹은 자기가 오토파일럿이라 하더라도 GPS 위치를 잡아서 비행하게 돼있는데, 얘를 재머 가지고, 재밍 장비를 갖고 직접 조사를 해서 무력화시키는…."

[앵커]

북한은 오늘 아침에도 탄도미사일 3발을 시험발사했는데요.

올해 들어 미사일을 가장 많이 쐈죠.

올해 북한의 도발 내용을 짧게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올해 북한은 역대 최대 규모로 미사일 도발을 벌였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당장 오늘 아침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자주 발사하는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알려졌는데, 고체연료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 군이 어제 오후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우주발사체 시험을 미리 공개하지 않아서 시험 모습을 목격한 일부 시민들이 UFO나 북한 미사일 아니냐며 신고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침 발사한 미사일까지 포함하면 북한은 올해 탄도미사일을 총 38차례에 걸쳐 70발 발사했습니다.

순항 미사일을 합치면 90발 넘게 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은 1984년 이후 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실험을 270차례 넘게 벌였는데, 4분의 1이 올해 몰려있고 4분의 3 이상은 김정은 집권기에 있다고 CNN방송은 집계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유사시 필요할 경우 핵능력 사용에 매우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방어용뿐만 아니라 국가의 근본이익 침탈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핵 독트린'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의 잦은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 안보 불안을 몰고 올 뿐 아니라 동아시아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이 쏜 미사일 가운데 가장 주목받았던 것 ICBM 화성-17형이었습니다.

지난 3월 처음 쐈는데, 당시에 한국과 미국은 다른 종류라고 판단했고요.

북한은 지난달 다시 시험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ICBM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갖췄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화성-17형의 최대 사거리가 약 1만5천㎞에 달해 남미와 남극 일부를 제외한 지구상 모든 곳을 사정권에 둔 것으로 평가됩니다.

북한은 1월에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무인기를 침투시킨 날부터 핵심 정책결정 기구인 당 전원회의를 열었죠.

올해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인데,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네, 전원회의는 지난 월요일 개막해서 오늘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참석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2020년부터 연말에 당 전원회의나 당대회를 열고 그 결과를 신년사 대신 발표해왔는데요.

올해도 이럴 가능성이 있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어제 5일차 회의에서 회의 결과물인 결정서 초안을 최종 완성했다고 밝혔는데, 새해 첫날인 내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내년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설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회의 첫날과 둘째날 북한 매체가 각각 전한 김 위원장의 발언과 논의 내용을 연이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위원장은) 곤란 속에서 모든 것을 인내하며 실제적 전진을 이룩한 사실을 소중한 바탕으로 하여 더욱 격앙되고 확신성있는 투쟁방략을 세울 데 대하여 강조하셨습니다."

<조선중앙TV> "다변적인 정세 파동에 대비하여 2023년도에 강력히 추진해야 할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새로운 핵심목표들이 제시됐습니다."

보신 것처럼 김 위원장은 "더 격앙된 투쟁"을 언급했고 회의에서 내년 국방력 강화의 새로운 핵심목표들도 제시됐다고 하는데요,

내년 7월27일은 북한이 전승절로 부르는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이고 9월9일은 정권수립 75주년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이렇게 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이른바 정주년이 북한 도발의 동인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내년 언제라도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고요.

우리 군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보는 정찰위성 1호기 발사도 북한은 내년 4월까지 준비를 끝난다는 계획입니다.

북한은 작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엔 극초음속 무기 등 북한이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도 있지만, 고체연료 로켓엔진 ICBM, 핵잠수함 등은 아직 선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내년 핵심목표에 포함됐을 수 있습니다.

올해 마지막주까지 북한은 무인기 침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라는 도발을 이어갔습니다.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더욱 격앙된 투쟁을 언급해 내년에도 한반도 긴장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내년에 7차 핵실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정찰위성 발사, 고체연료 ICBM 또는 핵잠수함 공개 등 더 큰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일 아침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대신할, 엿새간의 걸친 전원회의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담길 대남, 대미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이 기자,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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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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