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인터뷰ON] '원조 빅리거' 박찬호 "한일전 지난 패배들의 쓰라림이 내년 봄 분출"

전용우 기자 2022. 12. 3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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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일본 이치로 아웃시킨 희열…만루에서 배리 본즈 삼진 잡은 것과 비교 안돼"
"2006 WBC 주장 이종범, 해외파들이 국내파들과 잘 섞이게 역할해달라 당부"
"2023 WBC 한국대표팀 장점…서로 다 잘 알아 빠른 시일 내 팀워크 잘 다질 것"
"메이저리그 진출 원하는 후배들에 제 경험 나누며 적극 도와주려해"
"키움 홍원기 감독, 선수들의 자신감 북돋워 능력 그 이상 내게 해주는 지도자"
[앵커]

올해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투혼에 국민들이 많은 위로를 받았죠. 내년에는 야구 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에서 야구대표팀이 그 기세를 재연할 순서인데요.

원조빅리거 박찬호를 '걸어서인터뷰' 전용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이 한 장의 사진.

2006년 WBC 한국 역대 최강드림팀을 상징합니다.

두 번의 한일전에서 이승엽은 8회 역전 투런 홈런으로, 이종범은 8회 역전 결승타로 포효했습니다.

"30년 동안 일본을 이길 생각을 못하게 만들겠다"던 망언의 주인공 이치로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제가 LA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배리 본즈를 삼진 잡았다고 쳐요, 그것도 만루에서요. 그랬던 희열보다 대표팀에서 일본을 상대로 마지막 스즈키 이치로를 상대로 승리의 아웃을 시켰던 그 희열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최강 전력을 구축하기까지 난관도 많았습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제가 해외파 중에서 제일 연장자고 국내파에서는 이종범 주장이 있었어요. 당시 이종범 선배가 저를 불러 '우리가 잘 뭉쳐야 된다. 지금 미디어에서 해외파 국내파를 가르기 시작하는데 자꾸 이것들이 이슈가 커지면 우리 팀워크가 잘 안 될 거야. 우리는 팀워크가 강함이지 우리 기술력으로 미국을 이기고 일본을 이기고 어떻게 그렇게 하냐, 뭉치지 않으면 그들을 이길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서 해외파들이 훈련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조금 더 힘들어도 잘 참아서 잘 좀 섞여줬으면 좋겠다…]

국내·국외파 간 불협화음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극복한 뒷얘기입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우리는 해외파, 우리는 메이저리거 이런 얘기 하지 말자. 우리는 한국팀, 한국선수, 한국야구를 같이 하는 팀으로 얘기를 하자 이런 얘기를 같이 했고 후배들이 그걸 동의했고요.]

내년 3월 WBC에서도 '원팀'을 위해 구심점 역할을 할 선수가 절실하다며 부상투혼 손흥민을 떠올렸습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손흥민 선수는 모든 선수들한테 다 필요하거든요. 경기에서도 필요하지만 그 선수한테 배우고 싶은 선수들도 있거든요. 어린 선수들은 더 그렇고요. 더 아팠기 때문에 어떤 열정과 투혼으로 출전하는 거기 때문에 그게 팀이 뭉쳐지는 어떤 역할을 할 거고 부상을 딛고 출전하는 투혼은 가장 큰 메시지가 됩니다.]

팀워크의 강점도 주목했습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지난 두 번의 WBC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어요. 그때 활동했던 선수들도 있고 수모를 겪는 모습을 본 어린 선수도 있고요. 이번에 마음가짐이 기필코라는 생각을 할 거고요. 한국 대표팀의 장점이 뭐나면요 나라가 작기 때문에 서로 다 잘 알아요.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팀워크를 잘 다질 수 있어요. 야구는 집을 떠나 다시 돌아와야만 점수를 내는 거기 때문에 팀워크, 가족애, 사랑, 열정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월드컵에서는 무산된 한일전이 WBC에선 1라운드부터 전개됩니다.

우리는 부상으로 류현진 선수 등이 불참하지만, 일본은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으로 분류되는 오타니 쇼헤이 등을 총동원합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태극마크는 나라에서 뭔가 인정하고 부탁을 하는 거예요. 나라에서 (선수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거예요. 그 손을 잡는 힘은 굉장히 크고요. 선수들은 뼛속까지 일본은 꼭 이겨야 한다는 그러한 잠재의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을 상대로 패했을 때는 정말 그 아픔과 고통이 굉장히 크거든요. 지난 올림픽 때도 지난 두 번의 WBC 패배 때도 그랬었고 패했을 때의 그 쓰라림과 간절함이 깊을 것이고 이번 대회에서 분출할 걸로 생각하고요.]

Q. 2023 WBC 한국 대표팀에 참여하나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레전드 박찬호의 역할 뭐가 있을까요.) KBO에서 아니면 대표팀에서 필요로 한다면 어떠한 방향이든 위치든 일단은 선배 입장에서 응원하면서 어떤 조언을 할 수 있고 (상대 팀) 어떤 정보 공유라든지 이런 것들을 도와줄 수도 있고요.]

WBC에서는 해외 스카우터들의 정보전도 치열합니다.

올 정규리그 MVP 이정후 등 우리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박찬호는 김하성이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특별 고문입니다.

Q. 후배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서 역할은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꼭 파드리스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 가서든 그 선수들이 꼭 성공할 수 있는 그런 도움을…제가 코리안 선배예요, 메이저리그에서 제가 경험했던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 간다면 같이 그것을 도울 거고요.]

선배들의 실패담에서 교훈을 얻으라는 조언입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메이저리그에 가서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먼저 경험했던 선배들을 콘택트해(만나서) 그 정보를 얻는 이런 귀찮음을 참는 것들이 더 클 수 있거든요. 성공하는데 크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다른 문화 그리고 언어 장벽이 굉장히 컸기 때문에 더 큰 외로움이 있었고 사실 외로움 속에 억울함도 있고 여러 가지 피해의식도 있고 이렇기 때문에 그게 힘든 건데 다른 사람들도 다 겪는 거라고 생각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 용기가 생기고 또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Q. 야구지도자 박찬호…가능한 시나리오인가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야구 지도자 박찬호는 미래에 전혀 없는 가능성인가요.) 어떠한 집단에 소속해 명함을 갖고 활동을 해야만 꼭 지도자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후배나 선수 양성, 또 저 같은 경우는 어린이를 위한 캠프도 있고요. 아이들이 씨앗이라면 그 씨앗이 좋은 품종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텃밭을 다지는 면에서 같은 맥락의 지도자라고 할 수도 있죠.]

올해 각각 20회와 8회째를 맞은 박찬호배 전국 초등야구·리틀야구대회를 말한 겁니다.

지도자상으로는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을 꼽았습니다.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홍 감독은 늘 자신감이 있어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냐면 선수한테 믿음이 있는 거거든요. 선수한테 믿음이 많이 적으면 더 잘하는 선수 더 유명한 선수를 데리고 오고 싶은 거예요. 홍 감독은 있는 선수들을 어떻게든지 키우고 그 선수들한테 자신감을 북돋워서 자기들이 갖고 있는 퍼포먼스를 (능력) 그 이상을 내게끔 만들어주는 존경받을 수 있는 인품을 인상을 갖고 있어요.]

Q. 더 이루고 싶은 '최초' 타이틀은
[박찬호/전 국가대표 (Team61 대표) : (박찬호 하면 최초의 타이틀이 참 많습니다. 더 이루고 싶은 최초의 타이틀 어떤 게 있을까요.) 글쎄요. 저한테 최초라는 의미는 굉장히 각별해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잘할 수 있는 그런 노력을 할 뿐입니다.]

(VJ : 장지훈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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