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보려다 역에서 허송세월 ‘분통’…SRT 운행 차질에 차량 고장까지
31일 SRT 운영사인 SR에 따르면 어제 오후 5시 3분께 SRT 상행선 충남 천안아산역∼경기 평택 지제역 구간 통복터널에서 전차선이 차단돼 전기 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상행선 구간이 막히면서 상·하행선 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나눠서 사용해야 했고, 열차 운행이 계속해서 지연됐다.
전기 공급은 5시간 만인 밤 11시 20분께 복구됐다. 그러나 7시간 동안 KTX 110대, SRT 45대 등 150여 대가 넘는 열차 운행이 최대 2시간 10분 늦어졌다.
사고 여파는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SRT 열차 32대 중 절반이 넘는 17대가 고장 나면서 SRT 경부선 열차 운행이 축소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하루 120개 열차 중 18개 열차 운행이 취소됐으며, 승객을 더 많이 태울 수 있는 복합열차(1∼8호차 + 11∼18호차)는 단일열차(18호차)로 축소 운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최대 54분까지 지연됐다.
SRT 7개 열차는 운행 중 엔진 역할을 하는 주력변환장치에 이상이 생겨 승객들이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만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연 운행에 대한 불만 섞인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 중에는 “어제부터 SRT가 불안하길래 KTX를 예매했지만 이것마저 12분 지연된다고 나왔다”, “본가에서 평안한 일상을 보내다가 갑자기 회사 연락을 받고 급하게 올라가는 길인데 SRT가 한 시간 넘게 지연되고 있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일제 점검에 나선 국토교통부는 초동 조사 결과, 통복터널에서 진행한 누수 하자공사 과정에서 사용한 보강재(부직포)가 터널 천정에서 전차선으로 떨어지면서 전기 공급에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선로에 떨어진 부직포 조각이 현장을 지나가던 SRT 열차로 빨려 들어가면서 차량 고장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 구간 공사는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하고 GS건설이 시행과 하자 공사를 맡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철도공단에서 위탁받아 사고 구간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안전 민간자문단 점검을 통해 통복 터널하자보수 공사의 책임소재를 포함한 열차 지연의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또 철도안전법 등 규정 위반이 확인될 경우 관계자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봉역 사망 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등 중대 사고 이후에도 연이어 열차 장애와 운행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 철도의 유지보수, 차량 정비, 관제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므로 안전 체계 진단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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